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1999년 샌더스는 125경기에서 총 40개의 홈런을 쳤다. 유구하게 빛나는 타이거즈 프랜차이즈에서 한 시즌 40홈런을 기록한 유일한 선수다. 그런 샌더스의 홈런 페이스는 시즌 초반부터 좋았다. 당시 4월에만 9개의 홈런을 몰아치며 자신의 파워가 KBO리그에서 통한다는 것을 증명했다. 이는 여전히 타이거즈 프랜차이즈에서 4월 최다 홈런 기록으로 남아있다. 지난 24년 동안 아무도 이 기록을 깨지 못했다.
그런데 25년이 지난 지금, 한 선수가 샌더스의 기록을 경신할지 모른다. 나성범도 아니고, 최형우도 아니다. 전형적인 홈런 타자가 아닌 올라운드 플레이어에 더 가깝다고 생각한 김도영(21·KIA)이 놀랍게도 그 기록에 어깨를 나란히 하고 이제 경신에 도전하는 선수가. 4월이 시작되기 전 김도영이 샌더스의 4월 홈런 기록을 깬다고 하면 모두가 비웃었겠지만, 이제는 엄연히 현실이 됐다. 가능성도 제법 높다.
김도영은 2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 경기에 선발 3번 3루수로 출전해 4타수 2안타(1홈런) 1볼넷 1타점 2득점을 기록하며 팀의 연장 10회 5-2 승리에 힘을 보탰다. 홈런은 1회 나왔다. 1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키움 선발 하영민의 패스트볼이 높게 들어온 것을 놓치지 않고 자신있게 방망이를 돌렸다.
홈런은 홈런인데, 이 홈런이 어마어마했다. 김도영의 방망이에 정확하게 걸린 이 타구는 마치 고척돔 천장을 뚫을 기세로 날아갔다. KBO리그 9개 구단에 트래킹데이터를 제공하는 ‘트랙맨’의 집계에 따르면 타구 속도는 시속 176.2㎞, 발사각은 37.9도였다. 카메라가 잘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멀리 날아갔다. 공식 비거리는 130m로 결정됐지만, 어쨌든 갈 수 있는 곳이 막힌 돔구장 구조를 고려하면 150m까지도 날아갈 수 있었다는 게 정설이다. 그만큼 잘 맞았다. 메이저리그에서 자주 볼 수 없는 괴력의 홈런이었다.
김도영의 이 홈런은 자신의 시즌 9호 홈런, 그리고 4월 들어 9번째 홈런이기도 했다. 1999년 샌더스의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제 하나만 더 치면 타이거즈 프랜차이즈 역사상 4월 최다 홈런 신기록을 쓸 수 있다. 한 번 터지면 계속 나오다가도, 한 번 나오지 않으면 10경기 이상 나오지 않는 게 홈런이기도 하다. 그래서 경신을 확신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김도영의 현재 페이스와 4월에 남은 경기(6경기)를 고려하면 충분히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김도영은 절정의 4월 성적을 거두고 있다. 사실 지난해 APBC에서 당한 손가락 부상 재활 탓에 시즌 준비가 늦었던 김도영은 3월 출발이 좋지 않았다. 공·수 모두에서 컨디션이 100%가 아니었다. 3월 6경기 타율은 0.154에 그쳤고, 홈런은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 4개의 안타 중 딱 하나가 장타였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김도영은 경기 후 “최근 타격감이 좋고 타석에서 공도 잘 보인다. 상대 투수 구종을 노리기보다는 나만의 타격 존을 설정하고 타이밍 잡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첫 타석에서 홈런도 존과 타이밍에 집중해 장타가 나왔고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어디에 맞는지 보진 못했지만 맞는 순간 홈런을 직감했다”면서 “타격 연습 때 감독님과 플라이볼 생산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오른손을 덜 쓰고 하체가 먼저 나가는 스윙을 하고 있다. 최근 장타가 많이 나오는데 딱히 장타를 염두해 두고 스윙을 하진 않는다. 매 경기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어서 결과가 잘 나오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도영이라는 거대한 재능을 자주 확인할수록 KIA의 현재와 미래 모두 밝아진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