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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1 (월)

'세상이 무너졌다' MOM 역사상 가장 슬픈 표정…15초 전 충격 실점에 영혼마저 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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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유로 역대 최고령 득점. 38세에도 여전했지만 이제는 기적을 바라야 하는 상황이 됐다.

발롱도르 수상자 루카 모드리치(레알 마드리드)의 라스트 댄스가 눈물로 마무리될 전망이다. 25일(한국시간)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열린 2024 유럽축구연맹(UEFA) 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4) 조별리그 B조 최종전에서 크로아티아와 이탈리아가 1-1로 비겼다.

사이 좋게 끝난 결과와 달리 운명은 엇갈렸다. 이날 무승부로 1승 1무 1패 승점 4점을 기록한 이탈리아는 스페인(승점 9점)에 이어 조 2위로 16강에 올랐다. 반면 2무 1패 승점 2점으로 조별리그를 마친 크로아티아는 골득실마저 -3으로 좋지 않아 6개 조 3위 팀 중 상위 4개국에 주어질 16강행 티켓을 거머쥘 가능성이 줄어들었다.

양팀 모두 조별리그 통과를 위해서는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다. 조금 더 절박했던 쪽은 크로아티아다.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준우승과 2022 카타르 월드컵 4강에 빛났던 크로아티아인데 첫 경기부터 패배로 시작하면서 위기에 내몰렸다. 무조건 이탈리아를 잡아야 했던 만큼 조금은 신중하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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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아티아는 계획한대로 전반을 실점 없이 마치자 후반 들어 공세를 펴기 시작했다. 후반 초반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안드레이 크라마리치(호펜하임)가 크로스를 시도하던 중 다비데 프라테시(인터 밀란) 손에 맞으면서 페널티킥을 유도했다. 비디오 판독(VAR)을 거친 끝에 얻어낸 값진 기회였다.

부담감을 이겨내고 득점으로 만들 이는 모드리치였다. 베테랑답게 키커로 책임을 진 모드리치는 자신있게 발을 뗐다. 강하게 골문을 노렸는데 잔루이지 돈나룸마(파리 생제르맹) 골키퍼에게 제대로 읽혔다. 모드리치가 페널티킥을 실축하는 예상치 못한 그림이 벌어졌다.

그래도 산전수전 다 겪은 모드리치는 흔들리지 않았다. 바로 3분 뒤 문전으로 얼리 크로스가 연결됐고, 안테 부디미르(오사수나)의 슈팅을 돈나룸마 골키퍼가 쳐냈다. 이를 모드리치가 달려들어 그대로 차 넣으면서 1-0을 만들었다. 자신의 실수를 확실하게 만회했다. 페널티킥 실축이 있어선지 골 세리머니에 기합이 더욱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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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급해진 쪽은 이탈리아였다. 그럴수록 크로아티아는 골문을 굳게 닫았다. 무작정 수비만 한 건 아니다. 같이 맞불을 놓으면서 주도권을 잃지 않았다. 정규시간 90분이 흐른 뒤에도 크로아티아가 1-0으로 앞섰다. 7분이 주어진 추가시간도 다 지나가면서 크로아티아가 극적으로 16강에 오르는 것 같았다.

그런데 종료를 15초가량 남겨뒀을 때 극장골이 터졌다. 이탈리아가 마지막 기회를 살렸다. 리카르도 칼라피오리(볼로냐)가 아크 서클을 파고들다 왼쪽으로 패스했다. 이를 마티아 자카니(라치오)가 오른발로 반대편 골문으로 절묘하게 감아차 골망을 흔들었다. 바로 종료 휘슬이 울린 버저비터였다.

후반 35분 자신의 임무를 마치고 벤치로 돌아가 지켜봤던 모드리치는 머리를 감싸쥐며 좌절했다. 앞선 월드컵과 유로에서 불굴의 투지를 보여주던 크로아티아의 사령관으로 메이저대회 무관을 탈출하려던 모드리치의 마지막 도전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된 건 아니지만 골득실이 마이너스라 조 3위 간의 경쟁에서도 불리한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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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드리치는 세상을 잃은 듯한 표정이었다. UEFA는 경기 후 최우수 선수(MOM)로 모드리치를 선정하며 "유로 본선 최고령 득점자가 됐다. 파이널 서드에서는 14개의 패스를 선보였다"고 칭찬했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팀 승리를 가지지 못한 모드리치의 눈시울은 붉어졌다.

이를 본 스페인 매체 '아스'는 "모드리치가 MOM을 받고도 무너진 표정을 지었다. 역사상 가장 슬픈 표정으로 심경을 완벽하게 드러냈다"고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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