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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5일 오후(현지 시각) 카타르 알 와크라 알 자누브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2023 아시안컵 E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말레이시아와 3-3 무승부를 거뒀다.
충격적인 결과였다. 한국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30위 말레이시아에 완벽히 고전했다. 후반 추가시간에 나온 손흥민의 페널티킥 결승 골로 힘겹게 승리를 챙기는 듯했지만, 경기 종료 직전 말레이시아에 극적인 동점 골을 내주며 승점 1점을 얻는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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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점을 계기로 한국 축구계에 봄이 왔다. 국내에서 열리는 대표팀의 A매치는 경기마다 치열한 티켓 경쟁률을 선보였다. K리그1은 대표팀의 월드컵 호성적에 힘입어 지난 시즌 공식 집계를 시작한 이래 최다 입장 수입 기록을 달성했다. 월드컵 16강 효과는 이처럼 대단했다.
하지만 16강의 기쁨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이번 대회에서 졸전을 거듭하고 있다. 벤투 감독의 뒤를 이은 클린스만 감독은 이른바 ‘자율 축구’를 선보이며 선수 개개인의 능력에 크게 의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리고 이번 말레이시아전을 통해 축구 팬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약 1년 전, 월드컵에서 우루과이와 비기고 포르투갈을 제압한 그 팀이 아니었다. 오히려 말레이시아가 한국과 비기는 기적을 만들며 새 역사를 썼다.
대회 직전 부상을 당하며 말레이시아전에서야 모습을 드러낸 황희찬을 제외하면, 카타르 월드컵 16강 주역들은 여전히 건재하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절정의 골 감각을 뽐내고 있으며, 이강인과 김민재는 작년 여름 각각 파리 생제르맹(PSG)과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하며 발전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 아래에서는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손흥민과 이강인은 그저 개인 능력을 최대한으로 발휘하며 경기에 임하고 있다. 김민재는 ‘독박 수비’라는 단어가 나올 정도로 후방에서 고군분투 중이다.
이제 겨우 조별리그가 끝났을 뿐이지만, 한국은 쉽게 아시안컵 우승을 장담할 수 없는 처지에 놓였다. 월드컵 당시 카타르는 기적의 땅이 됐지만, 현재까지는 굴욕의 땅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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