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우리 팀 선수들 대부분이 소극적인데 윌로우는 완전한 외향형이다. 흥국생명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
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은 지난달 30일 2023-2024 시즌 여자부 5라운드가 시작된 이후 파죽의 4연승을 질주했다. 4승 중 3승이 세트 스코어 3-0 셧아웃 승리였고 순식간에 승점 12점을 따냈다. 멀게만 보였던 선두 고지가 이제는 눈앞이다.
특히 지난 12일 선두 현대건설을 상대로 거둔 세트 스코어 3-0 셧아웃 완승은 흥국생명의 막강함을 보여준 게임이었다. 흥국생명은 이날 승리로 시즌 22승 6패, 승점 62점을 기록하며 1위 현대건설(21승 7패, 승점 65)과 격차를 승점 3까지 좁혔다. 나란히 정규리그 잔여 8경기를 남겨둔 가운데 충분히 1위 탈환을 노려볼 수 있게 됐다.
흥국생명은 4라운드까지 18승 6패, 승점 50점으로 현대건설(19승 5패, 승점 58)에 승점 8을 뒤져 있었다. 외려 3위 GS칼텍스(15승 9패, 승점 43)와 더 적은 승점 차를 기록하면서 2위 수성도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흥국생명의 5라운드 반전은 외국인 선수 교체가 결정적이었다. 지난 시즌부터 함께했던 옐레나는 올 시즌 중반부터 경기력 저하에 태도 논란까지 불러일으키면서 팀에 큰 보탬이 되지 못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흥국생명은 옐레나를 과감하게 방출하고 새 외국인 선수 영입을 타진했다. 2022, 2023년 연거푸 V리그 외국인 선수 트라이 아웃에서 여자부 7개 구단의 선택을 받지 못했던 윌로우 존슨을 데려왔다.
윌로우 존슨은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자마자 빠르게 팀에 녹아 들었다. 지난달 30일 한국도로공사전에서 V리그 데뷔전을 치른 뒤 지난 12일 현대건설전까지 4경기에서 67득점, 공격 성공률 41.84%로 기대 이상의 플레이를 선보였다.
윌로우 존슨은 단순히 흥국생명의 공격력만 강화시킨 게 아니었다. 코트에서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움직였고, 수비 상황에서는 몸을 아끼지 않는 허슬 플레이로 동료들로부터 단기간에 두터운 신뢰를 얻었다.
윌로우 존슨은 흥국생명행이 확정된 뒤에도 기량보다는 가족 관계에 더 주목받았다. 아버지가 미국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고의 좌완으로 꼽히는 랜디 존슨이었기 때문이다.
랜디 존슨은 빅리그에서 1988년부터 2009년까지 꾸준히 활약했다. 통산 618경기(선발 603경기) 4135⅓이닝에 출전해 303승166패 2세이브 평균자책점 3.29, 탈삼진 4875개 등을 자랑했다.
랜디 존슨은 현역 시절 빅리그 최고 투수에게 주어지는 사이영상을 5차례나 수상했고, 올스타에도 10차례 선정됐다. 은퇴 후 2015년엔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득표율 97.3%를 선보였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하지만 이제 윌로우 존슨을 보면서 랜디 존슨이 먼저 떠오르는 일은 없어졌다. 윌로우 존슨은 코트 위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드러내며 흥국생명이 V리그 정상에 도전할 수 있는 열쇠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아본단자 감독은 "5라운드는 출발이 좋다. 결과뿐 아니라 경기력도 괜찮다"며 "외국인 선수 윌로우 존슨의 합류 이후 (긍정적인 영향이) 배구적인 것은 물론 선수들의 태도에도 연결되는 것 같다"며 "윌로우 존슨이 우리 팀에 온 이후 선수들 사이에서 경기 중 소통은 물론 리액션도 예전보다 호흡이 더 잘 맞고 있다. 팀 스피릿도 코트에서 잘 나타난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동료들의 눈도 비슷했다. 김연경도 윌로우 존슨 영입 효과를 체감하고 있다면서 새롭게 호흡을 맞추고 있는 동료의 활약과 워크에식을 치켜세웠다.
김연경은 "다른 나라 배구 리그를 보는 걸 좋아하는데 윌로우가 (미국에서) 뛰는 것도 영상으로 봤다"며 "기대를 많이 했는데 흥국생명에 와서 좋은 태도를 보여주고 있고 팀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연경은 윌로우 존슨의 MBTI(성격유형검사) 유형이 완전한 E형(외양형)이라는 설명을 곁들였다. 윌로우 존슨의 긍정, 열정 에너지가 팀 전체에 퍼지면서 경기력에도 보탬이 된다는 입장이다.
김연경은 "우리 팀은 MBTI가 내향형(I)인 선수들이 많은 편이다. 코트에서 조금 소극적이고 파이팅을 할 때도 적극성이 부족한데 윌로우 존슨이 온 뒤로는 주도적인 모습을 보인다"며 "윌로우 존슨처럼 팀원들을 리드하는 선수가 있다는 건 큰 도움이 된다. 실력도 제 몫을 잘 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도 지난 12일 흥국생명과의 경기 전 윌로우 존슨을 경계 대상으로 꼽았다. 윌로우 존슨의 기량이 V리그 여자부 타 구단을 완전히 압도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지만 달라진 '팀 분위기'를 체감하고 있었다.
강성형 감독은 "윌로우 존슨의 합류 이후 흥국생명의 팀 분위기가 달라졌다"며 "김연경, 윌로우 존슨, 레이나까지 주축 공격수 3명이 주도하는 공격이 매끄럽게 이뤄지고 있다"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윌로우 존슨도 지난달 중순 입국 이후 한달 남짓 시간이 흐른 가운데 한국 생활 적응도를 높여가고 있다. V리그의 흥행 열기는 물론 팀원들과의 관계까지 모든 게 만족스럽다.
윌로우 존슨은 "파워풀한 선수들이 많은 흥국생명에서 뛰게 돼 기분이 좋다"며 "우리 팀에는 서로를 도와주고 하나로 뭉치게 할 수 있는 선수들이 많다. 여기에서 게임을 할 수 있는 게 즐겁다. 내가 팀에 필요한 에너지를 채워줄 수 있는 선수라고 말해주는 것도 고맙다"고 웃었다.
흥국생명은 기세를 몰아 15일 IBK기업은행과의 홈 경기에서 5연승에 도전한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