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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이슈 스타와의 인터뷰

'세 번째 결혼' 박영운, 캐릭터 소화 위한 '세 번'의 변화[TF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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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호흡·장단음 공부로 전달력 높여
"쟤 누구지?"…"호기심 있는 배우 되고 파"


더팩트

배우 박영운이 최근 서울 마포구 상암동 <더팩트> 사옥에서 MBC 일일드라마 '세 번째 결혼' 종영 인터뷰를 진행하기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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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문화영 기자] '세 번째 결혼'이 아니라 '세 번째 변화'다. 배우 박영운은 작품 속 캐릭터를 자신의 방식으로 쪼갰다. 이야기가 흘러갈수록 바뀌는 감정과 성격에 집중해 3명으로 만들었다. 완벽 소화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 중인 그다.

지난 3일 종영한 MBC 일일드라마 '세 번째 결혼'(극본 서현주, 연출 이재진·강태흠)은 조작의 삶을 사는 여자와 거짓을 파헤치고 응징하려고 몸부림치는 여자의 파란만장한 진실 게임 속에서 피어나는 사랑과 결혼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원래 120부작이었지만 인기에 힘입어 132부작까지 연장됐다.

박영운은 최근 서울 마포구 <더팩트> 사옥에서 만나 '세 번째 결혼'에 관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작품 속 '빌런'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연기 열정 가득한 배우 박영운의 모습만이 자리하고 있었다.

2010년 영화 '귀'로 데뷔한 박영운은 긴 공백기를 가지다 2017년 MBC '왕은 사랑한다'와 '팬레터를 보내주세요'로 인지도를 넓혔다. 그리고 지난해 10월 '세 번째 결혼'으로 대중을 만났다. 이 작품이 첫 일일극이라는 그는 '120부작을 다 할 수 있을까? 하다가 포기하는 거 아니야?'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하다 보니 안 되는게 없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긴 호흡과 대본 양에 대한 두려움, 많은 카메라 앞에서의 두려움이 사라졌어요. 이젠 어떤 긴 호흡이 와도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고요. 일일극 제의가 또 들어온다면 '일단 고'예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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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영운은 극 중 이성보다 욕망이 앞서며 술 여자 도박 3종 세트를 즐기는 재벌 3세 왕지훈 역을 맡았다. /MBC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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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중 박영운은 왕제국(노유민 분) 회장의 막내아들이자 왕요한(윤선우 분)의 사촌 동생 왕지훈 역을 맡았다. 왕지훈은 이성보다 욕망이 앞서며 술 여자 도박 3종 세트를 즐기는 캐릭터다. 음주 운전 등 범법행위를 일삼고 돈과 지위를 이용해 요리조리 빠져나간다. 엄청난 빌런이지만 박영운은 이 캐릭터를 세심하게 표현하기 위해 3번의 변주를 꾀했다고 전했다.

"'누가 이 캐릭터에 잘 어울릴까'라고 했을 때 주지훈이 생각났어요. 그래서 주지훈의 작품을 보며 말투 억양 포즈를 관찰했어요. 40회까진 철부지에 장난기 미소년 이미지였다면 중반부엔 '이 회사의 주인이 돼야겠다'는 마음을 먹잖아요. 그래서 머리를 올렸어요. 후반부에선 여리고 순수한 마음을 보여주기 위해 내린 머리로 감정을 담았죠. 모두 제 아이디어고 평소 (촬영장에서) 제 의견을 많이 말하는 편이에요."

캐릭터 특성상 왕지훈은 극한의 감정을 표출하는 장면이 많다. 여자 뺨을 서슴없이 때리는 등 폭력적인 성향을 보이는가 하면 극 말미엔 잘못된 선택을 시도한다. 이렇듯 악한 모습을 많이 보이지만 박영운은 왕지훈을 '여린 사람' '유리 같은 친구'라고 표현했다.

"40회부터는 악한 모습보단 여리고 착한 모습이 나와요. 죄책감을 느끼고 죄를 씻고 싶은 마음이요. 시청자로서 '생각보다 여리구나' 이 한마디를 해주고 싶어요. 장난기 많고 철없고 떼쓰는 전형적인 막내아들이었다가 비뚤어지고 사랑하는 여자를 만나고 이후엔 반성하고 몸으로 갚으려고 하는 것들이 여리다고 느꼈어요. 지훈인 굉장히 유리 같고 악역이라기보단 마음이 여린 친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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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영운은 캐릭터를 완벽 소화하기 위해 다양한 영상을 찾아보고 선배 배우들의 조언을 적극 수용한다고 밝혔다. /이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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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말미 왕지훈은 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된다. 이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하기 위해 박영운은 다방면으로 노력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 작품으로 대사를 좀 더 정확히 분석하는 안목을 길렀다고 한다. 그 배경엔 선배 전노민의 조언이 있었다.

"옥상이 생각보다 너무 높은 거예요. 긴장되고 무서웠는데 어느 순간 구르고 있더라고요. 스스로 몸을 질질 끌고 가는 장면을 찍었는데 나중에 보니 온몸에 멍이 들어있었어요. 마비니까 발가락 하나 움직이면 안 되잖아요. '허리부터 못 움직이는 건지' '엉덩이 위로는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건지' 등 유튜브나 다큐멘터리로 많이 찾아봤어요. 전노민 선배님이 '한 호흡'과 '장단음' 두 가지를 말씀해 주셨어요. 이번 계기로 공부했는데 확실히 전달력도 다르고 감정 표현도 잘 되더라고요. 전과 다른 연기를 보여드릴 수 있었죠."

'운동 러버'인 박영운은 수영 크로스핏 검도 등 다양한 종류의 종목을 섭렵했다. 촬영 없는 날은 물론 촬영이 늦게 끝난 날도 운동은 필수 스케줄이라고 한다. 덕분에 체력관리와 캐릭터 소화를 동시에 잡았다.

"극 중 다이빙으로 하는 장면이 있어요. 평소 수영에 자신 있어 '제대로 해야지' 했는데 막상 슛 들어가니 맨홀 뚜껑에 들어가듯 한거예요. 현장이 다 빵 터졌어요. 부끄럽기도 하고 재밌었죠. 크로스핏을 좋아해서 촬영 끝나고 밤 10시에 운동 가고 그랬어요. 체력 관리를 이렇게 하는 편이에요. 액션도 좋아하고 자신 있어요. '왕은 사랑한다' 당시 액션을 배웠는데 다시 작품서 하게 된다면 몸이 기억할 거예요. 기회가 된다면 복싱도 배우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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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영운은 앞으로 하고 싶은 장르로 '브로맨스'와 '로맨스코미디'를 꼽았다. /이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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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박영운은 캐릭터를 끊임없이 연구하고 작품에 맞게 변화를 시도 중이다. 그의 작품 수는 많지 않지만 사극 현대극 BL 등 다양한 장르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있다. 앞으로 어떤 장르에서 박영운을 보게 될지 또 어떤 캐릭터로 변신할지 기대되는 순간이다.

"할 때마다 장르가 달라 저도 신기해요. 여러 경험이 생겨서 어떤 작품이 와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도전할 때 자신감이 달라요. 앞으로 하고 싶은 장르는 '브로맨스'와 '로맨스 코미디'예요. '사냥개들' '청년 경찰'도 너무 재밌게 봤고요. 사이코패스처럼 이중인격 캐릭터를 도전해 보고 싶어요. 영화 '이끼'나 '암수살인' 등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도 즐겨보는 편이고요."

새로운 변화와 도전 속에서 자신의 색깔을 구축해 나가는 박영운은 어떤 수식어를 얻길 바랄까. 또 2024년 절반이 지난 지금, 앞으로 어떤 목표를 향해 질주 중일까. 이에 박영운은 '호기심 있는 배우'라고 주저 없이 말했다.

"영화·드라마를 볼 때 생소한 배우가 나오면 검색하잖아요. 이게 기억에 남는다는 뜻인데 저 역시 시청자가 '얘 누구니?' '매력적이네'라고 검색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지난해 목표가 두 작품의 주연을 하는거였는데 이뤘어요. 올해는 최소 주조연으로 한 작품 이상 들어가는 것이 목표고 무조건 이룰겁니다."

culture@tf.co.kr
[연예부 |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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