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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2 (일)

이슈 손흥민으로 바라보는 축구세상

알리 이어 벤탄쿠르 인종차별…손흥민 동료들 왜 이래?→"동양인 얼굴 다 똑같아" EPL 희대의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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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또다서 손흥민의 토트넘 홋스퍼 동료가 아시아인을 인종차별하면서 구설수에 올랐다.

최근 토트넘 팬들과 아시아 축구 팬들 사이에서 우루과이 미드필더 로드리고 벤탄쿠르의 발언이 화두가 됐다.

벤탄쿠르는 현재 우루과이 축구대표팀 일원으로 오는 20일 미국에서 열리는 2024 남미축구연맹(CONMEBOL) 코파 아메리카 준비에 한창이다. 남미 강호 우루과이는 이번 코파 아메리카 조별리그에서 개최국 미국, 볼리비아, 파나마와 함께 C조에 편성됐다.

대회 개막이 점점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벤탄쿠르는 우루과이 방송 프로그램 'Por la camiseta'에 출연해 2024 코파 아메리카를 앞두고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때 그는 토트넘 주장이자 동료 손흥민을 인종차별하면서 팬들에게 큰 충격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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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매체에 의하면 인터뷰 진행자는 벤탄쿠르에게 "네 유니폼은 이미 가지고 있으니 한국인 유니폼을 가져다 줄 수 있나?"라고 물어봤다. 벤탄쿠르가 잘 알고 있는 한국인은 토트넘 동료인 손흥민이기에, 사실상 손흥민 유니폼을 줄 수 있냐는 질문이었다. 벤탄쿠르도 질문을 듣자 "쏘니?"라고 되물었다.

이후 진행자가 "세계 챔피언의 것도 좋다"라고 말하자 벤탄쿠르는 "아니면 쏘니 사촌 거는 어떤가. 어차피 걔네 다 똑같이 생겼잖아"라고 받아치면서 논란을 일으켰다.

이는 아시아인의 외모가 거의 비슷하다는 명백한 인종차별적인 발언이다. 벤탄쿠르에게 농담일지 몰라도 그가 평소 동양인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보여줬기에 많은 팬들이 큰 충격을 받았다.

특히 벤탄쿠르가 평소 손흥민과 절친한 관계로 유명하기에 팬들의 배신감은 더 컸다. 손흥민이 지난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을 앞두고 경기 중 안와 골절 부상을 입어 대회 참가 여부가 불투명했을 때 손흥민을 위로해 준 선수 중 한 명인 벤탄쿠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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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잊지 않은 손흥민은 지난해 10월 벤탄쿠르가 장기 부상에서 돌아와 복귀전을 가졌을 때 "벤탄쿠르는 날 미소 짓게 하는 믿을 수 없는 선수"라며 "우린 그가 돌아오기를 기다렸고, 난 벤탄쿠르가 오늘 그라운드에 나타났을 때 흥분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벤탄쿠르는 내 좋은 친구 중 한 명이다. 심지어 내가 작년에 부상을 당했을 때도 뒤에서 날 지지해줬다"라며 "벤탄쿠르가 건강하게 돌아온 것에 대해 매우 감사하다"라고 덧붙였다.

그의 발언에 격분한 팬들은 벤탄쿠르에게 비난을 쏟아냈다. 트리뷰나에 따르면 팬들은 "큰일이다", "아버지 조용히 하세요. 심지어 자기 딸이 더 잘 아는 것 같네", "쏘니는 가장 훌륭한 축구선수로 알려져 있다. 벤탄쿠르가 농담이었다고 주장해도 정말 엿 같은 일이다", '내일 한국인들이 깨어나면 벤탄쿠르 SNS는 쓰레기통이 되겠네"라며 적절하지 않은 발언이었다고 질책했다.

논란이 커지자 벤탄쿠르는 곧바로 사과문을 작성했다. 벤탄쿠르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쏘니 내 형제여! 너에게 일어난 일에 대해 사과할게. 그건 매우 나쁜 농담이었다! 내가 널 사랑하고, 너를 존중하지 않는다거나 너와 다른 사람들을 상처 입히려고 했던 게 절대 아니라는 걸 알아줘! 사랑해 내 형제!"라며 손흥민 계정을 태그해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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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벤탄쿠르의 발언을 본 일부 팬들은 과거 델레 알리의 인종차별 사건을 떠올렸다.

잉글랜드 미드필더 알리는 과거 토트넘에서 뛸 때 잉글랜드 최고의 미드필더 중 한 명으로 평가 받았다. 비록 전성기가 빠르게 끝났지만 그는 크리스티안 에릭센, 손흥민, 해리 케인과 함께 일명 'DESK' 라인을 형성해 유럽 최고의 공격진의 일원으로 명성을 떨쳤다.

손흥민과 함께 토트넘 공격을 이끌었던 알리도 과거 아시아인을 인종차별하면서 징계를 받은 적이 있다. 지난 2020년 2월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강타했을 때 알리는 런던 히스로 공항에서 아시아인을 비하하는 영상을 자신의 SNS에 올려 논란을 일으켰다.

공항 라운지에서 친구들을 기다리고 있던 알리는 영상을 찍던 중 근처에 있던 아시아인을 클로즈업한 뒤 손 세정제를 비췄다. 이후 영상에 "이 바이러스가 나를 잡으려면 나보다 더 빨라야 할 것"이라며 자막까지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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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아시아인이 코로나19를 전염시키는 존재로 표현한 알리의 영상은 큰 논란을 일으켰다. 상황의 심각성을 깨달은 알리는 곧바로 SNS에 올린 영상을 삭제했지만 잉글랜드축구협회(FA)로부터 징계를 피하지 못했다.

FA는 동양인을 비하한 알리에게 1경기 출전 정지와 벌금 5만 파운드(약 8770만원) 징계를 내렸다. 알리도 "내 SNS 게시물이 문제가 되리라는 것을 깨닫고 비행기에 탑승하기 전에 빠르게 삭제했다"라며 "협회의 결정에 관련해 나의 행동을 사과한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당시에도 많은 팬들이 팀에 손흥민이 있는데 아시아인을 인종차별한 알리의 행동을 크게 질책했다. 시간이 흘러 다시 한번 토트넘 동료가 아시아인을 인종차별하는 사건이 벌어지면서 외국 선수들의 인종차별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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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벤탄쿠르는 알리와 마찬가지로 FA로부터 징계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 그의 발언이 논란이 된 후 FA는 성명서를 통해 "우린 손흥민의 편에 서며 다시 한번 소셜미디어 회사와 당국에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한다"라고 발표했다.

이어 "우리는 손흥민을 겨냥한 인종차별적 학대를 강력히 규탄한다"라며 "이는 우리 경기에서 용납되지 않으며 우리는 당국과 소셜미디어 기업이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가능한 가장 강력한 조치를 하도록 전폭적으로 지지한다"라고 덧붙였다.

사진=손흥민, 벤탄쿠르, 알리 SNS, 트리뷰나, 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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