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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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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역사상 최악 먹튀’ 스트라스버그 진짜 은퇴했다… 공 하나당 6억2500만 원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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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워싱턴은 2020년 시즌을 앞두고 팀 마운드의 주축이자 핵심이자, 또 팬들에게 가장 큰 사랑을 받는 선수 중 하나였던 스티븐 스트라스버그(36)와 7년 총액 2억4500만 달러(약 3315억 원)라는 거액이 계약을 했다. “조금 많이 준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있었지만, 대다수 워싱턴 팬들은 스트라스버그라면 조금 더 많은 돈을 주더라도 잡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만큼 전력에서 상징성이 있는 선수였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메이저리그 최고 재능으로 손꼽혔던 스트라스버그는 2009년 드래프트에서 전체 1라운드 1순위 지명을 받고 화려하게 입단했다. 이미 아마추어 시절부터 강속구를 던질 수 있는 완성형 선발로 호평이 자자했다. 누구도 1순위 입단을 의심하지 않을 정도였다. 대학 시절에도 미국 전역의 주목을 받는 선수로 언론의 스포트라이트가 끊이지 않았다. 워싱턴은 스트라스버그를 10년 에이스로 평가했고, 이는 다른 이들의 시선도 마찬가지였다. 애지중지했다.

스트라스버그는 2010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했고, 철저한 관리 속에 성장했다. 워싱턴은 포스트시즌 진출이 걸린 상황에서도 스트라스버그의 이닝 제한에 가까워지자 칼 같이 그의 시즌을 마감시켜버리는 등 화제를 모았다. 그런 스트라스버그는 부상 등 몇몇 위기를 극복하고 기대대로 워싱턴을 대표하는 투수로 성장한다. 2012년 처음으로 두 자릿수 승수를 거뒀고, 2014년에는 처음으로 200이닝(215이닝)을 돌파해 탈삼진 타이틀(242개)을 따냈다.

스트라스버그는 2012년부터 2019년까지 222경기에 선발로 나가 106승54패 평균자책점 3.21의 빼어난 성적을 거두며 자신의 명성을 입증했다. 그리고 2019년에는 209이닝을 던지며 18승을 거뒀고 팀의 월드시리즈 우승에 공헌하는 영웅적인 투구로 주가가 치솟았다. 이는 2019년 시즌 종료 후 7년 총액 2억4500만 달러라는 대형 계약으로 이어졌다. 사이영상 타이틀도 없었던 선수지만 워싱턴으로서는 기꺼이 위험부담도 감수했다.

하지만 계약 직후 스트라스버그는 급추락한다. 크고 작은 부상이 스트라스버그와 워싱턴을 괴롭혔다. 스트라스버그는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세 시즌 동안 8경기 출전에 그쳤고, 31⅓이닝 소화에 그쳤다. 2023년에는 신경계 계통의 이상까지 발견되며 정상적인 일상 생활조차 어려워졌고, 결국 지난해 6월 은퇴를 선언했다. 하지만 3년간 1억500만 달러에 이르는 잔여 연봉을 놓고 양자가 대립했고, 은퇴 기자회견까지 취소되면서 충돌했다. 워싱턴은 이 계약에 보험을 들지 않은 상황이었고, 일정 부분은 스트라스버그가 양보를 해야 한다고 버텼다. 반대로 선수 측은 7년 보장 계약은 은퇴와 관계 없이 이행되어야 하며, 스트라스버그가 현재 공을 던질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맞섰다.

이 때문에 스트라스버그는 서류상으로는 은퇴하지 않은 선수였지만, 7일(한국시간) 선수노조가 스트라스버그를 은퇴 선수로 공시하면서 이제는 공식적인 은퇴 선수가 됐다. 구단과 어느 정도의 합의가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워싱턴포스트’는 스트라스버그의 잔여 연봉 1억500만 달러 중 일부를 지불유예했다고 보도했다. 구체적인 조건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스트라스버그는 남은 연봉을 추후 나눠 받을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2억4500만 달러 대형 먹튀 계약은 메이저리그 역사에 남을 만한 전설적인(?) 악성 계약으로 남을 전망이다. 스트라스버그는 3년간 2020년 85개, 2021년 362개, 2022년 83개의 공을 던졌다. 3년간 530개의 공만 던진 셈이다. 2억4500만 달러로 나누면 공 하나당 6억2500만 원을 받은 셈이 됐다. 워싱턴으로서는 다시는 떠올리기 싫은 계약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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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라스버그를 잃은 워싱턴은 지루한 리빌딩 과정을 되풀이하고 있다. 2020년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5위, 2021년 5위, 2022년 5위, 2023년도 5위다. 2019년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던 팀이 4년 연속 꼴찌를 했다는 것인데 올해도 전망이 그렇게 밝지는 않다. 2022년 55승107패, 2023년도 71승91패에 그치는 등 그냥 꼴찌가 아닌 심각한 꼴찌였다. 스트라스버그에 들어가는 돈이 있어 대규모 전력 보강은 꿈도 꾸지 못하고 있다.

어쨌든 스트라스버그는 메이저리그 통산 247경기에서 113승62패 평균자책점 3.24, 1470이닝에서 1723탈삼진을 기록한 뒤 이 무대를 떠나게 됐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최고 스타로 대접 받으며 화려한 경력을 쌓았으나 결국 그를 기억하는 마지막 추억은 ‘먹튀’였고, 이는 꽤 오랜 기간 회자될 것으로 보인다. 허무한 결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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