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에 항명’ 손흥민-이강인, 화해 했다지만 그날의 경기 다시보니[지형준의 Behind]

경기 전날 이강인 등과 다툼 과정에서 손가락을 다친 손흥민. 손가락에 붕대를 감고 경기에 임했다.

요르단과의 4강전에서 최악의 졸전을 펼친 축구대표팀. 전날 캡틴 손흥민과 이강인이 몸싸움을 벌였다는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OSEN=지형준 기자] 충격이다. 4강 탈락보다 더 믿을 수 없는 충격적인 소식.

축구대표팀 손흥민은 지난 7일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요르단과의 4강전에서 손가락에 붕대를 감고 피치에 들어섰다.

현장에서는 단순한 예방 차원 테이핑이라 여겨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하지만 어제(14일, 이하 한국시간) 영국 매체 더 선은 "손흥민은 아시안컵 탈락 전날 대표팀 동료와 몸싸움을 벌여 손가락이 탈구됐다"라고 단독 보도했다.

4강 탈락 후 영국으로 복귀한 손흥민은 11일 브라이튼과의 프리미어리그 경기서도 손가락을 붕대에 감고 있었다.

외신의 보도로 알려진 축구대표팀 내분 사태는 하루종일 인터넷을 달궜다.

그리고 그 중심에 한국 축구의 현재와 미래, 캡틴 손흥민과 이강인이 있어 충격은 더했다.

손흥민이 요르단전을 앞두고 피치에 들어서고 있다.

이강인이 요르단전을 앞두고 피치에 들어서고 있다.

밝은 표정으로 경기에 앞서 포즈를 취한 손흥민, 이강인. 외신의 단독 보도 전까지 경기 전날 몸싸움이 벌어졌을 거라고는 상상을 할 수 없었다.

손흥민, 이강인이 나란히 서서 어깨동무를 하고 동료선수들과 전의를 다지고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해당 보도에 대해 이례적으로 빠르게 인정했다.

협회에 따르면, 카타르 현지 대표팀 숙소 식당 바로 옆에는 탁구장이 있었다. 요르단전 전날 저녁 식사 후 이강인 등 젊은 선수들 몇몇이 탁구를 즐겼고 식당에는 클린스만 감독을 비롯한 대부분의 선수들이 있었다.

이에 손흥민 등 베테랑 선수들이 탁구를 과하게 치는 젊은 선수들을 향해 요르단전을 앞두고 있으니 자제하라는 취지로 꾸중을 했고 이 과정에서 이강인 등이 대들며 다툼이 벌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물리적 충돌 과정에서 손흥민이 손가락을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충돌 직후 선수들이 서로 화해하면서 클린스만 감독 등 코칭스태프까지 개입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젊은 선수들의 기강이 무너졌다고 판단한 베테랑 선수들이 이강인을 4강전 명단에서 제외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사태가 커지자 결국 이강인은 SNS을 통해 사과문을 게재했다.

이강인은 “아시안컵 4강전을 앞두고 손흥민 형과 언쟁을 벌였다는 기사가 보도되었습니다. 축구팬들에게 큰 실망을 끼쳐드렸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라며 잘못을 인정했다.

이어 이강인은 “형들의 말을 잘 따랐어야 했는데 축구팬들에게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드리게 되어 죄송스러울 뿐입니다. 앞으로는 형들을 도와서 더 좋은 선수, 좋은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고 사과했다.

후반 손흥민이 공중볼을 다투고 있다.

후반 이강인이 요르단 아부 하시시의 태클에 볼을 빼앗기고 있다.

후반 손흥민이 돌파를 시도하다 요르단 수비수의 태클에 넘어지고 있다.

후반 이강인이 문전에서 볼을 빼앗기며 아쉬워하고 있다.

그래서였을까?

분열된 축구대표팀은 요르단과의 4강전에서 손흥민(토트넘)-황희찬(울버햄튼)-이강인(PSG)을 앞세운 초호화 공격진에도 단 하나의 유효 슈팅을 기록하지 못하며 최악의 졸전을 펼쳤다. 0-2 패배. 조현우의 선방이 없었더라면 대패도 가능했던 경기였다.

64년 만에 아시안컵 우승을 노린 축구대표팀.

최강의 스쿼드로 기대를 한 몸에 받았지만 미소만 남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무능과 선수단의 분열로 상처만 남은 최악의 대회로 영원히 남게 됐다.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