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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7 (토)

티아라·에이핑크·EXID 등 K-팝 2세대 이끈 작곡가 신사동 호랭이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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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신사동호랭이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K-팝 2세대 전성기를 이끈 ‘히트곡 메이커’ 신사동호랭이(본명 이호양)가 사망했다. 향년 41세.

서울 강남경찰서는 “신사동호랭이가 숨진 채 발견됐다”고 23일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시간과 장소 등은 공개하지 않았으며, 현재까지 범죄 혐의점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가요계에 따르면 신사동호랭이의 지인이 서울 강남구 작업실에서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하고 119에 신고했다.

신사동호랭이는 포미닛의 ‘핫 이슈’(Hot Issue), 티아라의 ‘롤리폴리’, 에이핑크의 ‘노노노’(No No No)·‘러브’(LUV), EXID의 ‘위아래’·‘아 예’(AH YEAH), 모모랜드의 ‘뿜뿜’ 등 수많은 히트곡을 낸 인기 작곡가다. 2000년대 후반과 2010년대 초·중반 K-팝 2세대 시절을 이끈 주역이다.

경북 포항 출신인 고인은 아버지 직장을 따라 초등학교 시절 전남 광양으로 이사했고, 중학교 시절 음악의 꿈을 키웠다. 가수가 되기 위해 2000년부터 4년간 오디션을 봤고, 우연히 언더그라운드 힙합 레이블에서 프로듀싱 기회를 얻으며 실력 발휘를 시작했다. 2004년 당시 김건모, 왁스, 자두 등이 소속된 제이엔터컴을 찾아가 작곡가 최준영 밑에서 활동하며 본격적인 곡 작업을 시작했다.

신사동호랭이는 이후 비스트, 포미닛, 티아라 등 당대 인기 아이돌 그룹의 대표곡을 만들며 저작권료만 연간 수억원대에 이르는 최정상급 작곡가로 자리했다. 2011년에는 작곡가에서 음반 제작자로 변신, AB엔터테인먼트를 설립했고 이듬해인 2012년 걸그룹 EXID를 제작했다.

위기도 있었다. 2017년 “사업 지인으로부터 비롯된 채무가 발생했고, 또 다른 업체에 빌려준 자금까지 회수하지 못했다”며 법원에 회생 신청을 냈고, 이듬해 빚 중 70%를 10년에 걸쳐 갚는 것으로 회생 계획안이 받아들여지기도 했다.

최근엔 티알엔터테인먼트의 총괄 프로듀서를 맡아 2021년 걸그룹 트라이비를 선보였다. 트라이비는 지난 20일 신사동호랭이가 프로듀싱을 한 네 번째 싱글 ‘다이아몬드’(Diamond)를 발표했고, 이날 KBS 2TV ‘뮤직뱅크’에 출연했다.

티알엔터테인먼트는 “신사동호랭이가 애정을 갖고 지금까지 달려온 트라이비 멤버들도 큰 충격과 슬픔에 빠져 있는 상태”라며 “하지만 신사동호랭이가 생전 트라이비와 마지막으로 준비해서 발매한 앨범인 만큼, 그의 유지를 받들어 ‘다이아몬드’의 방송 활동을 그대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신사동호랭이는 사망 2일 전인 지난 21일에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트라이비의 신곡 안무 시안을 공개하는 등 활발히 소통을 이어왔다. 최근엔 생각엔터테인먼트 소속 보이그룹 TAN의 곡 작업도 해왔다.

갑작스러운 비보에 추모의 글도 이어지고 있다. 티아라 출신 소연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해외에서 비보를 듣게 됐다”며 “덕분에 수많은 추억을 얻을 수 있었다. 정말 감사했다. 몸도 마음도 모두 평온할 그곳에서 내내 평안하시길 기도하겠다”고 적었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발인은 25일이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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