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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는 7일(한국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와 경기에 선발 1번 중견수로 출전했으나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4월 2일 LA 다저스전까지만 해도 타율 0.316을 기록 중이었던 이정후는 최근 네 경기에서 안타 하나만 추가하는 빈공 속에 시즌 타율이 0.200까지 처졌다. 이정후의 타율은 직전 경기까지 0.226였으나 0.200으로 더 떨어졌고, 이날 볼넷도 고르지 못해 시즌 출루율은 종전 0.297에서 0.268로, 시즌 장타율은 0.323에서 0.286로 떨어졌다. 시즌 OPS(출루율+장타율)는 0.554로 더 떨어졌다.
이정후가 세 경기 연속 안타를 치지 못하는 것은 드문 일이다. 여기에 근래 들어서는 타구가 외야로 뻗지 않으면서 메이저리그 적응이 쉽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타구 속도는 충분히 빠른데 발사각이 잘 나오지 않는 것이다. 여기에 수비에서는 1회 아쉬운 타구 판단으로 결과적으로는 팀의 대량 실점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이정후로서는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최악의 날이라고 할 만했다.
한편 반대편에 있던 김하성도 이날 안타는 없었다. 김하성은 이날 선발 5번 유격수로 출전했지만 3타수 무안타 1볼넷 1득점을 기록했다. 김하성 또한 6일 무안타에 이어 2경기 연속 무안타를 기록하면서 타율이 떨어졌다. 김하성의 시즌 타율은 종전 0.216에서 0.200로 처졌고, 다만 이날 볼넷 하나를 골라 시즌 출루율은 0.302에서 0.298로 조금만 올랐다. 시즌 OPS는 0.623이다.
이날 샌디에이고는 선발 마이클 킹이 7이닝 동안 4피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선보이며 샌디에이고 이적 후 첫 승을 기록했다. 코스그로브, 콜렉, 수아레스로 이어지는 불펜도 샌프란시스코 타선을 묶었다. 타선에서는 주릭슨 프로파가 1회 결정적인 만루포를 터뜨렸고, 잰더 보가츠,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매니 마차도, 루이스 캄푸사노도 안타 하나씩을 추가했다.
반면 전날 끝내기 승리를 거둔 샌프란시스코는 이날 공격이 싸늘하게 침묵했다. 이날 샌프란시스코는 합계 4안타에 그쳤고, 라몬테 웨이드 주니어, 타이로 에스트라다, 마이크 야스트렘스키, 닉 아메드가 안타를 기록했다. 9번 타순에 위치한 아메드는 안타에 볼넷까지 분전했지만 1번 이정후의 침묵이 뼈아팠다. 선발 키튼 윈은 1회 만루포를 허용한 뒤 2회부터 6회까지 좋은 투구 내용으로 6이닝 4실점을 기록했지만 패전을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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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 개막 시리즈에서 뭔가를 보여줘야 하는 샌프란시스코는 이날 이정후(중견수)-라몬테 웨이드 주니어(1루수)-호르헤 솔레어(지명타자)-마이클 콘포토(좌익수)-맷 채프먼(3루수)-타이로 에스타라다(2루수)-마이크 야스트렘스키(우익수)-톰 머피(포수)-닉 아메드(유격수) 순으로 타순을 짰다. 최근 타격감이 좋은 마이클 콘포토를 4번 타순으로 올리고 맷 채프먼을 5번으로 내렸다. 주전 포수인 패트릭 베일리가 휴식을 취한 사이 톰 머피가 선발 마스크를 썼다.
선발은 샌프란시스코의 유망주 투수 중 하나인 키튼 윈(26)이었다. 윈은 2018년 샌프란시스코의 5라운드(전체 136순위) 지명을 받았고, 그간 선발로 육성된 선수였다. 지난해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9경기(선발 5경기)에서 1승3패 평균자책점 4.68을 기록했다. 올해는 로비 레이, 알렉스 콥의 부상에 힘입어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했고, 시즌 첫 등판이었던 2일 LA 다저스와 경기에서는 5이닝 3실점으로 무난한 모습을 보였다.
이에 맞서는 샌디에이고는 잰더 보가츠(2루수)-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우익수)-제이크 크로넨워스(1루수)-매니 마차도(지명타자)-김하성(유격수)-주릭슨 프로파(좌익수)-루이스 캄푸사노(포수)-타일러 웨이드(3루수)-잭슨 메릴(중견수)이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현재 팀이 낼 수 있는 최고 라인업을 동원했다고 해도 크게 틀린 말은 아니었다.
선발은 올 시즌 팀 내에서 가장 큰 기대를 모으고 있는 우완 마이클 킹(29)이었다. 킹은 2016년 드래프트에서 마이애미의 12라운드 지명을 받은 선수로 이후 뉴욕 양키스로 이적해 선발 및 불펜으로 활약했다. 지난해 49경기(선발 9경기)에서 4승8패 평균자책점 2.75를 기록하며 선발로서도 가능성을 보여줬다. 오프시즌 선발 보강이 급했던 샌디에이고는 후안 소토를 팔아 넘기는 대가로 양키스로부터 킹을 받았다. 당시 트레이드 패키지의 가장 중요했던 퍼즐 중 하나가 바로 킹이었다. 올해 두 차례 등판에서 평균자책점 6.14를 기록 중이었고 시즌 두 번째 선발 등판이었다.
그런데 1회 경기의 균형이 갑자기 무너졌다. 이정후의 아쉬운 수비가 그 발단이 됐다. 선두 잰더 보가츠가 중견수 방면으로 뜬공을 쳤다. 체공 시간이 길었고, 타구도 멀리 뻗지 않았다. 유격수나 2루수가 잡기는 어려웠지만 중견수의 수비 범위 내에 있었다. 이정후도 천천히 내려오며 이 타구를 잡으려고 했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내려오는 이정후의 속도가 붙지 않았고, 공을 놓친 듯 움직임이 적었다. 결국 이 타구가 이정후 바로 앞에 떨어지는 안타가 되며 무사 1루가 됐다. 아웃카운트가 올라갔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안타가 된 것이다.
윈은 침착함을 유지했다.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냈다. 이번에는 이정후가 실수하지 않았다. 이어 제이크 크로넨워스도 헛스윙 삼진으로 정리했다. 97마일에 이르는 빠른 공을 높은 쪽 코스에 연달아 뿌리며 힘으로 정리했다. 이정후의 마음 고생도 끝나는 듯했다. 그런데 매니 마차도가 안타를 치며 이 이닝을 끌고 갔다. 그리고 김하성이 타석에 들어서 윈을 괴롭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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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린 윈은 2사 만루에서 카운트를 잡아야 한다는 생각에 후속 타자 주릭슨 프로파를 상대로 초구 패스트볼을 한가운데 던졌다. 하지만 몰려도 너무 몰렸고, 결국 프로파가 우측 담장을 넘기는 그랜드슬램을 터뜨려 단번에 4-0을 만들었다. 결국 이정후의 아쉬운 수비 하나가 만루홈런까지 이어진 셈이 됐다.
공격에서 만회를 하려고 했지만 쉽지 않았다. 이정후는 1회 첫 타석에서 빗맞은 1루수 땅볼에 그쳤다. 초구 볼을 잘 지켜봤으나 2구째 한가운데 패스트볼을 놓쳤다. 1B-1S에서 3구째 체인지업을 받아쳤지만 타이밍이 잘 맞지 않았다. 샌프란시스코는 1사 후 라몬테 웨이드 주니어가 안타를 치고 나갔지만 후속타가 나오지 않아 이른 추격에는 실패했다.
샌디에이고도 추가점을 내는 건 쉽지 않았다. 2회에는 1사 후 잭슨 메릴이 볼넷을 골랐지만 견제에 걸렸다. 샌프란시스코는 2회 2사 후 마이크 야스트렘스키가 안타를 치고 나갔지만 톰 머피가 삼진으로 물러났다. 샌디에이고는 3회 1사 후 제이크 크로넨워스가 볼넷을 골랐지만 이번에는 매니 마차도가 병살을 치며 추가점을 얻지 못했다.
이정후는 0-4로 뒤진 3회 두 번째 타석을 맞이했다. 선두 닉 아메드가 범타로 물러난 가운데 이정후는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섰다. 이번에도 킹과 상대한 이정후는 초구 몸쪽 볼을 잘 봤다. 이어 2구째 슬라이더가 가운데 들어오자 이번에도 적극적으로 방망이를 냈지만 2루수 땅볼에 머물렀다. 첫 타석과 마찬가지로 잘 맞지 않은 타구였고 변화구에 타이밍이 약간 엇나가거나 혹은 정확하게 맞지 않았다.
김하성도 안타를 만들기가 쉽지 않았다. 4-0으로 앞선 4회 선두타자로 나왔지만 중견수 뜬공에 그쳤다. 엄청나게 끈질긴 승부였다. 3B로 유리한 카운트를 잡은 김하성은 4구와 5구 존을 통과하는 공을 그대로 지켜봤다. 김하성이 잘못한 게 아니라 윈의 바깥쪽 제구가 너무 정교했다. 쳐 봐야 좋은 타구를 만들기 쉽지 않았다. 이렇게 풀카운트에서 김하성은 네 개 연속 파울을 치면서 끈질기게 버텼다. 다만 10구째 낮은 스플리터에 손이 따라 나갔고, 맞히기는 했으나 안타를 만들기는 쉽지 않은 코스로 향했다. 윈의 가장 큰 무기인 스플리터의 낙폭이 좋았다. 10구 승부를 벌였지만 마지막 결과는 조금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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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에이고와 샌프란시스코 모두 5회까지 이렇다 할 공격 활로를 만들지 못했다. 이정후는 5회 좋은 수비도 선보이며 1회 수비에서의 실수를 만회했다. 5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잭슨 메릴이 가운데 담장까지 가는 큰 타구를 날렸다. 타구 속도 103.5마일에 394피트(120m)를 날아간 타구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타구를 잘 판단하고 있었던 이정후가 전력으로 쫓아가 펜스에 부딪히면서 이 타구를 잡아냈다. ‘베이스볼 서번트’에 따르면 기대 타율이 무려 0.800에 이르는 타구였지만 이정후가 이 2루타성 타구를 지워낸 것이다. 1회 수비 실수의 마음 부담을 조금은 내려놓을 수 있는 타구였다. 야스트렘스키도 글러브로 이정후의 엉덩이를 쳐주며 힘을 불어넣었다. 이정후는 이후에도 중견수 방면으로 오는 타구를 안정적으로 처리했다.
다만 공격이 쉽게 안 풀렸다. 여전히 4-0으로 샌디에이고가 4점을 앞서 있는 가운데 이정후는 0-4로 뒤진 6회 세 번째 타석을 맞이했다. 선두 닉 아메드가 번트 안타를 치고 나간 상황에서 무사 1루였다. 다만 이번에도 이정후의 안타가 나오지는 않았다. 이번에도 킹을 상대한 이정후는 초구 스위퍼를 지켜본 뒤 2구째 높은 쪽 패스트볼에 방망이를 내 이번에는 타구를 외야로 보냈지만 좌익수 뜬공에 그쳤다. 이정후와 높은 쪽 코스의 궁합이 잘 맞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었는데 이번에도 확실한 장타를 만들어내지는 못했다. 이정후가 범타로 물러난 샌프란시스코는 후속 타자인 라몬테 웨이드 주니어와 호르헤 솔레어도 안타를 치지 못하면서 0의 침묵을 이어 갔다.
김하성도 7회 세 번째 타석을 맞이했지만 1루수 뜬공에 그치며 역시 안타 생산에 실패했다. 샌프란시스코는 0-4로 뒤진 7회 2사 후 타이로 에스트라다의 안타, 마이크 야스트렘스키의 볼넷으로 1,2루 기회를 잡았지만 톰 머피가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며 이번에도 0에서 탈출할 기회를 놓쳤다.
이정후에게 다시 기회가 왔다. 0-4로 뒤진 8회 선두 닉 아메드가 볼넷을 골라 나갔고, 마운드에는 이정후의 메이저리그 데뷔 홈런 상대인 좌완 톰 코스그로브였다. 이정후는 당시 코스그로브의 스위퍼를 상대로 홈런을 쳤던 좋은 기억이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아쉬운 결과가 나왔다. 초구 한가운데 싱커를 지켜본 이정후는 1S에서 2구째 패스트볼이 몸쪽으로 들어오자 이를 잡아당겼지만 빠른 타구는 아니었고 하필 그 코스에는 1루수 크로넨스가 지키고 있었다. 크로넨워스가 일단 2루를 한 번 봤지만 1루를 먼저 밟았다. 아메드는 2루까지 진루해 진루타에 머물렀다. 이렇게 이정후는 이날 네 타석 모두 범타에 머물렀다.
김하성도 3타수 무안타가 최종 성적이었다. 9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우전 안타성 타구를 날렸지만 1루수 윌머 플로레스가 이를 몸을 날려 잡아냈다. 이어 베이스커버에 들어오던 투수 아비야에게 넘겼고, 간발의 차이로 김하성이 아웃됐다.
1회 샌디에이고가 4득점한 뒤 어떤 팀도 스코어보드에 점수를 새기지 못한 이 경기는 끝까지 반전 없이 끝났다. 샌디에이고는 1회 4득점이 전부였고, 샌프란시스코는 단 1점도 내지 못하고 그대로 경기가 끝났다. 샌디에이고는 4-0으로 앞선 9회 마무리 로베르트 수아레스가 마운드에 올라 경기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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