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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바이에른 히어로' 노이어, 한순간에 '빌런' 됐다..."용서할 수 없는 실수→레알에 선물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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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고성환 기자] 축구선수의 숙명일까. '캡틴' 마누엘 노이어(38, 바이에른 뮌헨)가 한순간에 역적으로 전락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9일 오전 4시(이하 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2023-2024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4강 2차전에서 레알 마드리드에 1-2로 무릎 꿇었다.

이로써 레알 마드리드가 1, 2차전 합계 점수 4-3으로 최종 승리하며 결승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레알 마드리드는 호셀루의 극장 멀티골로 승부를 뒤집으며 2시즌 만에 결승 무대를 밟게 됐고, 바이에른 뮌헨은 무관으로 시즌을 마치게 됐다.

바이에른 뮌헨으로서는 트로피를 들어 올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다. 분데스리가 12연패는 레버쿠젠에 밀려 무산됐고, DFB 포칼컵에서도 일찌감치 탈락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그리고 UCL 준결승에서마저 패하며 결승 분데스리가 내전이자 '데어 클라시커' 더비는 볼 수 없게 됐다.

내달 2일 도르트문트와 빅이어(UCL 우승 트로피)를 두고 다툴 주인공은 레알 마드리드로 정해졌다. UCL 최다 우승을 자랑하는 레알 마드리드는 통산 15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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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적인 역전패였다. 바이에른 뮌헨은 수문장 노이어의 선방쇼를 앞세워 레알 마드리드의 공세를 막아냈다. 노이어가 아니었다면 전반에 일찍 실점했어도 이상하지 않았다.

버티고 버티던 바이에른 뮌헨은 후반 23분 알폰소 데이비스의 깜짝 선제골로 리드를 잡았다. 이후 김민재까지 투입하며 지키기에 나섰다. 정상에 올랐던 2019-2020시즌 이후 4년 만의 결승행이 이뤄지는가 싶었다.

하지만 마지막 고비를 이겨내지 못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후반 43분 교체 투입된 호셀루에게 동점골을 내줬다. 노이어의 실책이 치명적이었다. 그는 정면으로 날아오는 비니시우스의 공을 잡으려다가 놓치고 말았다. 어려운 슈팅도 아니었지만, 공은 노이어의 가슴팍에 맞고 튕겨져 나갔다.

분위기를 내준 바이에른 뮌헨은 3분 뒤 또 실점하며 무너졌다. 후반 추가시간 1분 호셀루가 안토니오 뤼디거의 날카로운 크로스를 밀어 넣으며 역전 드라마를 썼다. 결국 바이에른 뮌헨의 여정은 4강에서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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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스포르트'는 노이어를 보며 "노이어, 영웅에서 '빌런'으로"라며 "화려한 활약을 펼치던 그는 레알 마드리드 복귀의 시발점이 되는 실수를 저질렀다"라고 평가했다.

경기 내내 레알 마드리드의 탄식을 자아내던 노이어가 한순간에 무너졌다는 것. 스포르트는 "노이어는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눈부신 선방으로 바이에른 뮌헨을 도우며 정말 멋진 경기를 완성하고 있었다. 그러나 결정적인 순간 용서할 수 없는 실수를 범하며 팀에게 형벌을 안겼다. 그는 비니시우스의 슈팅을 막아내지 못했고, 호셀루가 '선물'을 놓치지 않았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매체는 "38세의 노이어는 축구의 양면을 경험했다. 그는 88분 동안 상대 공격수들을 좌절시키는 선방으로 놀라운 수준을 보여줬다. 특히 미소를 잃진 않았지만, 위협적인 경기력이 보상받지 못한 비니시우스에게 말이다. 하지만 바이에른 뮌헨이 승리의 감미로움을 만끽하던 중 예상치 못한 실수가 나왔다. 그리고 이는 레알 마드리드의 '광기'가 시작되는 순간이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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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이어도 경기 후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DAZN'과 인터뷰에서 "축구를 해본 사람이라면 내 기분을 알 것"이라며 "우린 85분까지 1-0으로 앞서 나가고 있었다. 결승전 앞마당을 밟으려던 순간이었다. 현재 기분은 너무 씁쓸하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또한 노이어는 "우린 런던으로 한 발짝 나아갔고, 결승전에 선 우리의 모습을 봤다. 하지만 지금은 뭐라고 말이 나오지 않는다"라며 자책했다. 그는 선방을 5차례 기록하고도 뼈아픈 실수로 역적이 되고 말았다.

중앙 수비수 마테이스 더 리흐트는 노이어에게 위로를 건넸다. 그는 "노이어의 실수를 지적하는 것은 쉬운 일이다. 하지만 노이어는 1차전 비니시우스와 같은 선수를 상대로 월드클래스 선방을 보였다. 2차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축구에선 이런 일이 발생하곤 한다"라고 감싸안았다.

토마스 투헬 감독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고통스럽다. 회복하는 데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한편으로는 경기장에서 모든 것을 쏟은 패배다. 당연히 받아들이기 어렵다. 하지만 현실의 일부다"라며 "후회는 없다. 그러나 부상 선수도 너무 많았고, 교체 선수도 너무 많았다. 그리고 밤새 우리를 구해냈던 노이어는 앞으로 100년 안에 범하지 않을 실수를 저질렀다. 결국 그게 결정적이었다"라며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fineko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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