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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3 (수)

이슈 손흥민으로 바라보는 축구세상

손흥민 대기록에도 웃지 못했다…"고통스러운 순간, 더 강해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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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자신의 대기록 수립에도 웃을 수 없었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300경기 출전, 그리고 120골이라는 뜻깊은 기록을 세웠으나 소속팀 토트넘 추락을 막지 못한 손흥민의 표정은 밝지 못했다.

손흥민이 뛴 토트넘은 6일(한국시간) 영국 리버풀 안필드에서 열린 2023-2024 EPL 36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리버풀에 2-4로 져 4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4골을 먼저 실점한 토트넘은 후반 27분 히샬리송, 32분 손흥민의 연속 골로 반전을 꾀했으나 추가 득점에 실패했다. 토트넘이 프리미어리그 4연패에 빠진 건 2004년 당시 6연패를 당했을 때 이후 20년 만이다.

이날 4-2-3-1 포메이션에서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격, 위고 요리스, 해리 케인에 이어 토트넘 역사상 세 번째로 EPL 300경기 출전을 이룬 손흥민은 120번째 득점으로 리버풀의 전설 스티븐 제라드와 어깨를 나란히 했으나 고개 숙인 채 그라운드를 떠났다.

120호 골을 넣은 손흥민은 역대 프리미어리그 득점 순위에서 공동 22위로 한 계단 올라섰다. 리버풀 전설 스티븐 제라드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한 골을 더 추가하면 라힘 스털링(첼시), 로멜루 루카쿠(AS 로마)와 함께 공동 20위가 된다. 올 시즌으로만 보면 시즌 17호골(9어시스트)이다.

이번 시즌 득점 순위에선 엘링 홀란(25골·맨체스터 시티), 콜 팔머(21골·첼시), 알렉산더 이사크(20골·뉴캐슬 유나이티드), 올리 왓킨스(19골·애스턴 빌라), 모하메드 살라(18골·리버풀) 도미니크 솔란케(18골·본머스)에 이은 단독 7위를 달리게 됐다.

패배가 그의 기분을 가로막았다. 경기 뒤 인터뷰에서도 손흥민은 차분했다. 손흥민은 구단 공식 채널을 통해 굳은 표정으로 "힘들고 실망스러운 오후"라며 "올 시즌 들어 처음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을 맞았다. 우린 그걸 마주해야 하고, 더 나아지고 강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토트넘은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부임하고 초반 프리미어리그 10경기에서 8승 2무를 기록하며 단독 선두를 달리는 등 승승장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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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후 주축 선수들이 줄부상을 당하고, 세트피스에서 번번히 실점하는 등 약점을 노출하면서 무너지기 시작했다. 급기야 최근엔 지난 20년간 겪어보지 못했던 4연패 늪에 빠졌다.

손흥민은 벼랑 끝에서 기회를 봤다. 이겨낼 수 있는 힘을 길러보자고 주문했다. 그는 이번 시즌 토트넘에서 주장을 맡고 있다.

손흥민은 "힘든 순간이 모두 함께 뭉칠 기회다. 시즌 초반에는 모든 게 잘 풀렸고, 모두가 함께했고, 모두 즐거웠고, 다들 우리가 경기를 보고 싶어 했다"며 "주장으로서 나도 충분히 제 역할은 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패배로 토트넘은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진출 가능성이 사실상 사라졌다. 올 시즌은 4위까지만 다음 시즌 UCL 출전권을 받는다.

뉴캐슬(0-4), 아스널(2-3), 첼시전(0-2)에 이어 이날도 패한 5위 토트넘(18승 6무 11패·승점 60)은 4위 애스턴 빌라(20승 7무 9패·승점 67)와 격차를 좁히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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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경기를 덜 치른 토트넘이 잔여 3경기를 모두 이기고 애스턴 빌라는 2경기를 모두 져야 역전할 수 있다. 한 번이라도 패하면 산술적인 4위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지는데, 하필 오는 14일 우승 경쟁 중인 맨체스터 시티와 만나는 터라 일정마저 토트넘에 우호적이지는 않다. 골 득실에서도 애스턴 빌라(+20)가 토트넘(+11)에 앞선 터라 맨체스터 시티와 비기고 2경기는 이겨서 승점 7을 챙긴다고 해도 전패한 애스턴 빌라가 앞선다.

오히려 뉴캐슬 유나이티드(승점 56)와 첼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상 승점 54)에 쫓기면서 UEFA 유로파리그, 콘퍼런스리그에도 나서지 못할 가능성이 생겼다.

토트넘은 전반 16분 모하메드 살라에게 실점하면서 끌려갔다. 코디 학포의 크로스를 살라가 헤딩골로 연결했다. 전반 45분에는 왼쪽 풀백 앤디 로버트슨이 살라흐의 슈팅이 선방에 막히자 문전에서 침착하게 밀어 넣어 2-0을 만들었다.

후반 초반에도 리버풀의 기세가 계속 매서웠다. 학포는 후반 5분 오른 측면에서 넘어온 크로스를 헤딩으로 마무리해 이번에는 직접 골 맛을 봤다. 후반 14분 하비 엘리엇까지 페널티아크에서 시원한 중거리포로 골망을 흔들면서 토트넘의 패색이 짙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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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은 후반 들어 손흥민은 히샬리송이 들어오면서 포지션을 바꿔 스트라이커에서 레프트윙으로 바꿨는데 후반 27분 히샬리송이 한 골을 만회한 뒤 후반 32분 손흥민까지 터져 5분 만에 2골을 추격했다.

손흥민은 골대 정면에서 히샬리송의 패스를 받은 뒤 골대 하단 구석을 정확히 찔렀다. 그러나 토트넘이 이후 추가 득점에 실패하면서 리버풀만 승점 3을 챙겼다.

손흥민은 "난 항상 (주장으로서 팀원들을) 최대한 강하게 밀어주고 싶다"며 "프리미어리그에서 뛴다는 건, 경험이 많은 선수냐 어린 선수냐는 중요하지 않다. 유니폼을 입었다면 모든 걸 주려고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지금 정말 힘든 순간을 보내고 있지만 계속 고개를 들고 이 고통과 패배를 감내할 거다. 그리고 계속 나아갈 것"이라며 "이런 준비가 돼 있지 않다면 그건 정말로 큰 문제다. 도전하고 싸울 준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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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풋볼 런던은 득점포를 가동한 손흥민에게 평점 6을 매겼다.

이 매체는 "히샬리송이 벤치에서 시작하면서 최전방 공격수 역할을 다시 맡았다"며 "왼쪽으로 이동한 후 훨씬 좋아졌다. 좋은 돌파 장면을 만들어 리버풀 수비진을 괴롭히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손흥민은 스트라이커로 뛰다가 히샬리송이 교체로 들어가고 원래 포지션인 레프트윙으로 옮기면서 활력을 되찾고 골을 넣었다.

풋볼 런던에 따르면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실망스러운 결과지만 우리는 조금 더 우리다운 플레이를 했다"며 "뉴캐슬, 첼시전에서는 결과를 떠나 우리의 축구를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소한 정신적인 측면에서는 우리 스스로 모습을 되찾으려는 듯했다"며 "전반전만 봐도 우리의 압박이 돌아왔다고 느꼈다"고 좋은 점을 칭찬했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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