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깡패 축구'가 따로 없다. 프리미어리그 4위에 오른 팀이 저지른 만행에 토트넘이 분개했다.
다만 주장 손흥민 만큼은 화를 참으며 팀 동료들을 말렸다. 더 이상의 불상사를 막고 팀이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행동을 펼쳤다.
토트넘은 10일 영국 버밍엄 빌라파크에서 열린 2023-2024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애스턴 빌라와의 홈 경기에서 후반 5분 제임스 매디슨의 선제골, 후반 8분 브레넌 존슨의 추가골, 후반 추가시간 손흥민의 쐐기골, 역시 후반 추가시간 티모 베르너의 마지막 골을 묶어 4-0 대승을 거뒀다.
토트넘은 애스턴 빌라보다 한 경기 덜 치른 상태에서 승점 53을 기록, 승점 55인 홈팀을 바짝 뒤쫓는 4위가 됐다.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자력 진출이 가능하게 됐다.
손흥민은 이날 존슨과 베르너의 골을 도와 시즌 7~8호 도움을 기록했다. 13골을 합쳐 이번 시즌 공격포인트 20개를 달성했다. 이어 골까지 넣으며 14호골을 만들더니 시즌 8호 어시스트까지 내달렸다.
토트넘이 이기면서 환하게 웃은 날이었지만 원정팬 입장에선 화가 나는 일도 있었다. 후반 21분 토트넘 레프트백 데스티니 우도기가 유려한 드리블을 펼치며 적진을 공략하려고 할 때 상대팀 미드필더 존 맥긴에게 말도 안되는 반칙을 당했기 때문이다.
맥긴은 갑자기 질주하더니 자신의 오른쪽 다리로 우도기의 오른쪽 허벅지를 강하게 타격했다. 우도기는 바로 쓰러졌고 이내 일어나 맥긴에 다가가려 했으나 통증이 심했던 듯 다시 주저 앉았다.
이 때 이날 득점한 존슨과 쉼 없는 전방 압박으로 상대를 괴롭힌 데얀 쿨루세브스키가 맥긴에게 달려가 서로의 몸이 닿을 뻔 했다.
사건이 심각해지려는 찰나에 손흥민이 등장했다. 손흥민은 존슨과 애스턴 빌라 선수들 사이를 떼어놓으며 말렸고, 더 이상의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맥긴은 당연히 다이렉트 레드카드를 받았다.
토트넘 선수들 입장에선 화가 날 만하다. 지난해 11월에도 미드필더 로드리고 벤탄쿠르가 살인 태클러로 유명한 매트 캐시의 거친 반칙에 실려나가 적지 않은 기간 재활을 했기 때문이다.
우루과이 국가대표 미드필더 벤탄쿠르는 지난해 11월27일 애스턴 빌라와의 홈 경기에서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했다.
애스턴 빌라전은 벤탄쿠르에게 남다른 의미를 지닌 경기였다. 지난 2월 2022-2023시즌 프리미어리그 23라운드 레스터 시티전에서 선발로 나와 왼쪽 무릎 십자인대가 파열된 이후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치르는 첫 선발 경기였기 때문이다.
벤탄쿠르는 지난 2월 레스터 시티와의 원정 경기에서 선제골을 터트리며 웃었으나 후반 15분 갑자기 무릎을 부여잡으며 쓰러졌다. 상대 공격 차단 뒤 발을 디디는 과정에서 무릎이 뒤틀린 것이다. 고통을 참지 못해 소리를 지르며 울부짖을 정도였다.
진단 결과 십자인대 부상 판정을 받았고 수술대에 올랐다.
이어 8개월 재활 끝에 그라운드에 조금씩 나섰고 애스턴 빌라전에서 처음으로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벤탄쿠르는 전반 22분 로셀소의 골이 터진 뒤 보복성에 가까운 살인 태클을 당하고 전반 도중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전반 24분 돌파 과정에서 거칠기로 소문난 원정팀 수비수 매티 캐시의 거친 발목 태클에 걸려 넘어진 뒤 통증을 호소한 것이다. 심판은 위험한 반칙을 가한 캐시한테 경고를 꺼냈다.
옐로카드 한 장으로 끝날 반칙이 아니었다. 벤탄쿠르 입장에선 간신히 벗어난 병원 신세를 다시 지게 만드는 치명적인 반칙이었다. 벤탄쿠르는 약간의 치료를 받고 다시 경기를 뛰기 시작했지만, 전반 30분 그라운드에 드러누워 고개를 저었다. 더 이상 뛸 수 없다는 표시혔다.
토트넘은 이후 구단 홈페이지를 "이번 주 검사를 받은 벤탄쿠르가 부상을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라며 "부상으로 인해 2023년 남은 기간 동안 출전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2023년 아웃 판정을 내렸다. 다행히 벤탄쿠르는 현지시간으로 12월 마지막 날 열린 본머스전에 복귀하면서 지금은 정상적으로 뛰고 있지만 당시엔 악질 반칙을 한 캐시에 대한 토트넘 팬들의 원성이 자자했다.
살인태클로 유명한 토트넘 수비수 크리스티안 로메로에게 다른 선수는 몰라도 로메로에게만큼은 거친 태클을 해도 좋다는 주문까지 할 정도였다.
이날 캐시는 출전 명단에서 아예 빠졌지만 토트넘은 맥긴의 살인태클에 올시즌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레프트백으로 꼽히는 우도기를 잃을 뻔했다.
애스턴 빌라가 그야말로 깡패 축구를 했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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