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을 앞두고 만났던 강인권 NC 다이노스 감독의 말이었다. 그리고 손아섭은 이러한 사령탑의 기대에 부응이라도 하듯 맹타를 휘둘렀다.
2007년 2차 4라운드 전체 29번으로 롯데 자이언츠의 지명을 받은 뒤 2022시즌부터 NC 유니폼을 입고 있는 손아섭은 지난해까지 1974경기에서 타율 0.322(7500타수 2416안타) 174홈런 986타점 1316득점을 써낸 KBO리그를 대표하는 교타자다. 현역 선수 최다 안타(2472안타·16일 경기 전 기준) 기록을 보유 중이며, 통산으로 범위를 넓혀도 박용택 해설위원(2504안타)에 이어 2위에 올라있다.
15일 대전 한화전에서 맹타를 휘두른 NC 손아섭. 사진=김영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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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의 주장을 맡고 있는 손아섭. 사진=천정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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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손아섭의 진가는 2023시즌에 드러났다. 140경기에 나선 그는 타율 0.339(551타수 187안타) 5홈런 65타점을 올리며 생애 첫 타격왕과 통산 네 번째(2012, 2013, 2017, 2023) 최다 안타왕에 올랐다. 이 같은 손아섭을 앞세운 NC는 개막 전 꼴찌 후보라는 평가를 뒤엎고 최종 4위로 시즌을 마감할 수 있었다.
다만 올해 초에는 좋지 못했다. 3월 타율 0.267(30타수 8안타)에 그쳤고 4월 타율도 0.273(99타수 27안타)에 머물렀다. 분명 손아섭 답지 않은 성적이었다.
이후 손아섭은 5월 초 반등하는 듯 했으나, 최근 다시 흔들렸다. 12일 창원 삼성 라이온즈전(4타수 1안타 3삼진)과 14일 대전 한화전(6타수 1안타 3삼진)에서 연달아 3삼진을 당했다. 손아섭이 두 경기 연속 3삼진을 먹은 것은 롯데에서 활동하던 2018년 7월 24~25일 이후 5년 10개월 만이었다. 공교롭게 당시 상대는 NC였다.
그럼에도 사령탑의 믿음은 굳건했다. 15일 경기가 열리기 전 강인권 감독은 “(손아섭이) 높은 공에 헛스윙 비율이 많아졌다. 이상하게 홈플레이트 앞에 맞는 땅볼 타구들이 많이 형성되고 있다. 본인도 뭔가 찾아보려 하고 있는데 아직까지는 경기력이 조금 올라오지 않는 모습이다. 스트라이크, 볼의 선구안이 전보다는 조금 떨어지지 않았나 생각한다. 타석에서 결과가 안 나오니 조급함 때문에 좀 성급하게 공격을 하고 있는 부분도 분명히 있다”면서도 “워낙 커리어가 있는 선수이기 때문에 믿고 기다려 줄 것”이라고 강한 신뢰를 보냈다.
손아섭에게 굳은 신뢰를 보낸 강인권 감독. 사진=김영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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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대전 한화전에서 반등의 계기를 마련한 NC 손아섭. 사진=김영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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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기대에 부응이라도 하듯 손아섭은 해당 경기에서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한 그는 6타수 4안타 1타점 2득점을 올리며 NC의 공격을 이끌었다.
경기 초반부터 손아섭의 방망이는 매섭게 돌아갔다. 1회초 상대 선발투수 펠릭스 페냐의 5구 146km 패스트볼을 받아 쳐 좌중간에 떨어지는 안타를 생산했다. 아쉽게 후속타 불발로 홈을 밟지는 못했다.
2회초에는 아찔한 순간과도 마주한 손아섭이다. NC가 3-1로 앞선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그는 페냐의 초구 134km 체인지업을 공략했다.
공은 페냐의 오른 손목을 강타했고, 페냐는 그대로 강판됐다. 분명 고의가 아니었지만, 손아섭은 페냐에게 사과의 뜻을 표했다. 이후 그는 박건우의 2타점 중전 적시 2루타에 홈을 밟아 본인의 첫 득점을 올렸다. 참고로 즉각 충남대 병원으로 이동해 검진을 진행한 페냐는 타박상 소견을 받았다.
3회초 삼진, 5회초 유격수 땅볼로 돌아선 손아섭은 7회초 다시 날카롭게 배트를 휘둘렀다. 타자 일순하며 두 차례나 타석에 들어선 가운데 무사 1루에서 좌익수 방면 2루타를 쳤고, 2사 1, 3루에서는 1타점 좌중월 적시타를 때렸다.
주장이 살아나자 NC 타선은 한층 날카로워졌다. 선발 타자 전원 안타 및 득점을 폭발시켰고, 여기에 선발투수 신민혁(6이닝 5피안타 6탈삼진 1실점)의 쾌투까지 더해지며 NC는 한화에 16-1 7회 강우 콜드승을 거둘 수 있었다.
손아섭은 15일 대전 한화전에서 NC 승리에 앞장섰다. 사진=김영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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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손아섭은 ”타격적인 부분에서 폼에 약간의 변화를 줬는데, 그 부분이 오늘 맞아 떨어진 것 같다“며 ”바꾼 밸런스가 계속 유지될 수 있도록 신경쓰겠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이날 승리로 NC는 2연패에서 벗어나며 24승 1무 17패를 기록, 단독 2위를 굳게 지켰다. 이번 일전 전까지 전날(14일) 한화전 5-5 무승부 포함, 5월 성적 3승 1무 6패에 그치고 있었지만,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
아울러 올해 첫 3연패 위기에서 벗어났다는 점도 의미가 있었다. NC는 아직까지 선두 KIA 타이거즈와 더불어 10개 구단 중 3연패가 없는 유이한 구단이다.
이러한 귀중한 승리에 앞장선 손아섭은 ”최근에 힘든 경기를 하고있었는데, 이길 수 있어 기쁘다. 팀의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의미있는 경기를 한 것 같다“면서 ”멀리 대전까지 비 오는데 응원해 주신 팬들께 감사하다“고 눈을 반짝였다.
손아섭의 활약은 앞으로도 이어질 수 있을까. 사진=천정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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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이한주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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