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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리에 왕' 김민재 벤치 소식에 이탈리아 응답…인터 밀란 "김민재가 수비 보강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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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김민재(27, 바이에른 뮌헨)가 시련의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여전히 빅클럽이 원하는 수비수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이어 인터 밀란도 눈독을 들이기 시작했다.

이탈리아 매체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는 22일(한국시간) "인터 밀란이 프란체스코 아체르비의 대체자로 김민재를 영입하는 걸 꿈꾸고 있다"고 밝혔다.

아체르비의 이탈을 대비하는 차원이다. 30대 중반의 베테랑 수비수인 아체르비는 최근 나폴리와 경기 도중 후안 제주스에게 인종차별 발언을 한 의혹을 받고 있다. 경기 당시 둘이 신경전을 벌인 뒤 제주스가 주심에게 다가가 유니폼 소매에 부착된 인종차별 금지 패치를 가리킨 게 중계 영상에 잡혔다.

제주스의 항의가 정확하게 알려지지는 않았으나 현지 언론은 아체르비의 입모양을 통해 '깜둥이'라는 속어를 사용했다고 입을 모은다. 제주스도 논란이 커지자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아체르비가 흑인을 비하하는 '니그로(Negro)'라는 단어를 사용했다고 폭로했다.

아체르비는 제주스의 주장에 "인종차별 발언을 한 적이 없다"고 항변했다. 그는 "제주스가 오해를 한 것 같다. 나는 결코 인종차별 발언을 하지 않았다. 내가 무슨 말을 했는지 내가 제일 잘 안다"라고 했다. 아체르비는 니그로가 아닌 'ti faccio nero(널 패서 검게 만들어주겠어)'라는 욕설을 했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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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된 의견 속에 아체르비는 이번 논란으로 이탈리아 대표팀에서도 낙마했다. 3월 미국에서 열리는 베네수엘라, 에콰도르와 두 차례 A매치 평가전을 치르는 이탈리아는 명단에 포함됐던 아체르비를 제외했다. 이탈리아축구협회는 "아체르비는 인종차별 의도가 없었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하지만 평정심을 유지하기 힘들다고 판단해 이번 A매치에 빠지기로 했다"고 밝혔다.

징계 가능성도 있다. 규정에 따르면 인종차별 발언이 유죄로 인정될 경우 최소 10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받게 된다. 아체르비가 부인하고 있어 조사에 대한 결론이 나올 때까지 상당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아체르비의 무죄 가능성이 있지만 이번 논란으로 경기에 집중하지 못할 수 있어 인터 밀란이 여러 시나리오를 구성하기 시작했다.

아체르비가 1988년생으로 나이가 많다보니 대체자를 구하는 쪽으로 무게가 실린다. 그 대상으로 김민재가 떠올랐다. 김민재는 지난 시즌 나폴리 소속으로 이탈리아 세리에A를 정복했다. 페네르바체(튀르키예)에서 넘어온 첫 시즌이었음에도 나폴리의 주전을 차지한 뒤 최고 반열에도 올랐다.

김민재는 나폴리에서 뛴 세리에A 35경기에서 3,055분을 소화했다. 수비력과 관련한 기록을 보면 경기당 1.6회 태클, 1.2회 가로채기, 3.5회 클리어링 등 우월한 모습을 보여줘 나폴리 팬들로부터 '철기둥'이라는 칭찬을 들었다. 이런 활약으로 나폴리가 33년 만에 세리에A 트로피를 드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시즌 전체 45경기에 나서 2골 2도움으로 공수에 걸쳐 영양가가 높다는 평가를 이끌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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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활약이 1년 내내 이어지면서 세리에A 사무국은 지난 시즌 리그 최우수 수비수로 김민재를 공식 선정했다. 2019년 처음 제정된 올해의 수비수상이었기에 아시아 선수로는 처음 받는 기념비적인 사건이었다. 이를 통해 지난해 축구선수 개인상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프랑스풋볼 발롱도르에서 22위에 오르기도 했다. 수비수로서는 전 세계 1위에 해당하는 쾌거였다.

나폴리의 핵심 자원으로 우승을 달성한 김민재의 등장으로 유럽 이적시장이 들썩였다. 결과적으로 5,000만 유로(약 725억 원)를 투자한 바이에른 뮌헨 유니폼을 입었다. 김민재는 나폴리에서 그랬던 것처럼 바이에른 뮌헨에서도 바로 주전으로 도약해 독일 분데스리가에 순조롭게 안착했다. 매 경기 풀타임을 소화하느라 오히려 혹사 걱정을 들을 정도였다.

그런데 지금은 벤치로 전락했다. 겨울 이적 시장을 통해 합류한 에릭 다이어에게 주전 자리를 내주고 3옵션으로 내려앉았다. 김민재도 처음 겪어보는 일이다. 프로 초기부터 늘 주전으로 뛰어왔다. 신인이 버티기 쉽지 않았던 1강 시절의 전북 현대에서도 데뷔 1년 차부터 주전으로 뛰었던 김민재다. 해외 진출 후에도 늘 주전이었다. 베이징 궈안(중국)과 페네르바체, 나폴리까지 매년 유니폼을 달리하고, 레벨업을 하면서도 주전 입지를 놓친 적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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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고, 김민재는 제자리를 찾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다이어에게 주전 자리를 내준 김민재는 'T 온라인'을 통해 "한 번도 경험해본 적이 없는 상황이다. 그동안은 내가 컨디션이 좋지 않더라도 항상 출전했었다. 그런데 이제는 다르다"며 "동료들의 경기력이 좋으면 내가 빠질 수 있다. 그만큼 바이에른 뮌헨에는 좋은 선수가 정말 많다. 내가 못 뛸 수도 있다"라고 받아들였다.

김민재는 차분하게 제자리를 찾길 원하지만 워낙 기본 실력이 있다보니 이적설로 번지고 있다. 앞서 영국 언론을 중심으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김민재 영입에 다시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알려졌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도 지난해 여름 김민재 영입을 희망했으나 바이에른 뮌헨에 밀렸다.

여기에 아체르비 사태로 센터백 보강이 필요한 인터 밀란도 가세했다. 또 다른 매체 '블라스팅 뉴스'도 "김민재는 최근 바이에른 뮌헨에서 기용되는 횟수가 줄었다. 인터 밀란이 관심을 가지고 관찰하기 시작했다"며 "인터 밀란과 바이에른 뮌헨은 지난해 뱅자맹 파바르와 얀 좀머를 거래했던 사이다. 두 클럽의 관계는 아주 좋다"고 기대했다.

만약 김민재가 인터 밀란에 합류한다면 단숨에 수비 핵심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곁들였다. 매체는 "김민재는 아체르비의 자리를 대신할 수 있고 파바르, 알레산드로 바스토니와 스리백도 형성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지금도 세리에A에서 최고 수준인 인터 밀란의 후방이 더 경쟁력 좋아질 것"이라고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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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시련의 시간 속에 한국 축구대표팀에 합류한 김민재는 21일 열린 태국과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에 출전해 모처럼 풀타임을 뛰었다. 최근 실전이 부족했는지 실점 장면에서 다소 아쉬움이 엿보였다.

김민재는 뒤에서 쇄도하는 태국 공격수를 체크하지 못했고 슈팅 장면을 멍하게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실점 뒤에 동료들에게도 미안하다는 손짓을 보내며 아쉬워했다. 김민재는 바이에른 뮌헨에서 뛰지 못한 부분에 대해 "개인적으로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10분에서 거의 15분 정도만 뛰고 온 상황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했다. 좋은 경기력을 보이지 못해 죄송하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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