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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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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리즈 게임노트] ‘4321억’ 야마모토 재앙의 MLB 데뷔전… 고척돔 타격 핵전쟁, 결국 SD가 웃었다, 오타니-김하성 모두 고개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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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고척, 김태우 기자]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경기에서도 보기 드문 화끈한 타격전이 고척돔에서 펼쳐졌다. 서울시리즈 1차전이 투수전에 가까웠다면, 2차전은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는 타격전이 벌어졌다. 이 타격전 양상에서 데뷔전이 큰 기대를 모았던 야마모토 요시노부(LA 다저스)가 녹아내린 가운데, 샌디에이고가 전날의 전철을 되풀이하지 않고 승리하며 서울시리즈를 1승1패로 마쳤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2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LA 다저스와 2차전에서 장단 17안타를 터뜨린 폭발적인 타격에 힘입어 LA 다저스의 막판 추격을 뿌리치고 15-11로 이겼다. 전날 7회까지 2-1로 앞서고 있다 8회 4점을 허용하고 역전패했던 샌디에이고는 전날 빚을 갚으며 서울시리즈에서 1승을 건진 채 미국으로 돌아간다.

경기 내내 어지러운 타격전 양상이었다. 샌디에이고가 1회 상대 선발 야마모토를 완전히 무너뜨리며 5점을 뽑아 기선을 완전히 제압했지만, 다저스가 포기하지 않고 야금야금 쫓아가는 양상이 이어졌다. 샌디에이고가 5-2로 앞선 3회 4점을 뽑아 9-2로 달아나며 경기 주도권을 잡는 듯했으나 다저스가 3회 4점을 도로 추격했고 5회 무키 베츠가 2점 홈런을 날리며 추격해 경기가 마지막까지 재밌게 이어졌다.

다저스는 8-12로 뒤진 7회 1점, 그리고 8회 2점을 만회하며 1점차까지 추격했다. 하지만 샌디에이고는 9회 침묵하던 ‘대장’ 매니 마차도가 결정적인 3점 홈런을 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샌디에이고는 선발 조 머스그로브가 2⅔이닝 동안 7피안타 2볼넷 2탈삼진 5실점으로 부진했다. 하지만 세 번째 투수로 나선 마이클 킹이 3⅓이닝 동안 3실점으로 일단 잘 막으며 흐름을 끊었다. 마무리로 나선 로베르트 수아레스는 시즌 첫 세이브를 수확했다.

타선에서는 상위타선이 대단한 힘을 과시했다. 1번 잰더 보가츠가 5타수 2안타 1볼넷 2타점 3득점, 2번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가 4타수 2안타 1볼넷 1타점 2득점, 3번 제이크 크로넨워스가 4타수 4안타 4타점 2득점, 4번 매니 마차도가 9회 결정적인 홈런으로 3타점을 수확했다. 포수 루이스 캄푸사노는 6타수 3안타, 3루수 테일러 웨이드도 2안타, 9번 잭슨 메릴도 2안타를 기록하는 등 이날 샌디에이고는 17안타로 타올랐다. 다만 김하성은 이날 4타수 무안타 1볼넷에 그쳐 다소간 아쉬움을 남겼다. 희생플라이로 타점 하나는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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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저스는 큰 기대를 모았던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충격적인 데뷔전을 가졌다. 야마모토는 이날 1이닝 동안 43개의 공을 던지며 4피안타 1볼넷 2탈삼진 5실점의 부진으로 조기 강판되는 충격을 안았다. 두 번째 투수 마이크 그로브는 2이닝 4실점(3자책점)을 기록하는 등 경기 초반 선발 요원들이 잘 버티지 못하며 경기가 힘들어졌다.

타선은 리드오프인 무키 베츠가 5타수 4안타(1홈런) 6타점이라는 어마어마한 괴력을 선보이며 팀 타선을 주도했다. 윌 스미스도 6타수 4안타를 기록했고 맥스 먼시, 제이슨 헤이워드, 개빈 럭스도 안타 두 개씩을 기록했으나 팀 승리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오타니 쇼헤이는 5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했으나 잘 맞은 타구가 넘어가지 않는 등 조금 아쉬운 모습이 있었다.

◆ 개막전 승패를 바꾼 그 글러브, 2차전 라인업 큰 변화 없었다

대한민국에서의 역사적인 첫 메이저리그 경기인 ‘서울시리즈’ 1차전은 LA 다저스의 5-2 역전승으로 끝났다. 이 경기는 다저스로서는 굉장히 중요한 경기였다. 오프시즌을 앞두고 오타니 쇼헤이(10년 총액 7억 달러), 야마모토 요시노부(12년 총액 3억2500만 달러)라는 거대 쇼핑을 한 다저스는 올해 월드시리즈 우승이 아니면 실패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이 때문에 다저스는 올해 시즌 초반부터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었고 그 흐름을 가늠할 수 있는 게 바로 서울시리즈였다.

다저스는 1차전에서 경기 초반 타선이 제대로 풀리지 않으며 끌려갔으나 막강한 불펜의 힘, 그리고 1-2로 뒤진 8회 터진 타격과 상대 1루수 제이크 크로넨워스의 글러브가 끊어지는 행운까지 등에 업고 8회에만 4득점해 5-2로 역전승했다. 8회 1사 1,2루에서 개빈 럭스의 1루 땅볼 때 병살이 될 수도 있었던 타구를 크로넨워스가 잡았으나 글러브 끈이 끊어지면서 공이 그대로 글러브를 통과해 우전 안타가 됐고 결국 샌디에이고 대량 실점의 빌미가 됐다. 경기 후 크로넨워스는 “아주 쉬운 더블 플레이라고 생각했다. 첫 바운드에서 잡았다. 어떻게 이야기를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아쉬워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는 다소간 시끄러운 일도 있었다. LA 다저스 쪽이었다. 오타니 쇼헤이의 통역으로 유명한 미즈하라 잇페이가 불법 도박을 한 사실을 인정해 다저스로부터 해고된 것이다. 미즈하라는 니혼햄 시절부터 오타니와 친분이 있었고, 2018년 시즌을 앞두고 오타니가 LA 에인절스로 진출하자 통역으로 고용돼 함께 태평양을 건넜다. 다저스로 이적한 뒤에도 미즈하라는 오타니 통역으로 활약하며 현지의 관심을 함께 모았다. 당연히 이번 서울시리즈에도 동행해 20일까지도 더그아웃에 있었다.

그러나 미즈하라는 남캘리포니아의 한 불법 도박 업체에서 스포츠베팅을 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아직 스포츠베팅을 합법화하지 않은 캘리포니나주에서는 불법이었다. 게다가 미즈하라는 과한 베팅으로 2021년 이후 3년 만에 빚이 450만 달러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오타니가 대신 갚아주려고 했다, 그것이 아니라 미즈하라가 오타니의 계좌에 남몰래 손을 대 빼돌린 뒤 도박 빚을 갚았다는 이야기가 엇갈리게 나오면서 메이저리그 전체가 시끄러웠다. 다저스는 곧바로 미즈하라를 해고했고, 미즈하라는 20일 경기가 끝난 뒤 클럽하우스에서 선수단에 사과한 뒤 짐을 쌌다. 오타니의 마음이 무너지는 것은 물론이고, 팀 분위기 또한 뒤숭숭할 수밖에 없었다.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은 21일 경기 전 기자회견장에 착석하자마자 수많은 미디어로부터 미즈하라에 대한 질문을 받아야 했다. 그러나 로버츠 감독은 구단의 지침을 시사한 듯 미즈하라에 대한 모든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다만 오타니는 정상적으로 출전한다고 공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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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저스는 이날 전날과 라인업이 다르지 않았다. 무키 베츠(유격수)와 오타니 쇼헤이(지명타자)가 막강한 테이블세터를 이루고, 프레디 프리먼(1루수)-윌 스미스(포수)-맥스 먼서(3루수)가 중심타순을 이뤘다. 그 다음으로는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좌익수)-제임스 아웃맨(중견수)-제이슨 헤이워드(우익수)-개빈 럭스(2루수)가 줄을 섰다. 역사적 MVP 트리오인 베츠-오타니-프리먼이 전날과 마찬가지로 1~3번에 나란히 포진했다.

선발 투수는 미즈하라 잇페이 다음으로 주목을 받은 선수였다. 바로 올 시즌을 앞두고 메이저리그 투수 최고 금액 역사를 다시 쓰며 입단한 야마모토 요시노부였다. 야마모토의 메이저리그 데뷔전이기도 했다. 야마모토는 일본을 평정한 선발 투수 출신이다. 최근 3년간 일본 최고 투수에게 주는 사와무라상을 싹쓸이했다. 지난 3년 동안 49승16패 평균자책점 1.44를 기록하며 무적의 포스를 뽐냈다. 당장 지난 오프시즌 메이저리그 이적시장 투수 최대어로 뽑힌 가운데 다저스 유니폼을 입었다. 다저스뿐만 아니라 메이저리그 전체의 시선이 쏠린 경기였다.

이에 맞서 전날 패배 설욕을 노렸던 샌디에이고도 라인업에 손을 대지 않았다. 전날 빈공이었기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그렇지 않았다. 이날 샌디에이고는 잰더 보가츠(2루수)-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우익수)-제이크 크로넨워스(1루수)-매니 마차도(지명타자)-김하성(유격수)-주릭슨 프로파(좌익수)-루이스 캄푸사노(포수)-테일러 웨이드(3루수)-잭슨 메릴(중견수) 순으로 타순을 짰다. 마이크 실트 샌디에이고 감독은 경기 전 김하성이 해당 타순에서 많은 것을 할 수 있는 선수라며 든든한 신뢰를 드러냄과 동시에 5번 타순에 투입하는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선발 투수는 조 머스그로브였다. 머스그로브는 2016년 휴스턴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피츠버그를 거쳐 2021년 샌디에이고에 입단한 베테랑 선발이다. 메이저리그 통산 188경기(선발 162경기)에 나가 60승57패 평균자책점 3.75를 기록했다. 샌디에이고 이적 후 다르빗슈와 더불어 팀 로테이션을 이끌었다. 다르빗슈가 전날 3⅔이닝밖에 던지지 못해 사실 불펜 소모가 심했던 샌디에이고였다. 사실 서울시리즈 2연전에서 불펜 투수에게 연투를 강요하는 건 가혹한 일이었다. 이 때문에 머그그로브가 최대한 많은 공을 던지고, 선발로 나설 수 있는 마이클 킹을 뒤에 붙이는 동시에 필승조 소모를 최소화하겠다는 전략이었다.

◆ 이럴 수가… 야마모토 최악의 날, 고척돔 화끈한 타격전으로

수준급 투수들의 맞대결이라 전날처럼 비교적 투수전의 양상으로 흘러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그 전망은 1회초 샌디에이고의 공격부터 완전히 깨졌다. 다저스 선발 야마모토가 고척돔 마운드에서 진땀을 흘렸다. 구속 자체는 정상적이었다. 일본에서 던지던 것과 그렇게 큰 차이가 없었다. 구종 하나를 봉쇄한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커맨드가 좋지 않았고, 볼이 많았다. 원하는 곳에 공이 들어가지 않거나, 혹은 몰리거나 둘 중에 하나였다. 샌디에이고 타자들이 화끈한 타격으로 신고식을 준비했다.

선두 타자이자 전날 2안타를 기록하며 팀 내 타자 중 유일하게 분전한 잰더 보가츠가 좌전 안타로 포문을 열었다. 이어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는 팔꿈치에 공을 맞아 나갔다. 야마모토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어 제이크 크로넨워스가 야마모토의 스플리터를 제대로 받아쳐 우익수 옆에 떨어지는 2타점 3루타를 날렸다. 야마모토의 전매특허로 많은 이들이 궁금해했던 스플리터가 한가운데 떨어지는 최악의 상황이 됐다. 더 큰 것을 허용하지 않은 게 다행이었지만, 코스가 좋아 주력이 좋은 1루 주자 타티스 주니어까지 홈을 밟았다.

야마모토는 이후에도 상황을 제어하지 못했다. 매니 마차도에게도 볼넷을 내줬다. 투수 코치가 급히 마운드에 올라 야마모토와 대화를 나눴을 정도였다. 야마모토의 장점인 커맨드가 전혀 살지 않았다. 이어진 무사 1,3루에서 김하성에게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허용해 1점을 더 내줬다. 사실 여기서 추가 실점을 막았다면 2회부터는 안정을 찾을 수도 있었으나 그렇지도 못했다. 이날 야마모토의 실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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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으로 뒤진 1사 1루에서 주릭슨 프로파의 타석 때 폭투가 나왔고 2사 2루에서는 루이스 캄푸사노에게 적시 2루타를 허용해 1점을 더 내줬다. 이어 테일러 웨이드에게도 적시타를 맞아 1회에만 무려 5점을 내줬다. 1회 투구 수가 43개에 이르렀다. 야마모토로서는 정신 없는 1회가 지나갔고, 샌디에이고는 확실하게 기선을 제압할 수 있었다.

그러나 리그 최강의 타선을 구축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다저스 선은 역시 만만치 않았다. 샌디에이고가 도망가면, 다저스가 따라가는 양상이 이어졌다. 다저스는 0-5로 뒤진 1회 1사 후 오타니가 우전 안타를 치며 포문을 열었다. 전날 두 개의 안타를 친 오타니는 이날도 첫 타석부터 안타를 만들어내며 좋은 컨디션과 더불어 미즈하라 사태가 자신의 경기력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음을 드러냈다.

이어 다저스는 프레디 프리먼이 볼넷을 골라 뒤를 받쳤고, 윌 스미스가 중견수 방면으로 2루타를 치며 2루 주자 오타니를 불러들였다. 다만 이후 맥스 먼시가 삼진으로 아웃됐고,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의 볼넷으로 이어진 2사 만루 기회에서는 제임스 아웃맨이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나며 추가 득점은 하지 못했다.

다저스는 2회 새로운 투수를 마운드에 올렸다. 1회 고전한 야마모토를 그대로 빼버리는 강수를 둔 것이다. 야마모토로서는 굴욕과 같은 일이지만, 다저스는 더 점수를 내주면 어렵다는 판단을 했다. 다저스는 선발 자원으로 육성된 마이크 그로브를 2회 두 번째 투수로 올렸다. 그로브가 2회를 무실점으로 정리하고 일단 샌디에이고의 흐름을 끊자, 다저스는 2회 한 점을 더 만회했다. 다저스는 1-5로 뒤진 2회 1사 후 개빈 럭스가 안타를 치고 나갔고, 무키 베츠도 3루수를 맞고 지나가는 안타를 날려 1사 2,3루를 만들었다. 여기서 오타니가 우익수 방면으로 큼지막한 타구를 날렸다. 홈런을 기대할 만한 궤적이었는데 넘어가지 않았다. 다만 3루 주자가 들어오기는 충분한 희생플라이였다.

그러나 그로브도 샌디에이고 타선을 한 이닝 이상 버티지 못했다. 샌디에이고는 5-2로 앞선 3회 1사 후 루이스 캄푸사노가 안타를 치고 포문을 다시 열었다. 이어 테일러 웨이드가 안타로 뒤를 받쳐 1,2루를 만들었다. 하위 타선의 활약이 대단했다. 그러자 잭슨 메릴이 우전 안타를 터뜨리며 1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여기서 어제부터 타격감이 좋았던 잰더 보가츠가 중전 적시타를 터뜨려 두 명의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다시 흐름이 샌디에이고 쪽으로 넘어가는 순간이었다.

7-2, 1사 1,3루로 이어진 다음 상황에서는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의 3루 방면 날카로운 타구를 3루수 맥스 먼시가 잘 처리하지 못하면서 한 명의 주자가 더 들어왔다. 그리고 제이크 크로넨워스의 희생플라이가 이어지며 9-2, 점수차는 7점까지 벌어졌다. 경기가 초반이라고는 해도, 샌디에이고가 무난하게 경기 주도권을 잡고 승리로 가는 그림을 그릴 수 있었다.

◆ 이어진 다저스 맹추격전, 끝까지 긴장 놓지 못했지만… ‘대장’의 한 방 터졌다

그러나 샌디에이고는 3회까지 9점을 뽑고도 승리를 장담하지 못했다. 다저스 타선은 다저스 타선이었다. 맹렬한 추격전이 이어졌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달렸다. 3회 4점을 뺏긴 다저스는, 3회 4점을 고스란히 만회했다. 3회 선두 윌 스미스가 안타를 치고 나갔고, 뒤이어 맥스 먼시도 좌전 안타로 뒤를 받쳤다. 무사 1,2루에서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의 땅볼로 1사 2,3루가 됐고 여기서 제임스 아웃맨의 1루 땅볼 때 1점을 만회(3-9)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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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진 2사 후 다저스의 집중력이 대단했다. 2사 3루에서 제이슨 헤이워드의 적시타로 1점을 더 만회하며(4-9) 조 머스그로브를 끝내 강판시켰다. 전날 다르빗슈가 초반부터 불어난 투구 수에 걸려 4이닝을 채우지 못했는데 부진했던 머스그로브는 3이닝도 채우지 못한 것이다. 다저스는 2사 1루에서 개빈 럭스가 바뀐 투수 톰 코스그로브를 상대로 안타를 쳐 1,2루를 만든 뒤 해결사인 무키 베츠가 등장했다. 전날부터 몸놀림이 가볍던 베츠는 즉시 두 명의 주자를 불러들이는 2타점 2루타를 쳐 경기는 6-9, 3점차가 됐다. 이제는 알 수 없는 점수차가 됐다.

4회 양팀 모두 점수가 없었고, 5회 샌디에이고가 1점을 도망갔다. 선두 잭슨 메릴이 2루타를 치고 나가 단번에 득점권에 위치했고 1사 후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의 안타로 1,3루를 만든 뒤 제이크 크로넨워스의 적시타 때 1점을 보탰다. 하지만 다저스는 곧바로 또 따라갔다. 6-10으로 뒤진 5회 선두 제이슨 헤이워드의 안타에 이어 1사 후 무키 베츠가 2점 홈런을 터뜨리며 점수차를 2점차까지 좁혔다. 베츠의 홈런은 올 시즌 메이저리그 첫 홈런이기도 했다. 샌디에이고 세 번째 투수 마이클 킹의 몸쪽 싱커를 기술적으로 앞쪽에서 받아쳐 홈런을 만들었다. 메이저리그 30개 구장 모두에서 넘어가는 의심의 여지가 없는 홈런이기도 했다. 이제 쫓기는 쪽은 샌디에이고였다.

샌디에이고 타선은 야금야금 도망갔다. 10-8로 앞선 6회 1사 후 주릭슨 프로파가 볼넷을 골랐고 폭투 때 대주자 호세 아소카가 2루에 갔다. 여기서 루이스 캄푸사노가 적시 2루타를 터뜨리며(11-8) 1점을 도망갔다. 캄푸사노의 타격감이 뜨거웠다. 11-8로 앞선 7회에는 선두 잰더 보가츠가 볼넷을 고른 뒤 1사 2루에서 제이크 크로넨워스의 안타로 1,3루를 만들었고 이어 매니 마차도의 볼넷으로 만루를 만들었다. 김하성이 포수 파울플라이로 물러나며 아쉬움을 남겼으나 호세 아소카의 3루 땅볼 때 3루수 맥스 먼시의 포구 실책이 나오면서 행운의 1득점을 했다.

이제 12-8, 다저스에게 남은 공격 기회는 두 번이었다. 사실 4점이 멀어보일 수도 있었지만 최강 타선을 보유한 다저스는 포기를 몰랐다. 게다가 전날에도 1-2로 뒤진 8회 4득점하며 경기를 뒤집은 적이 있는 다저스였다. 7회까지 조 머스그로브, 톰 코스그로브, 마이클 킹, 마쓰이 유키까지 네 명의 투수를 쓴 샌디에이고는 또 8회 고민에 시달렸다. 마쓰이를 소화한 상황에서 마무리인 루이스 수아레스는 9회를 위해 아껴야 했다. 그 고민을 다저스는 또 파고들었다. 질릴 수준의 추격전이었다.

다저스는 8회 스테픈 코렉을 상대로 선두 테오스카 에르난데스가 볼넷을 골라 다시 출루했다. 이어 제임스 아웃맨이 몸으로 날아오는 공을 피하지 않고 맞아 1,2루를 만들었다. 또 경기장 분위기가 요상해졌다. 제이슨 헤이워드의 1루 땅볼 때 전날과 달리 글러브 끈이 끊어지지 않은 제이크 크로넨워스가 정확한 판단으로 3루에 뿌려 2루 주자를 잡아내 1사 1,2루가 이어졌다. 개빈 럭스가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나자 샌디에이고 벤치는 마무리 루이스 수아레스를 올렸다. 네 개의 아웃카운트를 맡긴다는 생각이었다. 그 정도는 가능할 것으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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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수아레스가 올라오자마자 폭투로 2사 2,3루가 됐고 여기서 무키 베츠가 안타를 쳤다. 유격수 김하성과 2루수 잰더 보가츠의 사이로 빠지는 공이었다. 여기서 보가츠가 몸을 날려 공이 외야로 나가는 것은 막았으나 3루 주자가 들어오기는 무난했고 2루 주자도 중계가 잘 되지 않은 사이 재빨리 홈을 밟아 2점을 추가했다. 12-11, 1점차가 되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2사 2루에서 엄청난 기대와 함께 타석에 선 오타니 쇼헤이가 2루 땅볼에 그쳐 다저스는 동점까지 가지는 못했다.

그러자 샌디에이고는 9회 이 지긋지긋한 타격전에 마침표를 찍었다. 12-11, 1점차로 앞선 9회 선두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가 볼넷을 골라 출루했고, 제이크 크로넨워스가 투수 맞고 크게 튀는 우전 안타를 쳐 1,3루를 만들었다. 여기서 1차전은 물론 2차전 전 타석까지도 유독 침묵하던 매니 마차도가 승부에 쐐기를 박는 3점 홈런을 터뜨려 고척돔에 몰린 샌디에이고 팬들을 열광케 했다. 15-11이 됐고, 이제는 다저스가 더 따라오기는 어려운 흐름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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