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I, 이틀간 약 3% 올라…반군, '美 적극 대응' 무시
골드만삭스 "항로 바꿀 수 있어 가격에 영향 제한적"
지난 11월 20일 후티 반군 측이 배포한 사진으로, 후티 반군 헬기가 홍해에서 화물선 상공을 비행하는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예멘의 친이란 반군이 홍해에서 선박을 연쇄적으로 공격한 데 따른 여파로 국제유가는 19일(현지시간) 1% 이상 오르며 이달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위험이 커졌음에도 골드만삭스 등은 이번 사태가 석유 공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로이터통신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1.34%(97센트) 오른 73.44달러에 장을 마쳤다.
이날 상승으로 이틀간 2.81% 오르면서, 이달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브렌트유 선물도 1.6%(1.28달러) 오른 배럴당 79.23달러에 마감해 역시 이달 최고가였다.
지난주만 하더라도 생산 증가 전망으로 유가는 5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바 있다.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주요 항로인 홍해에서는 민간 선박을 겨냥한 예멘 반군 후티의 위협이 지속되면서, 해상 운송이 차질을 빚고 많은 선박은 항로를 바꾸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미국이 홍해의 상업을 보호하기 위해 여러 나라가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 창설을 발표했으나, 후티 반군은 이를 무시하고 역내 이스라엘 목표물을 계속 공격하겠다고 선언했다.
후티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의 선박을 겨냥하겠다며 지난달 14일 공개 위협한 이후 홍해를 지나는 선박 10여 척을 공격하거나 위협해왔다. 이들 중에는 이스라엘과 무관한 선박도 포함됐다.
특히 지난 18일 노르웨이 선박이 공격받은 뒤 석유 메이저인 BP가 홍해를 통과하는 모든 운송을 중단했다고 발표한 후 유가는 거의 2% 상승했다. 그 이후로 다른 많은 해운사도 비슷한 발표를 했다.
홍해는 석유와 천연가스 수출의 주요 동맥 역할을 하고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이 항로는 올해 상반기 전체 해상 석유 교역의 12%, 전 세계 액화천연가스(LNG) 교역의 8%를 각각 차지했다.
미국 금융상품 거래 업체인 시티 인덱스의 수석 애널리스트 피오나 신코타는 "얼마나 오래 갈지 알 수 없어 시장을 불안하게 한다"며 "홍해의 안전한 통행을 위한 작전이 시작됐음에도 주요 해운회사들은 여전히 피하고 있다"라고 말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수에즈 운하가 예전보다 더 혼잡해진 상황에서 자칫 가자지구의 분쟁이 심화하면 에너지 교역에는 비용이 더 들고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망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 공격으로 위험 프리미엄이 높아졌지만, 석유 공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반응이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보고서에서 항로를 변경할 기회가 있어 생산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지는 않을 것인 만큼 원유 및 LNG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작다고 밝혔다.
대신, 페르시아만과 아라비아해를 연결하는 호르무즈 해협이 폐쇄될 경우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클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될 가능성을 아직 낮게 보고 있다.
한편, 미국 에너지부는 지난해 역사상 최대 규모의 원유 방출 이후 전략비축유를 보충하기 위해 210만 배럴의 원유를 구입했다고 밝혔다.
로이터에 따르면 에너지부는 배럴당 평균 74.23달러에 구입했다고 밝혔는데, 이는 지난해 방출 가격인 배럴당 평균 95달러보다 훨씬 낮다.
미국은 주요 원유 수출국인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후 사상 최대 규모인 1억8천만 배럴을 시장에 풀었다.
cool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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