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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SW인터뷰] 소중한 인연들과 함께… ‘아기곰’ 최준호의 슬기로운 프로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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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최준호(왼쪽)와 김택연이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두산베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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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거리는 첫 시즌, 모든 것이 즐겁다.

프로야구 두산의 우완 투수 최준호는 설레는 나날로 가득한 2024시즌을 헤쳐 나가고 있다. 두산이 그린 첫 번째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되지 않았던 이름이지만, 외인 투수들의 부상 이탈 속에 주어진 기회를 살려 한 자리를 꿰찼다. 두산 마운드에 붙어있던 물음표를 지워준 복덩이의 등장이었다.

◆느리지만, 하나씩

구원 등판했던 4월 17일 삼성전에서 감격의 데뷔전을 치렀다. 이후 선발로 나서기 시작해 4번째 등판이었던 지난달 12일 KT전에서 짜릿한 첫 선발승을 맛봤다. 지난 4일 창원 NC전은 자신의 첫 무실점 피칭(5이닝)까지 펼쳤다. 차곡차곡 ‘처음’을 쌓아가는 중이다. 그는 “밸런스가 점차 괜찮아지고 있고, 커맨드도 원하는 대로 이뤄지니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는 듯하다”고 밝게 웃었다.

올해 첫 등장한 그지만, 사실 그는 프로 2년 차다. 2023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9순위로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큰 기대를 모았지만, 지난해 우측 팔꿈치 피로골절로 수술대에 오르면서 1군 무대를 밟지 못했다. 재활 끝에 얼굴을 비춘 퓨처스리그도 8경기 소화에 그쳤다. 인고의 세월을 건너 맞이한 올해, 마음껏 재능을 펼치는 중이다.

늦어지는 데뷔가 신경이 안 쓰였다면 거짓말이다. 그때마다 자신의 발전에만 초점을 맞췄다. 그는 “초반에는 조급함도 있었다. 하지만 언제일지 모를 기회가 온다면, 그걸 놓치지 않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며 “2군에서 안 좋던 부분들을 개선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 그 덕에 스스로를 향한 자신감은 항상 있다. 긍정적인 생각도 많이 하는 편”이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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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최준호가 데뷔 첫 승 기념구와 함께 밝게 미소 짓고 있다. 사진=두산베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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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형제부터, 라이벌까지

꿈에 그리던 1군 생활, 소중한 인연들이 쌓인다. “형들과 생활하는 것 자체가 너무 즐겁다”는 그의 가장 가까운 선배는 원정 룸메이트 곽빈이다. 그는 “빈이 형이 경기 전 루틴, 훈련, 경기 팁까지 많은 걸 알려줘서 제 걸 빨리 찾을 수 있었다. 덕분에 적응을 빨리한 것 같다”는 감사의 메시지를 전했다.

연년생 ‘의형제’들도 생겼다. 최준호(2004년생)보다 한 살 많은 2022년 1차 지명자 이병헌(2003년생), 한 살 어린 1라운드 특급 루키 김택연(2005년생) 그리고 여기에 우완 최지강(2001년생)까지 더한 4인방의 우정은 구단 안팎으로 벌써 소문이 파다하다. 김택연과는 생일이 6월 3일로 똑같고, 이병헌은 6월 4일로 하루 차에 불과한 신기한 인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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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최준호가 승리를 거두고 팀원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두산베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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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문현빈이 득점 후 더그아웃에서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사진=한화이글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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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라이벌도 있다. 바로 북일고 동기인 한화 문현빈이다. 최준호는 “현빈이가 등판 전날이면 항상 잘하라고 문자를 보내준다. 작년에도 ‘조급해하지 말고 천천히 해라. 넌 잘할 애니까’라는 좋은 말도 많이 해줬다”는 각별한 우정이 담긴 에피소드도 전했다.

투타 대결은 아직이다. 4월28일 대전 한화전에 선발 등판했지만, 문현빈은 당시 1군에 없었다. 언젠가 연출될 투타 대결에 대해 최준호는 “신경이 안 쓰이진 않을 거다. 최대한 현빈이 안 보고 포수만 보고 던져야 할 것 같다”며 “절대 출루는 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웃었다.

◆변함없이, 꾸준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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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최준호가 마운드에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두산베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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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2승1패, 평균자책점 3.73, 연착륙은 성공했다. 좋은 흐름을 유지할 일만 남았다. 그는 “일단 단기적인 목표로 5승을 잡고 있다. 더 하면 당연히 좋겠지만, 일단 5승을 해보고 싶다”고 웃었다.

직전 등판으로 진입한 3점대 평균자책점에는 마음을 비우려 한다. 그는 “그걸 생각하며 던지면 경기에 집중이 안 되는 느낌이다. 또 잘 잊어 먹기도 한다. 빈이 형이 ‘너 평균자책점 몇이야’라며 말해주곤 한다”고 미소 지었다.

생애 한 번뿐인 영광, 신인왕도 내심 바라본다. 2년 차이지만 지난 시즌 등판이 없기 때문에 자격조건에 문제는 없다. 그는 “아직은 의식이 크게 되진 않는다. 그래도 지금보다 더 잘 던지고 승수도 쌓이다보면 조금씩 보일 수도 있을 것 같다”며 “그렇게 되면 아마 택연이랑도 선의의 경쟁을 해야하지 않을까 싶다. 좋은 방향으로 가서 우리 팀에서 신인왕을 배출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창원=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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