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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8 (화)

국대 동료도 눈찢더니 “SON? 동양인 다 똑같아” 토트넘 벤탄쿠르, 손흥민에 인종차별적 농담 파문...또 우루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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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팀 동료도 눈을 찢는 인종 차별적인 행위로 물의를 빚더니 이번엔 손흥민(32)의 절친으로 알려진 토트넘의 로드리고 벤탄쿠르가 인종차별적인 농담으로 파문을 빚고 있다. 우루과이 대표팀 핵심 미드필더들과 다시 재현된 인종차별적 악연에 한국 축구팬들의 분노도 커지는 모양새다.

‘쏘니’ 손흥민의 절친으로 알려진 로드리고 벤탄쿠르가 문제의 중심에 섰다. 최근 우루과이 TV 방송에 출연, 손흥민에 대해 언급한 것이 인종차별적 문제로 이어졌다. 벤탄쿠르는 ‘포를라 가미세타’에 출연, 손흥민의 유니폼을 구해달라는 질문에 “손흥민의 사촌 유니폼을 줘도 모를 것이다. 손흥민과 그의 사촌은 똑같이 생겼다”고 답했다.

일반적으로는 눈이 작다거나 눈을 찢는 동작과 함께, 동양인 전체의 외모를 일종의 규격화하는 것은 결국 외모에 대한 비하를 넘어 인종차별적인 발언에 속한다. 유럽과 남미 등에서 대표적으로 아시아인들의 외모를 희화화하는 인종차별적인 농담이다.

매일경제

사진=AFPBBNews=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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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탄쿠르가 절친한 손흥민에게 그런 의도성을 갖고 했다고 보긴 힘들지만 명백한 인종차별적인 행위에 대해 비판 여론도 커지고 있다. 벤탄쿠르의 SNS에는 이를 비판, 비난하는 팬들의 댓글이 이어졌다.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한 벤탄쿠르는 SNS를 통해 손흥민에게 사과했다. 그는 “쏘니! 지금 일어난 일에 대해 사과할게, 매우 좋지 못한 농담이었어. 내가 너를 사랑한다는 걸 알 거야, 너를 무시하거나 상처를 주려고 한 말은 아니야. 사랑한다”고 밝혔다.

다만 사과문에서 벤탄쿠르는 손흥민의 애칭 ‘쏘니’를 통상 적는 스펠링의 ‘sonny’가 아닌 일본 기업인 ‘sony’로 적어 또 한 번 ‘무성의한 사과’라는 지탄도 일부 받고 있다.

해외 매체들 역시 “벤탄쿠르가 TV 생방송 도중 손흥민에게 ‘끔찍한 농담’을 던진 뒤 사과했다”고 보도했다.

잉글랜드축구협회 역시 해당 문제에 대해 강력한 입장문을 내놓으며 손흥민을 지지했다. 잉글랜드축구협회는 “우리는 손흥민의 편에 서서 다시 한 번 SNS 회사와 각 당국들에 구체적인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한다”면서 “우리는 손흥민을 겨냥한 인종차별적인 학대를 강력하게 규탄한다. 경기에서도 이같은 행위는 용납되지 않으며 당국과 소셜미디어 회사들도 이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강력한 조치를 하길 전폭적으로 지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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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로드리고 벤탄쿠르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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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차별적인 발언을 SNS에서 나르거나 벤탄쿠르의 발언 등을 옹호하는 종류의 표현이나 SNS 게시물 등을 규제해주길 바란다는 잉글랜드축구협회의 입장문이다. 나아가 문제의 심각성을 파악한만큼 추후 벤탄쿠르에 대한 징계가 나올 여지도 있다.

여러모로 아쉬운 벤탄쿠르의 행동인 동시에 흑인에 대한 인종차별을 반대하면서도 동양인에 대한 습관적인 인종차별에 대해선 경시하는 마음을 갖고 있는 이중적인 세계인들에 대한 부적절한 태도의 단면이 드러난 사건이다.

벤탄쿠르와 손흥민이 서로의 부상을 염려하며 토트넘 동료로 그간 끈끈한 우정을 쌓아왔다는 점에서 의도성을 가진 발언이라고 보긴 힘들다. 다만 생방송이라는 공식석상에서 이같은 표현이 무심코, 또한 농담성의 즐거운 분위기에서 나왔다는 것 자체가 아쉬운 대목이다.

나아가 벤탄쿠르는 현재 남미축구연맹(CONMEBOL)이 주관하는 2024 코파 아메리카 우루과이 대표팀의 핵심 멤버로 대회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마르셀로 비엘사 감독이 이끄는 우루과이 대표팀은 남미 10개국과 북중미 6개국이 출전하는 해당 대회에 아르헨티나와 함께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힌다.

국가대표팀으로서 부적절한 발언을 한 것은 물론, 과거의 인연도 다시 한 번 조명되고 있다. 우루과이 대표팀의 26명의 선수단에서 벤탄쿠르는 자신을 포함해 추가로 6명의 미드필더와 함께 소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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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FPBBNews=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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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가운데 세계적인 수준의 미드필더로 꼽히는 페데리코 발베르데가 한국과 인종차별 이슈로 과거 문제를 빚었던 인물이기도 하다. 벤탄쿠르, 발베르데는 같은 대표팀의 동료이면서 PSG의 마누엘 우가르테와 함께 우루과이 대표팀의 핵심 중원 선수로 꼽힌다.

특히 발베르데는 레알 마드리드의 확고한 주전 자원으로 올 시즌 프리메라리가 우승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끌며 세계 최고의 미드필더 중 한 명으로 거듭났다. 수년전부터 정상급 선수로 꼽힌 발베르데는 현재 우루과이 대표팀의 에이스로도 불린다.

하지만 한국과는 악연이 길다. 앞서 발베르데는 2017년 대한민국에서 열린 FIFA U-20(20세 이하) 월드컵 당시 득점을 터뜨리고 양손으로 눈을 찢는 동작의 인종차별성 세리머니를 했다. 판정 등에 불만을 갖고 있었던 발베르데가 동양인을 대상으로 명백한 인종차별적인 제스쳐를 취한 것이다.

당시 한국 언론들과 BBC를 비롯한 전 세계 언론들에 이 같은 발베르데의 행동이 조명되어 비판 받는 등 논란이 커졌다. 그러자 발베르데는 “한국인을 비하하려는 의도는 없었다. 친구들을 위한 세리머니였다”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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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데리코 발베르데가 카타르월드컵 한국전 직후 게시한 사진. 사진=페데리코 발베르데 공식 SNS


하지만 눈을 찢는 행위는 세계적으로 엄연히 아시아인들을 비하하는 제스쳐로 통용되고 있다. 남미와 유럽에서 성장한 발베르데가 이같은 제스쳐의 의미를 모르고 했을 리가 없는데 사실상 말장난에 불과한 해명이었던 셈이다. 당시만 해도 아직 어린 선수의 치기 어린 행동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발베르데는 지난 2022년 11월 열려 0-0으로 종료된 한국과 우루과이의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H조 조별리그 1차전서도 거친 플레이로 한국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발베르데는 후반 추가 시간 이강인과 경합을 하는 과정에서 거친 태클을 시도했다. 이후 이강인의 부상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허공을 향해 어퍼컷을 날리고 고함을 지르며 빨리 그라운드에서 일어나라는 식의 행동을 하기도 했다.

경기 종료 후에도 발베르데는 한국전 경기전 사진을 SNS에 업로드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자신이 이강인에게 태클한 이후 어퍼컷을 하고 있는 사진을 게시하며 마치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며 자랑스러워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이후 발베르데가 레알 마드리드 소속으로 세계적인 수준의 기량을 자랑하는 미드필더로 성장했음에도 유독 한국팬들에겐 박한 평가를 받았던 건 이런 악연이 있었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의도성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발베르데에 이어 벤탄쿠르가 한국 축구와 또 한 번의 인종차별적인 사건으로 인연을 맺게 됐다. 한국 축구팬들이 이들 두 사람이 코파아메리카에서 뛰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떠올리지 않아도 될 감정을 느끼게 된다면 그건 누구의 책임일까.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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