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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오승현 기자) 김진민 감독이 '종말의 바보'를 향한 반응을 언급, 캐스팅 비화를 솔직히 밝혔다.
3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넷플릭스 시리즈 '종말의 바보'를 연출한 김진민 감독과 엑스포츠뉴스가 만났다.
'종말의 바보'는 지구와 소행성 충돌까지 D-200, 눈앞에 닥친 종말에 아수라장이 된 세상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함께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안은진, 유아인, 전성우, 김윤혜 등 종말을 앞둔 사람들의 이야기가 들어간 작품이지만 유아인이 마약 혐의 등으로 논란이 되고 재판을 받게 되며 공개가 미뤄졌다.
2023년 4분기 공개 예정이었으나 2024년에 공개가 된 '종말의 바보'. 그 중에서도 특히 종말을 앞둔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 속 세경(안은진 분)과 윤상(유아인)의 절절한 로맨스 서사가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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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김진민 감독은 "'설마설마', '할 수 있을까' 조마조마했다. 공개 돼 다행"이라며 "넷플릭스가 고민이 많았을텐데 내부적으로 좋은 결정을 해주셔서 감사하다. 많은 사람들이 나오고 스태프가 고생했는데 이들도 한시름 놓지 않았나. 중간에 이런 저런 일이 있었다"며 솔직한 소감을 전했다.
"처음에는 저한테 다들 (공개 여부를) 물어보다가 어느순간 묻지도 않더라. 생각보다 빨리 나와 고맙다는 말도 많이 들었다"는 그는 "처음 유아인 논란이 터졌을 때 이 드라마와는 별개의 일이라고 생각했다. 처음에는 어떻게 흘러갈지 지켜봤던 것 같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김 감독은 "당시에 절차를 지켜보며 이건 제가 컨트롤 할 수 없다, 저 사람의 개인적인 일과 공적인 일이 맞물려 돌아가겠구나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그냥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고 솔직히 덧붙였다.
'종말의 바보'는 감독도 인정한 생소한 디스토피아물이다. 김 감독은 "시청자들에게 어려울 수 있겠다고 만들면서도 생했다. 원작은 옴니버스 식으로 에피소드로 따로따로 구성됐지만 저희 드라마는 이야기를 섞어 마을 이야기로 바꾼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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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인물이 나와 다양한 이야기를 하는 탓에 일부 시청자들은 '유아인을 편집해서 혼란스러운 게 아니냐'는 의심을 품고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연속적으로 인물이 나와 펼쳐가는 이야기라 초반을 보지 않으면 복잡할 수 있겠더라"라며 "유아인 씨가 워낙 스타라 그 배우가 좀 더 두드러지게 편집할 수도 있었다. 기술적으로 가능했지만 이야기에 충실하게 끌고갔다. 안은진과 김윤혜, 두 여자의 캐릭터가 이야기가 비중을 많이 차지하고 그 다음으로 전성우, 유아인 분량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유아인이 주인공 안은진의 남자 친구 역이기에 큰 비중인 건 맞다. 하지만 그 배우의 특정 부분을 고의적으로 뺀 부분이 생각보다 많지는 않다"고도 밝혔다.
"유아인 역할은 뒤로 갈수록 안은진 때문에 더 드러나는 피날레 느낌이다. 충분히 이 상황 피할 수 있었으나 못 피하는 한 남자, 인간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주는 캐릭터"라는 김 감독은 "논란 때문에 의도적으로 컷을 드러내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유아인의 논란 전부터 20번 가량의 수많은 편집을 하며 고민했다는 김진민 감독은 "시간 흐름에 대한 이해가 가장 잘 되는 방식이 뭔지를 고민했고 최종적으로 치열한 회의 끝에 낸 최선이다"라며 공개된 최종 결과물에 대해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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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민 감독은 "세경이라는 역할 자체가 자기 반 학생을 극단적인 사태로 인해 잃은 선생님이다. 이를 표현하려면 얼굴에 신뢰감이 있어야하고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친숙함이 있어야 했다"며 안은진을 생각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슬기로운 의사생활' 속 연기가 자연스러워 꽂혔다는 그는 "안은진의 잠재력이 대단할 것 같다는 기대가 생겼다. 이 배우가 꼭 필요하다고 했다"며 제일 처음으로 안은진을 택했다고 전했다.
안은진의 상대역인 유아인은 '안은진의 파트너' 적합자를 찾다가 캐스팅한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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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민 감독은 "안은진이 연기를 가장 편하게 할 상대가 누군지 고민했고 나왔을 때 임팩트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안은진을 아끼는 후배로 생각하던 유아인 캐스팅 덕에 안은진과 감독 또한 현장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전했다.
김 감독은 "실제로 현장에서도 안은진이 편하게 연기했다. (유아인이) 그렇게 받아주지 않았다면 힘들었을 것"이라며 "당시 잘한 캐스팅이라고 생각했다. 두 사람 보며 설렘도 많이 있었다"고 만족을 표했다.
그는 "연기만 놓고 본다면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훌륭했다. 아인의 맡은 역은 해석이 어려운데 연출 입장에서 이를 돌파해주기를 바랐다. '저래서 배우구나', '저래서 인기도 상도 얻는구나' 생각한 순간이 많았다. 유아인은 좋은 선택이었다. 잘해줘서 고맙다는 게 작품을 마친 제 심정이었다"고 솔직히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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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란스러운 시간의 흐름, 긴 12부작 이야기. 김진민 감독은 "많은 사람이 등장해 시청자가 과연 꾸준히 따라가며 재미느낄까 측면이 고민이었다. 인물들 자체가 역동적인데 매회 모두가 역동적일 수는 없다. 그래서 포인트되는 사건들, 누가 중요도 순으로 나와야 하는지 고민했다. 최대한 풀어내려 했지만 부족한 부분이 없지 않아 있었을 것"이라고 고민을 밝혔다.
'어렵다'는 반응도 있지만, 김진민 감독은 "'종말의 바보'가 누구 하나의 영웅담 이야기는 아니다. 여기서 내 이야기를 찾을 수 있다면 작품으로서의 역할은 한게 아닌가 싶다"라고 진심을 전했다.
김 감독은 "인물들을 보고 '쟤 나랑 비슷해'란 말이 나온다면 제가 하려는 말이 가장 잘 전달된 것이다. 물론 그런 인물을 못 찾으셨다면 혼란스러우셨을 것"이라며 "누구 한명에게 마음을 줄 수 있었다면 그걸로 됐다"고 덧붙였다.
사진 = 넷플릭스, 엑스포츠뉴스 DB
오승현 기자 ohsh1113@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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