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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7 (토)

이슈 손흥민으로 바라보는 축구세상

손흥민 “강인이 너그럽게 용서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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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이 런던으로 직접 찾아가

“그날 식사 자리에서 절대로 해서는 안 될 행동을 했습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 봐도 절대로 해서는 안 될 행동이었습니다. 런던으로 찾아간 저를 흔쾌히 반겨주시고 응해주신 흥민이 형께 이 글을 통해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조선일보

손흥민이 21일 오전 본인 인스타그램에 사과하러 런던에 온 이강인과 웃으며 어깨동무를 하고 있는 사진을 올렸다. 그는 "강인이가 보다 좋은 사람,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썼다. /손흥민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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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대표팀 이강인(23·파리 생제르맹)이 21일 오전 영국 런던에 찾아가 주장 손흥민(32·토트넘)에게 사과했다면서 이런 글을 본인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이강인과 손흥민이 카타르 아시안컵 준결승 요르단전 전날 물리적 마찰이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진 지난 14일 이후 1주일 만이다.

이강인은 그 일이 알려진 당일에도 사과문을 올렸다. 그러나 “축구 팬들께 큰 실망을 끼쳐드렸다” “축구 팬들께 죄송스러울 뿐”이라는 내용이 주를 이뤘고, 선수들에게 보내는 직접 사과는 없었다. 글도 하루 뒤 삭제한 바 있다. 이에 ‘손흥민을 비롯한 대표팀 선배들에게도 사과하라’는 비판 여론이 빗발치자 1주일 만에 침묵을 깼다.

이강인은 “긴 대화를 통해 팀의 주장으로서 짊어진 무게를 이해하고 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흥민이 형이 주장으로서 형으로서 또한 팀 동료로서 단합을 위해 저에게 한 충고들을 귀담아 듣지 않고 제 의견만 피력했습니다”라고 썼다. 대표팀 동료들에게도 사과했다. “선배님들, 동료들에게도 한 분 한 분 연락을 드려서 사과를 드렸습니다. 저의 언행에 배려와 존중이 많이 부족했다는 점을 깊이 반성하고 있습니다”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과분한 기대와 성원을 받았는데도 실망을 안겨드려서 다시 한번 죄송합니다”라고 팬들에게도 사과했다.

손흥민도 이강인이 글올 올린 뒤 같은 날 화답했다. 본인 소셜미디어에 이강인과 어깨동무를 한 사진을 올리고 “강인이가 진심으로 반성하고 저를 비롯한 대표팀 모든 선수들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했습니다. 저도 어릴 때 안 좋은 모습을 보였던 적도 있었지만 그때마다 좋은 선배님들의 따끔한 가르침이 있었기에 지금의 제가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라면서 “그 일 이후 강인이가 너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한 번만 너그러운 마음으로 용서해 주세요. 대표팀 주장으로서 꼭! 부탁드립니다”라고 썼다. 다만 손흥민은 “내 행동이 잘한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충분히 질타받을 수 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팀을 위해서 그런 싫은 행동도 해야 하는 게 주장의 분분 중 하나… 똑같은 상황에 처한다고 해도 팀을 위해 행동할 것”이라고 썼다. 그러면서 “앞으로 더 현명하고 지혜롭게 팀원들을 통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 나오는 이야기 중에 대표팀 내 편 가르기에 대한 내용은 사실과 무관하다”고도 했다

이강인은 지난 일주일 동안 ‘하극상 논란’으로 각종 국내 비판 여론에 시달렸다. 가족들마저 악성 댓글 때문에 애를 먹은 것으로 전해졌다. 광고 모델로 활동한 업체에서 재계약 불가를 통보받는가 하면, 사진이 담긴 광고 포스터를 거둬들인 곳도 있다.

그동안 국가 대표 핵심 전력을 이루는 두 선수 갈등이 일파만파로 번지자 “형인 손흥민이 먼저 손을 내밀어라” “동생(이강인)이 가서 사죄해야 한다”는 등 축구계 안팎에서 제안과 압박이 적잖이 밀려들었다고 한다. 일단 화해 분위기로 접어들어 파장은 진정되는 국면이다. 축구협회는 당시 충돌에 대해 선수로서 품위를 잃을 만한 행동이 없었는지 파악해 대표팀 소집 제외 등 징계를 내릴지 차기 감독에게 건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별문제가 없다고 판단되면 다음 달 한국에서 태국과 벌이는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2연전에서 두 선수가 함께 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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