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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고성환 기자] 엔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홋스퍼 감독이 손흥민(32)에게 '캡틴'의 무게를 맡긴 이유를 밝혔다.
'EA 스포츠 FC 온라인' 유튜브 채널은 23일(한국시간)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진행한 인터뷰를 공개했다. 이 자리에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을 주장으로 임명한 이유와 2015 아시안컵 우승, 한국 축구를 위한 조언 등 여러 이야기를 꺼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지난해 여름 토트넘 지휘봉을 잡았다. 그는 주제 무리뉴 감독과 누누 에스피리투 산투, 안토니오 콘테 감독의 뒤를 이어 토트넘 재건이라는 큰 임무를 맡게 됐다.
팬들의 시선은 그리 곱지 않았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스코틀랜드 셀틱에서 보낸 2시즌을 제외하면 유럽 커리어가 전혀 없기 때문. 아무리 셀틱에서 도메스틱 트레블을 달성한 감독이라지만, 토마스 투헬 감독이나 율리안 나겔스만 감독을 기대하던 토트넘 팬들이 명성이 부족한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반길 리 없었다.
그럼에도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자신감을 잃지 않았고, 뚝심 있게 '공격 축구'를 이식해 나갔다. 젊은 선수들을 위주로 팀을 개편했고, 손흥민을 새로운 주장으로 선택했다. 리그 첫 10경기에서는 8승 2무로 무패 행진을 달리며 깜짝 선두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한계도 컸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전술적 유연성 부족과 스쿼드의 한계를 노출하며 후반기에 고전했다. 어찌저찌 5위로 하지만 마감하며 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 티켓을 따내긴 했지만, 초반 기세를 고려하면 아쉬움이 크다. 첫 시즌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절반의 성공이었던 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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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 손흥민의 역할이 컸다. 그는 토트넘 역사상 최초의 비유럽 국적 주장으로서 경기장 안팎에서 팀을 이끌었다. 17골 10도움으로 에이스 노릇을 톡톡히 했고, 라커룸에서도 모두의 인정을 받는 리더로 활약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에게 주장 완장을 맡긴 이유를 묻자 "우리가 바꾸고자 했던 방향 중 하나였다. 해리 케인 이전에 위고 요리스가 주장을 오래 맡았다. 두 명의 존재감 있는 리더가 나갔기 때문에 내가 선택하는 주장에게 큰 책임감이 따를 것이라 생각했다"라고 답했다.
이어 그는 "난 호주 국가대표 감독이었기 때문에 아시아 선수들을 가까이에서 지켜봤고, 손흥민을 처음부터 지켜봤다. 프리미어리그에서 수년간 최고 수준 활약을 이어가는 선수는 흔치 않다. 선수들은 주로 2~3년 반짝하지만, 손흥민은 그 수준을 오래 유지하고 있다. 그래서 난 손흥민이 어떤 선수인지는 알았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어떤 선수인지와 어떤 사람인지는 별개였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하지만 (손흥민이) 어떤 사람인지는 잘 몰랐고, 그 역시 알아야 했다. 대화를 조금 해보기도 했다"라며 "내가 물어본 모든 사람들이 똑같은 말을 했다. 손흥민은 좋은 사람이고 친절하고, 아주 프로페셔널하며 모두가 좋아한다고 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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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과 적으로 만났던 2015년 호주 아시안컵 결승전도 떠올렸다. 당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이끌던 호주 대표팀이 1-0으로 이기고 있었지만, 후반 추가시간 손흥민이 극장 동점골을 터트리며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그럼에도 최후의 승자는 연장 전반 결승골을 넣은 호주였다.
그럼에도 손흥민의 존재감을 심어주기엔 충분한 경기였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이 진정한 위너인가? 2015 아시안컵 결승전에서 알 수 있었다. 30초만 있으면 우리가 우승할 수 있엇는데 손흥민이 나타났다. 그가 바로 ‘대한민국은 이대로 지지 않는다!’라고 말한 선수였다. 그래서 그가 주장으로서 모든 걸 갖췄다는 걸 알고 있었다. 내게는 정말 쉽고, 중요한 결정이었다. 이미 그에 대해 처음부터 잘 알고 있었다"라고 힘줘 말했다.
끝으로 그는 "다시 말하자면 감독이든 주장이든 중요한 건 사람들이 자신을 따르길 원한다면 믿음을 줘야 한다는 것이다. 경기나 훈련 때만이 아니라 밖에서도 말이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에 대한 깊은 애정도 드러냈다. 그는 손흥민 최적의 포지션에 관한 질문이 나오자 "나는 3명의 손흥민이 필요하다. 두 명의 윙어, 1명의 스트라이커 말이다. 그러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라며 웃음을 터트렸고, "손흥민은 주장으로서 어느 위치를 맡기든 책임감을 받아들인다. 영리한 축구 선수고 어떻게 플레이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라고 찬사를 보냈다.
/fineko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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