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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인천, 유준상 기자) 여자프로배구 흥국생명을 이끌고 있는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은 취재진과 인터뷰를 나눌 때마다 선수들의 집중력과 기복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가 생각하는 구체적인 문제점과 해결 방안은 무엇일까.
올 시즌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힌 흥국생명은 1라운드를 5승 1패로 마감한 데 이어 2라운드 전승으로 상승세를 이어나갔다. 다만 3라운드를 3승3패로 마감하면서 주춤했고, 그 사이 현대건설에게 선두를 내줬다.
흥국생명의 4라운드 현재 성적은 4승1패. 지난달 31일 현대건설전을 제외한 나머지 경기에서 승리를 수확한 흥국생명이지만, 과정을 들여다 보면 썩 만족스럽지 않았다. 흥국생명은 4일 IBK기업은행전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진땀승을 거둔 데 이어 7일 페퍼저축은행을 상대로 경기 초반에 고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흥국생명은 12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4라운드 한국도로공사와의 맞대결에서도 세트스코어 3-1(25-27 25-23 25-13 25-21)로 승리했지만, 2세트 중반까지 경기를 어렵게 풀어갔다. 직전 경기였던 페퍼저축은행전과 비슷한 흐름으로 흘러갔다. 양 팀 최다인 28득점을 올린 '에이스' 김연경, V-리그 데뷔 이후 개인 한 경기 최다 득점(20득점)을 뽑은 레이나 토코쿠(등록명 레이나)의 활약이 없었다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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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본단자 감독은 시즌 초반부터 리시브나 수비적인 부분을 늘 강조해왔지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기복을 줄이는 것이었다. 그걸 해결하려면 집중력이 기본이라는 게 사령탑의 생각이었다.
이날 경기 전 선수들의 집중력을 지적한 아본단자 감독은 "배구적으로만 말하자면 공격에서 해결책이 보여야 하는데, 사실 이보다 더 중요하고 큰 문제라고 생각하는 건 랠리 중이나 세트 혹은 경기 중에 기복이 크다는 것이다. 선수들이 좀 더 집중력 있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자신의 의견을 전했다.
해외에서, 또 V-리그에서 선수들을 지켜본 아본단자 감독은 "기본적으로 (국내와 해외 선수들이) 갖고 있는 멘털에서의 강도(텐션)라고 하는 부분이 다른 것 같다. 당연히 경기에서 이기면 좋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경기를 진다고 해도 그게 큰 문제가 되는 건 아니다. 해외의 경우 2부리그로 강등될 수도 있는데, (V-리그는) 거기서 오는 스트레스 자체가 덜한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그런 게 쌓이면서 멘털적인 텐션이 유지되고, 또 경기력으로 이어지면서 (선수와 팀이) 강해지는 것이기 때문에 선수들이 이런 걸 좀 더 배웠으면 하는 부분"이라며 "오해하지 않았으면 하는 게 '텐션'이라는 게 긍정적인 부분도 많고, 관리를 하고 통제 하에 있으면 경기 준비나 결과, 상황을 만드는 데 있어서 긍정적으로 작용한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사실 시스템적으로 봤을 때 이런 강도를 계속 유지할 수 없게 하는 것 같다. 당연히 모든 사람이 이기고 싶은데, 그냥 경기에 들어가서 승리를 하는 게 아니라 정말 이기기 위해서 준비하고 시작하는 단계부터 얘기하자면 그런 게 많이 부족한 것 같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시스템뿐만 아니라 선수들의 마음가짐이 달라져야 변화가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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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아본단자 감독이 얘기한 부분은 단순히 '팀'만의 고민이 아닌, 한국 배구 전체가 떠안고 있는 고민이기도 하다.
2020 도쿄올림픽(2021년 개최)에서 4강 신화를 써낸 한국 여자 배구는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 저조한 성적을 남기며 국제 경쟁력 하락이라는 문제와 직면했다. 세자르 에르난데스 감독이 이끈 여자 대표팀은 지난해 5~7월 VNL 예선 라운드서 12전 전패, 승점 0점으로 퇴장했다. 2년 연속 전패로 24연패에 빠졌다.
8월 말부터 9월 초까지 열린 아시아선수권에서는 14개팀 중 6위에 올랐다. 초대 대회에 참가한 1975년 이후 2019년까지 총 20회에 걸쳐 출전했지만 4강 진출에 실패한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었다.
이후 2024 파리 올림픽 예선전에서는 7연패로 물러났다. C조 8개팀(한국·이탈리아·미국·독일·태국·콜롬비아·슬로베니아·폴란드) 중 유일하게 승리를 맛보지 못했고, 승점 2위로 조 최하위에 머무르면서 2008 베이징 올림픽 이후 16년 만에 본선에 진출하지 못하게 됐다. 이 흐름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지난해 개최)까지 이어졌고, 한국은 최종 5위로 입상에 실패했다. 역대 두 번째이자 17년 만의 노메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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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배구의 경우 올림픽과 VNL은 물론이고 아시안게임에서도 메달권 진입이 어려운 상황에 이르렀다.
임도헌 감독이 지휘한 남자대표팀은 지난해 7월 아시아배구연맹(AVC) 챌린지컵에서 최종 3위를 기록했다. AVC 챌린저컵 우승과 함께 국제배구연맹(FIVB) 챌린저컵 출전권을 획득하고, 또 FIVB 챌린저컵에서 정상에 올라 2024 VNL에 합류하려고 했던 대표팀의 계획은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한국은 8월 개최된 아시아선수권에서 5위에 그쳤고, 9월 말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12강전에서 파키스탄에 완패하면서 대회가 공식 개막하기도 전에 탈락했다. 11966 방콕 대회부터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까지 14회 연속 메달 행진을 이어왔으나 1962년 자카르타 대회 이후 무려 61년 만에 빈손으로 귀국길에 올라야 했다.
배구계가 해결책을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하는 상황이다. 아본단자 감독은 "선수들의 FA(자유계약) 자격을 얻기까지 6년이 걸린다고 하는데, 기간을 줄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매년 재계약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또한 외국인 선수의 경우 일본이나 한국 리그가 다른 곳에 비해 적은 편이라서 그런 시장이 좀 더 자유로워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선수들 간의 경쟁 강도를 끌어올려서 멘털적으로든, 혹은 피지컬이나 기술적으로든 세 부문 모두 성장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할 것 같다. 사실 이건 스포츠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보더라도 경쟁이 있어야 스스로 푸시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경쟁을 통해 수준을 높여야 한다"고 얘기했다.
사진=인천, 김한준 기자 / 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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