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모든 메시지 공개, 거짓말 너무 많아” 후배 괴롭힘→1년 자격정지→페퍼 퇴단…억울하다는 오지영, 과연 진실은 무엇일까 [MK인터뷰]

오지영이 입을 열었다.

최근 오지영은 팀 내 후배 B, C 선수 괴롭힘 의혹을 한국배구연맹(KOVO) 상벌위원회에 다녀왔다. 구단은 자체적으로 전수 조사 후 지난 15일 KOVO 선수고충처리센터를 통해 신고를 했다.

23일과 27일 두 차례에 걸쳐 상벌위원회가 열렸고, 상벌위원회는 오지영에게 자격정지 1년의 중징계를 내렸다.

오지영. 사진=김영구 기자

오지영. 사진=김영구 기자

KOVO는 “오지영 선수의 팀 동료에 대한 괴롭힘-폭언 등 인권침해 행위가 있었다는 사실은 확인하였고 다음과 같이 결정하였다”라며 “이 같은 행위들은 중대한 반사회적 행위이며, 앞으로 프로스포츠에서 척결되어야 할 악습이므로 다시는 유사한 행위가 재발하지 않도록 제재하기로 하였다. 선수인권보호위원회 규정 제10조 제1항 제4호, 상벌규정 제10조 제1항 제1호 및 제5호, 상벌규정 별표1 징계 및 제재금 부과기준(일반) 제11조 제4항 및 제5항에 의거, 오지영 선수에게 1년 자격정지의 징계를 결정하였다”라고 전했다.

이장호 상벌위원회 위원장은 “직장 내 괴롭힘 등 인권 침해를 인정한다. 피해자들의 진술을 자세히 들었다. 동료 선수들의 확인서도 많이 제출된 상황이다. 서로 주장은 엇갈리지만, 종합해 볼 때 분명 인권 침해 사안이라고 봤다”라고 이야기했다.

사진=김영구 기자

상벌위원회가 끝난 직후 페퍼저축은행은 오지영과 계약 해지 소식을 전했다. 페퍼저축은행은 “먼저 구단 내 불미스러운 일로 페퍼저축은행을 아껴 주시는 팬 여러분과 한국배구연맹 그리고 배구 관계자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페퍼저축은행은 내부조사를 통해 오지영 선수에 의한 인권침해 행위 사실을 파악 후, 곧바로 선수단에서 배제하고 배구연맹에 이를 신고하였습니다. 상벌위원회 징계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며, 금일부로 오지영 선수와의 계약을 해지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향후 구단은 선수들의 권익 보호와 재발 방지에 만전을 기하겠습니다. 심려를 끼쳐드려 다시 한번 사과드립니다”라고 전했다.

오지영과 오지영 측 법률대리인 법률사무소 이음 정민회 대표 변호사는 억울하다는 입장.

정민회 변호사는 상벌위원회 출석 후 취재진과 만남에서 “피진정인(오지영), 진정인들이 나눈 메시지 내용이 너무 방대해서 동영상으로 만들어 제출도 했다. 그 외 다수의 증거들이 있으나 시간 관계상 제출하지 못한 것도 있다. 만약 상벌위에서 양해를 해준다면 관련된 자료들을 더 제출할 의향이 있으며, 억울함을 풀고 싶다”라며 “특히 진정인 1(후배 B) 선수와는 하루에도 수십 번의 메시지를 나눌 정도로 친밀한 관계다. 진정인 1 선수가 오지영 선수를 멀리하자 ‘언니나 다른 언니들이 불편하면 편하게 이야기를 해달라’라는 메시지가 있다. 그래서 진정인 1 선수가 ‘본인으로 인해 문제가 발생하는 것 같고, 죄송하고 미안한 마음이 있다. 연락을 잘하지 못하겠다’라고 답한 내용도 있다”라고 이야기했었다.

MK스포츠는 29일 오전 오지영과 이야기를 나눴다. 지난 27일 상벌위원회가 끝난 직후 곧바로 연락을 시도했으나, ‘재심 준비 및 마음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다’라는 말을 전해와 29일이 되어서야 오지영과 전화 통화를 할 수 있었다. 이하 오지영과 일문일답.

오지영. 사진=KOVO 제공

Q. 상벌위원회 결과가 나오고 나서 어떻게 지내고 있나.

내가 할 수 있는 걸 준비하고 있다. 지금도 은행에 와 모든 영수증을 다 정리하고 있다. 그들과 나눈 메시지도 정리하고 있다. 후배 B는 나에게 의지를 많이 했다. 이런 상황이 발생해 속상하다. 그들이 제출한 자료를 봤는데 거짓말이 너무 많았다. 지금 난 숨만 쉬어도 욕먹는 상황이다. 나 같은 선수들이 많을 거라 생각한다.

Q. 지난해 10월 교통사고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을 것 같은데.

아마추어 선수도 아니기에 알아서 잘 할 거란 믿음 하에 아무 말도 하지 않으려 했다. 나가더라도 커피도 마시고, 기본적인 은행 등의 업무는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근데 C 선수가 팀이 첫 원정(2023년 10월 15일 수원 현대건설전)을 떠났을 때 외출을 한 후 염색을 하고 왔더라. 다녀온 후 선수들이 수근수근거렸다. 그래서 몇몇 선수들도 이야기를 했고, C 선수가 잘 모를 수도 있으니 조언을 해줬다. 근데 나이가 있으니 선수들이 보는 앞에서 하면 그럴까 봐 라커룸 안에 있는 화장실에 가서 이야기를 나눴다. ‘내가 염색을 가지고 뭐라 하는 건 아니다. 선수들이 원정 경기 갔을 때는 팀에 남아 운동하거나 쉬었으면 좋겠다. 물론 커피를 마시고, 기본적인 은행 업무 등의 활동은 다 이해한다. 그렇지만 선수들이 다른 팀과 싸우는 동안 개인 활동을 하는 건 아닌 것 같다. 남은 선수 중에 최고참이니 어린 선수들 관리를 해달라’라고 부탁했다.

그런데 다음 원정 경기(2023년 10월 22일 인천 흥국생명전)를 위해 떠났을 때 B 선수가 사고가 났다. ‘왜 나갔냐’라고 물으니 시내에 옷을 사러 갔다고 하더라. 화가 났다. ‘C 선수에게 부탁을 했는데도 듣지 못했나’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동료 선수들과 산책을 하는 와중에 C 선수에게 전화가 왔다. ‘언니, 죄송하다. 내가 관리를 못했다’라고 하더라. 그래서 내가 ‘네가 왜 죄송하냐. 그런데 언니가 부탁하지 않았냐. 애들이 말을 안 듣고 나간 거냐’라고 쓴소리를 하기는 했다.

그래서 B 선수에게 ‘C 언니가 한 이야기 듣지 못했냐’라고 했는데, 들은 적이 없다고 하더라. 그때 이후 2라운드부터는 모든 선수를 다 데리고 원정에 동행했다. 회사 측에서 다 데리고 가라고 말을 한 것 같다. 그러다가 10월 말에 B 선수는 팀을 나갔다.

Q. 상벌위원회 결과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2차 상벌위 때는 ‘30~40분 내로 이야기를 다 하라’라고 하더라. 어이가 없었다. 피해자들의 말은 다 들으면서, 나와 변호사님이 어떤 이야기를 해도 안 들었다고 밖에 생각이 들지 않는다. 우리가 정중하게 시간을 좀 더 달라고 했는데, 어렵다고 말씀을 하셨다. 그 자리에서 우리가 제출한 내용을 다 보셨다는 게 말이 안 된다.

그들의 진술한 내용을 보면 사실이 아닌 부분이 너무나도 많다. 내가 빨래 심부름을 시켰다고 하는데 B 선수와 나는 방도 다르고 층도 다르다. 커피 심부름 이야기도 있는데 난 커피를 잘 마시지 않는다. 또 가더라도 10번 중에 9번은 내가 샀다.

오지영. 사진=KOVO 제공

내가 B 선수에게 마지막으로 선물을 해준 게 에어팟이다. 당시에 큰 돈이 생겨 좋아하는 동생들에게 선물을 사주고 싶었다. 에어팟 포함해 모든 선물을 받아 갔는데, ‘선물 사줬는데 은혜도 못 갚냐’라는 소리를 들을까봐 억지로 받았다고 진술했더라. 만약 억지로 받았다면 그렇게 많은 사진을 찍고 SNS에 계속 게시물을 올리며 자랑을 했을까. 그런 부분이 나로서는 이해가 가지 않는다.

Q. 어떤 메시지인가.

요즘은 카톡보다 인스타그램 DM을 더 많이 하더라. DM 내용이 너무 광범위해서 상벌위 출석 때는 영상으로 가져갔다. 조만간 모든 내용을 공개할 것이다. 진술한 내용에 거짓말이 많고 살이 붙어 있더라. 과장이 되어 있다. 20살 선수가 썼다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다.

Q. 구단 사무국과는 무슨 이야기를 나눴는지.

자체 조사를 하고 있었다는 걸 3개월 동안 몰랐다. 조사를 하고 있었다면 나의 이야기도 한 번은 들어줘야 하는 거 아닌가. 그리고 1월부터 트린지 감독이 나를 운동에서 배제시키더라. ‘후배들 교통사고 난 게 내 잘못인 걸까’, ‘후배들이 팀을 나간 게 내 잘못일까’ 하는 생각을 했다. 무슨 이유 때문에 배제를 시켰는지 일기를 쓰기도 하고, 그때 상황이 힘들었다.

오지영. 사진=KOVO 제공

Q. 감독과 무슨 일이 있었나.

한 번은 대표님이 우리 팀 전체 선수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팀의 문제점이 무엇입니까’라고 선수들에게 물었다. 난 ‘운동 연습량이 부족한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고, 몇몇 선수들은 ‘지금 무슨 훈련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그게 전부다. 내가 팀, 감독 수비 전술에 불만을 제기했다는 소문이 있던데, 그런 적이 없다. 감독님이 시키는 대로 하려 했다. 몇몇 선수들이 이건 아닌 것 같다고 생각을 했지만, 그래도 난 감독님이 시키는 대로 하자고 말했다.

Q. 상벌위 이후 계약 해지 소식이 전해졌는데, 숙소에서 짐은 싸서 나왔는지.

계약 해지 서류 및 내용을 문자로 받았다. 내일(3월 1일) 광주로 내려가서 모든 짐을 싸 나올 예정이다. 할 수 있는 데까지 다 할 것이다.

Q. 1년 자격정지인데, 앞으로의 생활은 어떻게.

일단 할 수 있는 데까지 다 해보자는 생각이다. 믿었던 선수들에게 배신감과 속상함이 크다. 난 지금 바닥을 찍고 있다. 조만간 스포츠 소송 전문 변호사를 만난다. 소개를 받았고, 상담도 했다. 변호사님이 들었을 때는 억울한 부분이 많다고 하더라. 만약 내가 잘못한 부분이 있다면 그 점은 진심으로 반성해야 한다. 그런데 상벌위에서의 내용만 들으면 내가 왜 가해자가 됐는지 알 수 없다. 지금 다 밝히지 못하는 내용들은 확인 후에 사실이라면 다 밝힐 것이다.

오지영. 사진=KOVO 제공

페퍼저축은행 관계자는 MK스포츠와 전화 통화에서 “계약 해지 내용은 이메일로도 통지를 했다”라며 “구단 자체 조사는 한두 명의 선수가 아닌 다수의 선수 의견을 들었다. 내용을 들었을 때 인권침해 여지가 있다는 판단을 했고, 그래서 선수인권고충센터에 신고를 한 것이다. 소수의 의견을 들은 게 아니라 다수의 의견이 있었다는 점을 알아주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상벌위원회가 내린 1년의 자격정지 중징계, 상벌위 역시 고심의 고심을 더해 내린 결과다. 한순간의 판단으로 자격정지 1년이라는 중징계를 내리지는 않았을 터. 이장호 KOVO 상벌위원회 위원장 역시 “선수 나이 등을 봤을 때 어쩌면 제명에 준한다고 볼 수 있다. 안타까운 상황이다. 그러나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하고 특히 스포츠계에서 이러한 인권 침해 사례가 더 이상 없어야 한다. 우리 선수들이 열심히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하는 게 구단과 연맹의 역할이다”라고 힘줘 말했다.

후배 B와 C도 괴롭힘을 받았다고 느꼈기에 구단에 이야기를 하고, B가 상벌위에 나간 것이다. 오지영과 나눈 대화가 그냥 비위를 맞추기 위함이라고 할 수도 있고, 또 우리가 알지 못하는 내용과 행동이 숨어있을 수도 있다.

점점 장기 법정 공방으로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우리가 알지 못하는 진실은 무엇일까. 오지영 측은 29일 KOVO에 재심 요청을 했으며 추후에도 이와 관련된 내용을 계속해서 공개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정원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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