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설 금지 조항 달았어야' 클린스만 또 망언 "손흥민-이강인 싸움, 우리에게 책임 물었다"

[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벌써 몇 번째인지 모른다. 좋게 결별한 것도 아닌데 옛 이야기를 계속 퍼뜨리고 있다.

위르겐 클린스만 전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또 손흥민과 이강인의 싸움을 해외 언론에 이야기했다. 6일(한국시간) 영국 '디 애슬레틱'을 통해 앨런 시어러와 인터뷰에 응한 클린스만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요르단과 4강전을 앞두고 벌어진 선수단 몸싸움을 다시 언급했다.

클린스만은 "요르단과 경기 전날 밤 평소처럼 저녁 식사를 하려고 앉았다. 젊은 선수(이강인)가 먼저 일어나 평소 하던 탁구를 쳤다. 젊은 무리가 약간 시끄러웠는데 손흥민이 이강인에게 걸어가더니 갑자기 서로 몸싸움을 했다"라고 자세히 말하기 바빴다.

이어 "그로 인해 손흥민의 손가락이 탈구됐다. 순간적으로 큰 싸움이 벌어졌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전혀 모를 정도였다. 통제 불능 상태였고, 그때 팀 정신이 박살나는 걸 보았다"라고 덧붙였다.

선수들의 문제를 다스리지 못해놓고 오히려 자신의 실패를 선수들에게 돌리는 모습이다. 처음이 아니다. 클린스만은 한국 대표팀 사령탑에서 경질되고 독일과 오스트리아 언론을 통해 손흥민과 이강인의 몸싸움을 거론했었다.

그 사이 국내는 예상치 못한 두 스타의 파벌을 수습하기 위해 진통을 겪었다. 노력 덕분에 손흥민과 이강인은 화해했고, 옛 일을 잊고 다시 동료애를 진하게 발휘하고 있다.

이런 걸 알리 없는 클린스만은 잊을 만 할 때 또 신경을 건드렸다. 그는 "정말 슬펐던 건 손흥민과 이강인의 다툼으로 아시안컵에서 우승할 기회를 잃었다는 점이다. 싸우지 않았다면 우리는 요르단을 꺾고 결승에 올랐을 것"이라며 "그날 손흥민, 이강인과 개별적으로 이야기했지만 스스로 트로피를 들어올릴 기회를 날린 게 아쉬울 따름"이라고 했다.

클린스만은 자신의 지도력 부재를 선수단 탓으로 돌리기 바쁘다. 그는 "한국은 누군가 책임을 져야 하는 문화다. 그들은 우리 스태프에게 싸움에 대한 책임을 물었다"라는 말로 억울하게 경질됐다는 뉘앙스를 외신에 알렸다. 앞서 오스트리아 '세르버스 TV'를 통해서도 "한국은 나이가 많은 사람이 틀리더라도 항상 옳다고 한다. 그리고 일이 터지면 누군가 책임을 져야 한다"라고 경질의 진짜 이유인 성적 부진을 쏙 빼놓고 말한 바 있다.

클린스만은 계속해서 자기 변호를 했다. 국내에 상주하지 않아 K리그를 살피지 않는다는 비판을 줄곧 받았는데 이에 대해 "한국 스타일을 만들고 싶으면 자국 감독을 선임하면 된다. 왜 처음부터 외국인인 나를 고용했느냐"며 "한국과 유럽을 많이 오갔다. 한국 선수단 중 70%가 유럽에서 뛴다. K리그를 가지 않았다고 하는데 나는 대학 경기, 2부리그, 연령별 경기까지 모두 챙긴 외국인 감독"이라고 뻔뻔한 입장을 보였다.

문화는 이해하지 못했지만 한국에 대한 기억은 좋다. 클린스만은 "여행하기에 환상적인 나라다. 고급지고 하이테크로 무장했다. 음식도 훌륭하고 사람도 좋다. 축구에서 지면 상대를 축하하지 않고 미소도 보이지 말라고 한다. 그러나 거리에 있는 사람들은 달랐다. 내가 서울 거리를 걸을 때면 한국인들은 매우 예의 바르고 친절하게 대해줬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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