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모와 장타를 앞세워 한국 여자 프로골프(KLPGA) 투어 스타로 떠올랐다가 오구(誤球) 플레이로 중징계를 받았던 윤이나(21)가 올 시즌 투어로 복귀한다.
KLPGA가 윤이나의 3년 징계 기간을 1년 6개월로 경감시켰기 때문이다. 골프의 정신의 근간을 뒤흔든 플레이로 큰 논란을 일으켰던 윤이나의 이른 복귀에 눈살을 찌푸리는 시선과 동시에 여자프로골프의 신성의 컴백을 반기는 시선이 팽팽하게 엇갈리고 있다.
윤이나가 오구플레이 징계 경감에 따른 복귀 심경을 밝혔다. 사진=김영구 기자 |
2022년 KLPGA 투어에 데뷔했던 윤이나는 출중한 미모와 압도적인 장타 능력 등으로 큰 주목을 받았다. 특히 2022시즌 많은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며 차세대 한국 여자 골프의 대표주자가 될 것이란 기대감도 받았다.
하지만 2022년 6월 한국여자오픈에서 있었던 오구 플레이를 즉시 신고하지 않고 한 달 늦게 알리면서 큰 논란을 빚었다. 대회 1라운드 당시 윤이나는 러프에 빠진 공이 자신의 볼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도 경기를 강행했다.
윤이나는 이후 대회에서도 계속 출전했고 같은 해 7월 KLPGA투어 에버콜라겐 퀸즈 크라운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기도 했다. 하지만 오구 플레이가 골프업계와 일부 언론들을 통해 뒤늦게 밝혀지면서 한국여자오픈이 끝난 지 약 한 달이 지난 7월이 지나서 이같은 사실을 협회에 자진신고했다.
결국 KGA와 KLPGA는 같은해 8월과 9월 각각 출전 정지 3년 징계를 내렸다. 사건 직후 신고로 끝났다면 단순한 벌타로 끝났을 오구 플레이를 감춘 것에 대해 골프정신의 근간을 흔들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하지만 윤이나의 징계 결과를 두고는 시각이 엇갈렸다.
사진=김영구 기자 |
일각에선 20대 초반의 윤이나에게 3년 징계는 너무 가혹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동시에 한국 골프 역사에서 초유의 사태에 대해 ‘선수 자격 박탈’ 등을 주장했던 이들은 징계가 약하다는 의견을 냈다.
이후에도 윤이나의 복귀를 둘러싸고 팬들의 청원이 이어지는 등 해당 사건은 골프계의 가장 뜨거운 감자가 됐다.
결과적으로 대한골프협회는 징계 이후 1년 남짓만인 지난해 9월 징계 기간을 자체적으로 줄여 다시 한 번 큰 논란을 빚었다. 논란 끝에 3개월의 숙고를 거쳐 12월 이사회에서 징계 감경 여부를 매듭 짓지 못했다.
대한골프협회가 징계를 내린 지 1년 남짓 만인 지난해 9월 징계 기간을 줄여 거센 논란을 불렀다. KLPGA도 지난해 12월 이사회에서 징계 감경 여부를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그러다 해를 넘겨 2024년 최종 결론이 난 것이다.
대한골프협회는 “징계 결정에 순응한 윤이나가 이후 50여 시간의 사회봉사활동을 했으며 미국 미니 투어에서 받은 상금 전액을 기부하는 등 진지한 반성의 시간을 보낸 점, 구제를 호소하는 탄원이 수천 건 들어온 점 등이 고려됐다”며 징계 경감의 이유를 전했다.
사진=김영구 기자 |
이로써 2022년 9월부터 시작된 윤이나의 오구 플레이 징계는 올해 3월 19일자로 끝나게 된다. KLPGA 투어 2024시즌 국내 개막전은 4월 열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올 시즌 투어를 시작부터 참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윤이나는 자신의 매니지먼트사 크라우닝을 통해 “선수로 다시 대회에 나갈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신 KLPGA와 대한골프협회에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봉사와 자숙의 시간을 갖고 선후배, 동료 선수들에게 진심으로 양해를 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윤이나는 “다시는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고 골프 정신과 규칙에 따라 정직하고 성실하게 플레이할 것”이라며 “잘못된 행동으로 심려를 끼친 모든 분께 다시 한번 사과 말씀을 드린다”며 거듭 고개를 숙였다.
복귀 시점은 특정하지 않고 있다. 윤이나 측은 “시점을 특정하지 않고 경기력이 일정 수준으로 회복될 때까지 훈련에 집중하겠다. 복귀를 바라고 응원해주시는 팬분들을 위해 다시 필드에 서기까지 훈련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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