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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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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前 삼성 투수 인간 승리다’ 트라웃 삼진으로 잡아봤나… 2860일 만의 MLB 감격 승리 쾌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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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알버트 수아레즈(35·볼티모어)는 어린 시절 그래도 꽤 인정 받는 유망주였다. 베네수엘라 출신인 수아레즈는 야구로 성공하겠다는 꿈을 품고 미국 땅을 밟았다. 다소 험난한 과정은 있었지만 26세였던 2016년, 드디어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으며 꿈을 이뤘다.

당시 소속팀이었던 샌프란시스코는 수아레즈를 선발 유망주로 봤고, 콜업 후 선발 기회를 주며 테스트를 거듭했다. 나름대로 합격점이었다. 2016년 22경기(선발 12경기)에서 3승5패 평균자책점 4.29를 기록하며 선전했다. 하지만 초반의 기세가 후반으로 갈수록 사그라들었다. 수아레즈는 2016년 6월 24일(한국시간) 피츠버그전에서 5이닝 3실점(2자책점)으로 활약하며 시즌 세 번째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이게 자신의 메이저리그 경력 마지막 승리가 될 줄은 아무도 몰랐다.

시즌 막판으로 갈수록 패전만 쌓였고, 2017년에는 선발 로테이션 경쟁에서 탈락한 뒤 불펜에서만 18경기에 나갔다. 그 18경기 성적은 평균자책점 5.12였다. 특별한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한 수아레즈는 2017년 이후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자취를 감췄다. 마이너리그 생활보다는 다른 리그에서 돈을 버는 게 낫다고 생각한 수아레즈는 이후 일본과 한국에서 뛰며 메이저리그와 거리를 두고 살았다.

그런 수아레즈는 2024년 시즌을 앞두고 메이저리그 복귀의 마지막 승부수를 걸었다. 2023년 삼성에서 뛰다 부상으로 퇴출된 수아레즈는 미국 복귀 후 9월 볼티모어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했다. 보장된 자리는 전혀 없었지만 수아레즈는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볼티모어 마운드에서 나름대로 입지를 가져가기 시작했다. 스프링트레이닝에 합류했고, 시범경기에서 인상적인 활약으로 메이저리그 코칭스태프의 눈도장을 받았다.

비록 메이저리그 개막 로스터에 들어가지는 못했지만, 마이너리그에서 포기하지 않은 수아레즈는 팀 선발진의 부상 구멍을 틈타 감격적인 메이저리그 무대 복귀에 성공했다. 타일러 웰스가 부상으로 빠지자 코칭스태프는 거침없는 패스트볼로 좋은 인상을 남겼던 수아레즈를 지난 4월 18일 전격 콜업해 선발로 투입했다. 이날 수아레즈는 무려 2395일 만에 메이저리그 무대에 다시 섰고, 선발로는 2016년 9월 24일 이후 첫 등판이었다.

수아레즈는 이날 5⅔이닝 동안 3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치며 코칭스태프의 믿음에 보답했다. 비록 불펜이 승리를 날려 승리를 거두지는 못했지만 가능성을 보여준 투구였다. 패스트볼이 통하고 있었다. 브랜든 하이드 볼티모어 감독은 “여러분들은 그가 살아 있는 패스트볼을 던졌다는 것을 볼 수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가 스트라이크를 위해 던진 부가적인 면도 볼 수 있었다. 우리는 그것에 흥분했다”고 다시 기회를 줄 뜻을 드러냈다. 수아레즈는 “열심히 하고, 또 무언가에 대한 믿음이 있을 때 현실로 일어난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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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무대에 다시 선 것도 영예인데, 이번에는 승리까지 따라오는 등 수아레즈가 제2의 전성기를 열고 있다. 수아레즈는 23일(한국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 엔젤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LA 에인절스와 경기에 선발 등판해 5⅔이닝 동안 89개의 공을 던지며 4피안타 2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팀의 4-1 승리를 이끈 수아레즈는 감격적인 승리투수도 거머쥐었다. 수아레즈가 메이저리그에서 승리투수가 된 건 2860일 만이다.

이날도 공격적인 패스트볼 승부가 잘 통했다. 수아레즈는 이날 전체 89구 중 포심패스트볼이 50구에 이르렀다. 전체 비중에서 56%였다. 최고 구속은 96마일(약 154.5㎞)까지 나왔고, 평균 구속도 94.2마일(약 151.6㎞)로 준수했다. 이날 수아레즈는 패스트볼로 총 21번의 스윙을 이끌어냈는데 이중 8번이 헛스윙이었다. 헛스윙 비율은 38%로 높은 편이었다. 그 외에 체인지업(22구), 커터(14구), 커브(3구)를 섞었다. 이날 전체 헛스윙 비율 37%(헛스윙 유도 16번)를 기록하며 힘을 냈다.

1회 1사 후 마이크 트라웃에게 볼넷을 내줬으나 타일러 워드를 중견수 뜬공으로, 미겔 사노를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하고 불을 껐다. 5구째 거침없는 하이패스트볼이 거포인 사노의 방망이를 헛돌게 했다. 1-0으로 앞선 2회에는 마키 모니악을 1루수 땅볼로 잘 잡았다. 1루수 라몬 우리아스의 수비 지원을 받았다. 조 아델을 처리한 뒤 로건 오하피에게 안타를 맞았으나 2사 1루에서 에히레 아드리안자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고 이닝을 마쳤다.

2-0으로 앞선 3회에는 선두 잭 네토에게 안타를 맞아 불안하게 출발했다. 하지만 이어진 1사 2루에서 에인절스의 간판 타자이자 리그 최고 타자인 마이크 트라웃을 헛스윙 삼진 처리하고 불을 껐다. 풀카운트 승부에서 7구째 몸쪽으로 떨어지는 체인지업이 기가 막히게 제구가 되며 헛스윙을 이끌었다. 자신감을 갖은 수아레즈는 3회도 무실점으로 정리했다.

4회를 삼자범퇴로 정리한 수아레즈는 5회 2사 후 잭 네토에게 2루타를 맞았지만 역시 후속타를 봉쇄하고 5이닝 고지를 넘어섰다. 6회에는 선두 마이크 트라웃에게 볼넷을 내줬으나 타일러 워드를 병살타로 처리하고 환호했다. 다만 2사 후 미겔 사노에게 안타를 맞아 이닝을 마치지 못했고 볼티모어 벤치는 여기서 교체를 결정했다.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까지 아웃카운트 하나가 모자랐다.

볼티모어는 5회 1점, 7회에도 1점을 추가하며 4-0으로 앞서 나갔다. 에인절스에게 7회 2점을 허용하며 다시 잘 던지고도 승리를 챙기지 못한 직전 등판 악몽이 생각났으나 이번에는 달랐다. 볼티모어는 불펜이 이어던지며 4-2, 2점 리드를 잘 지켰고, 결국 수아레즈는 감격적인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9회 마무리 크레이그 킴브렐이 진땀을 흘렸으나 2점 리드를 지켰다.

현재 볼티모어 선발진은 부상자가 제법 많은 상황이다. 수아레즈는 두 경기 동안 11⅓이닝에서 평균자책점 0을 기록했다. 운이 아니었다. 피안타율은 0.179, 이닝당출루허용수(WHIP)는 0.79에 불과하다. 헛스윙 비율도 굉장히 높고, 제구도 안정되어 있다. 더 기회를 주지 않을 이유가 없는 상황이고, 이 기세를 조금 더 이어 간다면 부상자들이 돌아온다고 자기 자리를 지킬 수 있는 성적이다. 설사 신분의 변화가 생겨 방출된다고 하더라도 올해 실적이 있어 타 팀 러브콜이 이어질 수 있다. 만 35세에 다시 찾은 메이저리그에서 수아레즈가 좀처럼 보기 드문 인간 승리 역사를 만들어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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