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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6 (목)

이슈 손흥민으로 바라보는 축구세상

[카타르 현장] 손흥민 또 엎드려 펑펑 오열...대한민국 '캡틴'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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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알 와크라(카타르) 박대성 기자] 대한민국 캡틴의 무게감은 생각보다 컸다. 산전수전 모든 걸 겪었던 손흥민(31, 토트넘 홋스퍼)이 극장 역전골로 팀을 구해낸 이후 엎드려 오열했다.

한국은 3일 오전 0시 30분(한국시간) 카타르 알 와크라 알 자이눕 스타디움에서 호주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전에서 연장 혈투 끝에 2-1로 꺾고 4강 진출 티켓을 손에 쥐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 꺼냈던 스리백에서 포백으로 전환했다. 전방에 조규성이 섰고 2선에 이강인, 손흥민, 황희찬이 화력을 지원했다. 지난해 2월 부임부터 썼던 플랜A를 꺼내 수비적인 호주를 잡으려는 계산이었다.

하지만 호주는 생각보다 꽤 준비를 잘했다. 두 줄 수비로 한국 수비를 막아내더니 직선적인 공격 패턴으로 한국 박스 안에 볼을 투입했다. 부상에서 돌아온 황희찬이 가벼운 몸놀림을 보였지만 공격 포인트로 이어지진 않았다.

반면 한국은 공격은 매서웠는데 수비에서 허점이 있었다. 황인범이 위험 지역에서 짧은 패스로 전진하려다 볼이 빼앗겼고 호주에 실점 빌미를 제공했다. 호주가 전반전에 득점포를 가동하면서 한국에 예상치 못한 시나리오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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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후반전에 합심해 뒤집어야 했다. 사우디아바리아전에서 3만 관중 녹색 물결을 이겨내고 승부차기 끝에 8강 진출에 성공했다. 호주전에도 전반보다 더 강하게 공격을 몰아치며 압박했고 경기 종료 1분 전에 손흥민이 페널티 킥을 얻어 동점골을 만들었다.

손흥민은 한국 공격이 풀리지 않던 상황에도 홀로 분투했다. 70m 가까이 되는 거리를 질주하며 어떻게든 호주 수비에 균열을 내려고 했다. 연장전에도 프리롤로 공수 가리지 않고 헌신하며 팀을 이끌었고 기적같은 프리킥으로 호주 골망을 뒤흔들었다.

사우디아라비아전에 이어 호주전까지 극적인 승리에 감정이 올라왔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땅바닥에 엎드려 오열하며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주변에 동료들도 손흥민의 눈물에 등을 토닥이며 다독였다.

손흥민은 한동안 펑펑 눈물을 쏟고 난 이후 선수들과 기쁨을 함께했다. 치열한 대결을 했던 호주 선수들과도 악수를 하면서 연장 접전을 기억했다. 플래시 인터뷰가 끝난 뒤엔 홀로 경기장을 돌며 팬들 한명한명에게 인사를 했다.

2015년 아시안컵 결승전에서 손흥민은 20대 초반 청년이었다. 레버쿠젠을 거쳐 토트넘에 이적하면서 세계 최고 선수들이 경쟁하는 프리미어리그 톱 클래스 공격수로 발돋움했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까지 밟았다.

유럽에서 큰 대회를 많이 치렀던 손흥민이지만 한국 대표팀 주장은 무게감이 남달랐다. 120분 동안 혈투를 벌인 뒤에 인터뷰에서도 “나라를 위해 뛰는 데 힘들다는 건 핑계다. 이제 아시안컵에 4개 팀만 남아 우승컵을 두고 싸운다. 어떤 핑계와 아픔도 필요 없다. 오직 한 가지 목표만 갖고 뛸 것이다"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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