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신호 없어지고 ‘피치 클록’ 적응도
지난해 6월 10일 시카고 컵스 선발 투수 카일 헨드릭스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경기 1회에서 피치컴 장치에 손을 뻗고 있다. /USA투데이스포츠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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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프로야구(MLB)가 사인 훔치기 등을 방지하기 위해 2022년부터 본격 도입한 사인 교환 시스템 ‘피치컴(PitchCom)’을 오는 7월부터 한국 프로야구에도 도입된다.
피치컴은 포수가 투수에게 손가락으로 사인을 주고 받던 것을 전자기기의 버튼을 눌러 투수에게 스피커로 사인을 전달할 수 있게 돕는 장비다. 구종과 더불어 코스도 한번에 전달이 가능하다. 포수는 팔이나 무릎 부근에 피치컴을 부착하고 버튼을 누르면 투수 모자에 부착한 장비에서 소리를 통해 사인을 전달받는 방식이다. MLB에서는 2023년부터 투수도 사인을 포수에게 전달할 수 있어 투수가 리드할 수도 있다.
피치컴을 쓰면 포수가 투수에게 손가락으로 사인을 보내다 상대팀(2루 주자 혹은 주루 코치)에 노출되는 일이 불가능해지고, 포수-투수의 사인 교환 시간도 줄어든다.
피치 클록 설치된 잠실야구장.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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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번 시즌 시범 도입됐고, 오는 2025년 정식도입될 ‘피치 클록(pitch clock)’ 제도 이용에 피치컴이 꼭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었다. 피치 클록은 경기 시간 단축을 위해 투구, 타격 준비 등에 시간제한을 두는 제도다. 투수는 주자 없을 때 18초 이내, 주자 있을 때 23초 이내에 투구를 해야 하고 타자는 피치 클록 종료 8초 전까지 타격 준비를 마쳐야 한다.
피치 클록 규정 도입을 2024년 후반기로 계획하며 시범 운영 예정이였으나, 그전에 피치컴이 먼저 도입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많았고 결국 이를 의식한 것인지 피치 클록 정식 도입은 2025년으로 미뤄졌다. MLB에서 먼저 피치 클록을 경험한 류현진(37·한화 이글스)도 지난 3월 “주자가 없을 때는 상관이 없지만 주자가 있을 때는 사인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 피치컴이 없으면 힘들 것 같다. 피치컴이 있어야 시간을 지키며 던질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당시 KBO(한국야구위원회)는 “피치컴을 도입하긴 하는데 국내 전파 인증 절차를 거쳐야 해서 2개월 이상 걸린다”고 설명했다.그러나 당초 예상보다 2개월 가량이 더 걸렸다. KBO 관계자는 “피치컴 제품을 판매하는 업체가 국내에는 없고 미국에 딱 한 곳만 있다”면서 “수입시 전파 인증 절차를 거쳐야는 문제로 도입이 조금 늦어졌다”고 했다.
KBO는 미국에서 피치컴 21세트(1군 10세트·2군 11세트)를 대여 형식으로 들여온다. 1세트는 포수의 송신기 3개, 투수와 야수의 수신기 9개로 구성된다. 연간 사용료는 세트당 3만 달러(약 4100만원) 이상이라고 알려졌다. KBO 관계자는 “7월 둘째주 정도면 피치컴을 실전에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시즌 도중 도입하는 것이기 때문에 피치컴의 대여료는 세트당 2만 달러선이 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양승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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