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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불 끄려다 더 커졌다…'제 발 찍은' 이대성, 기자회견에도 욕 먹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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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맹봉주 기자] 정면돌파 실패다. 오히려 자충수가 됐다.

이대성(33, 193cm)이 22일 KBL 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서울 삼성 이적 후 삽시간에 퍼진 비난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서다.

하루 전 이대성과 삼성의 2년 계약(첫해 보수 6억 원) 사실이 알려지자 각종 농구 커뮤니티와 SNS는 난리가 났다. 농구계에서 이렇게 특정 선수에 대해 압도적으로 비난 여론이 이는 건 이례적이었다.

이대성은 1년 전 해외 진출을 선언했다. 정확히는 호주 리그였다. 평소 해외 진출 의지가 강했던 이대성이다. 중앙대에서 나온 후 브리검영 대학에 들어갔고, 울산 현대모비스 시절엔 미국 NBA 하부리그인 G리그에 도전했다.

가스공사나 다른 KBL 팀이 이대성한테 계약 제안을 하고, 이대성이 이를 거절 후 외국에 나간다면 5년간 국내 복귀가 안 됐다. 이대성은 해외로 갈 경우 당분간 국내 복귀는 없다고 했다. 최대한 외국에 오래 있겠다고 다짐했다. 가스공사는 이대성의 진심을 받아들였다.

국내 복귀 시 보유권을 가질 수 있는 임의해지를 하지 않았다. 대승적인 차원에서 풀어줬고 다른 팀들에게도 연락해 이대성의 해외 진출을 도왔다. 이대성은 당시 상황을 "나와 구단(가스공사) 모두 서로를 존중했다. 가스공사가 '다시 돌아오면 좋겠다'고 했고 나도 '그랬으면 좋겠다'고 답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이대성은 호주가 아닌 일본으로 갔다. 선진 농구에 도전한다는 의미가 퇴색됐다. 또 1년 만에 국내 복귀를 결정했고 가스공사가 아닌 삼성과 계약했다. 가스공사와 팬들은 허탈함을 느꼈다.

지난해 여름 이대성이 국내 구단으로 이적했다면 가스공사는 보수의 200%인 11억 원의 보상금이나 보상선수 및 보상금 2억 7,500만원을 받을 수 있었다. 그렇지만 결과는 빈손이다.

이대성은 안 좋은 사례를 만들었다. 향후 해외로 나가려는 KBL 국내선수들에게 소속 팀들은 더 이상 관대한 선택을 할 수 없게 됐다.

팬들의 비난이 집중되는 건 당연한 일. 이대성은 기자회견을 통해 여론 반전을 꾀했다. 하지만 이대성의 해명을 들은 팬들은 어느 것 하나 공감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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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성은 국내 복귀 후 가스공사가 내 영입 제안에 대해 "진정성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처음부터 이대성은 '국내 복귀=삼성'으로 답을 정한 뒤였다. 기자회견에서도 "(가스공사에게)일본 잔류가 아니라 국내로 돌아간다면 여러 가지로 매력적인 삼성과 계약할 생각을 갖고 있고 도의적인 책임을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가스공사는 새롭게 시작하고 좋은 가드 선수들도 많아 타이밍적으로 맞지 않았다"고 했다. 애초에 가스공사의 진정성 여부는 중요하지 않았다.

이대성은 포인트가드로 뛸 수 있다는 게 삼성행을 결정한 주된 배경이라 강조했다. 해외에 간 것도 같은 이유였다.

그러나 이대성은 일본에 가기 전인 2022-23시즌 가스공사에서 포인트가드로 뛰었다. 팀에서 볼 소유가 가장 많고 주도적으로 공격을 가져갔다. 팀 내 득점 1위도 이대성이었다. "포인트가드로 뛸 기회가 해외 진출과 부합했다"는 말이 와닿을 수 없었다.

무엇보다 소속 팀과 갈등이 이번 처음이 아니다. 이대성은 삼성으로 가는 과정이 "세련되지 못했다"고 했다. 문제는 이런 세련되지 못한 이대성의 대응이 너무 잦다는 것이다.

현대모비스 시절 계약 기간, 연봉 협상 과정에서 나온 잡음, 트레이드 되어 간 전주 KCC(현 부산 KCC)에서의 안 좋았던 대내외 평가, 첫 FA(자유계약선수)때 부산 KT(현 수원 KT)가 아닌 고양 오리온(현 고양 소노)으로 이적하는 과정 모두 매끄럽지 않았다.

'트러블 메이커'란 이미지가 굳어졌다. 지나칠 정도로 자신감과 자의식 넘치는 이대성의 인터뷰도 한몫했다. 팬들 사이에서 이대성은 "너무 이기적이다", "자기 객관화가 떨어진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기자회견에서도 "성취하기 위해 나갔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일본에서의 성과? 1년 만에 끝났기에 지금 이 시점에서 보면 실패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실패가 5년, 10년 뒤 어떻게 해석될지 어느 누구도 장담 못한다"고 당당히 말했다. 진정성 있는 사과를 기다렸던 가스공사 팬들은 분노했다.

이대성은 기자회견 끝 무렵 "마치 청문회 같다. 사실 너무 당황스럽다"고 털어놨다. 그만큼 이대성을 바라보는 농구계 안팎 시선이 곱지 않다는 뜻이다. 그간 이대성이 보여준 실력과 농구에 대한 열정, 도전 정신과는 별개의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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