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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이슈 손흥민으로 바라보는 축구세상

"쓰레기 같은 김민재" 무리뉴 영입 스토리 대공개…손흥민이 적극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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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영화 같은 이야기다. 축구 소설을 쓴다고 해도 이런 스토리가 나올까 싶다.

지난해 1월 조세 무리뉴 감독이 직접 고백해 큰 화제가 됐던 그의 김민재 영입 이야기가 구체적으로 소개됐다. 당시와 달리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가 있었다. 무리뉴 감독과 김민재 사이를 연결해 준 이가 바로 손흥민이었다.

무리뉴 전 AS 로마 감독이 과거 토트넘 홋스퍼 이끌던 시절 손흥민이 김민재 영입을 추천, 손흥민 전화를 통해 영상통화까지 했던 게 사실이라고 공개했다.

지난 8일 'FC온라인'에 동영상 채널에 올라온 '무리뉴: 한국 아시안컵 4강,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영상에서 무리뉴는 "손흥민이 중국에서 뛰는 좋은 선수가 있다고 추천했다"면서 김민재 이야기를 꺼냈다.

무리뉴 감독은 이어 "그의 경기를 보기 시작했고, 손흥민 선수가 영상통화도 걸어줬다. 통화하며 대화도 하고 에이전트와도 대화하며 방법을 찾으려 했다"면서 엄지와 검지로 집게 모양을 만들더니 "요만큼의 비용 때문에 토트넘에서 영입하지 않기로 했다"라며 한국 팬들의 귀를 솔깃하게 할 이야기를 전했다. 토트넘이 매우 적은 돈을 지불하지 않아 영입에 실패했다는 이야기였다.

무리뉴는 "그리고 그 선수는 지금 바이에른 뮌헨에서 뛰고 있다"라며 김민재였음을 확실히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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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뉴 감독은 농담으로 김민재를 사비로 데려올 수도 있었다고 했다. 그 만큼 저렴했을 때였는데 토트넘이 결단을 내리지 않아 무산 됐다는 뜻이다.

무리뉴 감독은 "몸값은 정말 낮았다. 내 돈을 주고 사도 됐다"라고 웃어 '내돈내산'까지 가능했다는 점을 알렸다. 실제 김민재의 이적료는 3년 전 100억원도 되지 않았다. 무리뉴 감독은 "손흥민이 제안을 해줬고, 영입을 진행했다. 가능한 모든 방향을 찾았다. 분석도 다했고, 실수와 개선해야할 부분, 성장 가능성도 보였다. 이탈리아에서 뛰면서 성장했고 그 경험을 통해 톱 센터백이 됐다"라고 덧붙였다.

무리뉴 감독이 김민재가 나폴리에서 뛰던 지난해 1월 자신이 지휘하던 AS로마와의 격돌 앞두고 기자회견에서 했던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설명한 버전이다.

당시 무리뉴 감독은 "여러분들께 나폴리 선수 중 한 명 이야기를 들려주겠다"라며 토트넘 사령탑 시절 김민재 영입을 강력히 원했으나 토트넘 구단이 이적료 절반을 제시해 무산된 뒷얘기를 공개했다.

무리뉴는 당시 "난 페이스타임(화상전화)을 통해 그와 대화를 나눴고, 토트넘에 영입을 원한다고 이야기했는데 토트넘은 나를 도와주지 않았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그 선수의 이적료는 1000만 파운드(약 171억원)였는데 토트넘은 겨우 절반인 500만 파운드(약 85억원)를 제시했다. 700만~800만 파운드(약 120억원) 선에서 충분히 딜이 성사될 수 있었다. 그런데 토트넘은 지금과 달리 그때는 돈이 없었다. 나는 2~3번 페이스타임으로 대화를 나눴고, 그도 토트넘에 정말 오고 싶어 했다. 그런데 올 수가 없었다"고 무산된 배경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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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더니 "그리고 지금 말한 그 쓰레기(crap) 같은 선수가 여기 지금 나폴리에서 뛰고 있는 김민재"라고 털어놨다.

"쓰레기 같은 김민재"라는 표현은 이제는 김민재의 빼어난 기량을 극찬하는 대표적인 문구가 됐다. 당시 영국 이브닝스탠더드의 토트넘 담당 기자 댄 킬패트릭이 무리뉴가 김민재를 표현한 것이 영어 단어로 "crap", 즉 '쓰레기 같은'이라는 표현임을 알렸다.

하지만 토트넘은 중국에서 뛰던 선수라는 이유로 푼돈 쓰기를 꺼려했고, 무리뉴 감독도 당시 기자회견에서 토트넘의 그런 마인드를 맹비난한 적이 있었다. 토트넘은 김민재를 포기하는 대신 200억원이 넘는 돈을 주고 웨일스 국가대표 수비수 조 로든을 데려왔는데 로든은 1년 만에 방출리스트에 올라 임대로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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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토트넘이 김민재를 영입했더라면 지금 토트넘의 공수 주축이 모두 한국인 선수들로 채워질 수 있다.

결국 토트넘 입성이 좌절된 김민재는 지난 2022년 여름 튀르키예 페네르바체로 이적해 1년 만에 리그 톱 센터백으로 성장한 후 이탈리아 명문 나폴리로 이적, 빅리그에 입성했다.

첫 시즌부터 맹활약하며 나폴리 33년 만의 우승을 이끈 일등공신이 된 김민재는 수비의 본고장이라는 이탈리아에서 세리에A 최우수 수비수로 선정됐다. 아울러 나폴리에서 보여준 활약상을 발판 삼아 설기현, 박지성, 손흥민에 이어 한국 선수로는 4번째로 발롱도르 후보에 올라 지난해 투표에서 22위를 차지했다. 전 세계 센터백 중에서는 1위였다.

지난해 여름에는 쏟아지는 러브콜 속에 이적료 5000만 유로(약 730억원)에 독일 분데스리가 명문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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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최근엔 뮌헨에서 마테이스 더리스트, 에릭 다이어에 밀렸으나 전반기에 혹사론이 불거진 만큼 뮌헨 수비라인을 책임졌고 지금도 두 센터백을 받치는 든든한 백업으로 일정 시간을 뛰고 있다.

김민재는 9일 스페인 마드리드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2023-2024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2차전 레알 마드리드와의 원정 경기에서도 후반 31분 교체로 들어간 뒤 골대 맞히는 헤더 슛을 하는 등 다부지게 뛰었다.

사진=연합뉴스, FC온라인 유튜브 캡쳐, SNS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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