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이장면] 펩 무릎 꿇고 기도, 손흥민이 볼 잡는 순간 '먹혔다'고 느꼈다

[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맨체스터 시티 킬러의 면모를 과시했다. 손흥민을 만나면 피해자가 되는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실점 기운을 누구보다 먼저 느꼈다.

손흥민은 4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4라운드 맨체스터 시티와의 원정 경기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했다. 득점에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 손흥민의 활약에 힘입어 토트넘 홋스퍼는 맨체스터 시티 원정에서 3-3 무승부를 기록하며 3연패에서 탈출했다.

난타전을 알리는 첫 득점을 손흥민이 뽑아냈다. 킥오프 6분 만에 장기인 침투와 스피드, 결정력을 모두 보여주는 득점에 성공했다. 맨체스터 시티는 수비 라인을 끌어올리는 스타일이다. 손흥민은 수비 뒷공간을 허무는 능력이 좋다. 전반 6분 상대 코너킥을 잘 차단하고 한 번의 패스로 손흥민에게 역습 기회가 주어졌다.

손흥민은 맨체스터 시티의 광활한 공간으로 뛰었고 제레미 도쿠가 잡아보려 애를 썼으나 역부족이었다. 손흥민은 볼을 잡고 그대로 페널티박스 오른쪽 깊숙히 파고든 뒤 오른발 슈팅으로 골을 터뜨렸다.

이 순간 손흥민의 골이라 가장 먼저 직감한 이가 과르디올라 감독이다. 맨체스터 시티가 코너킥 공격을 할 때만 해도 테크니컬 에어리어에서 서서 지켜보던 과르디올라 감독은 손흥민이 도쿠와 경합에서 이기자 무릎을 꿇었다. '제발'이라는 심정으로 손흥민이 실수하길 바라는 모션이었다.

그러나 손흥민은 어김없이 골망을 흔들었고 과르디올라 감독에 또 다시 비수를 꽂았다. 손흥민이 과르디올라 감독에게 뽑아낸 8번째 득점이다. 2016년 과르디올라 감독이 맨체스터 시티 지휘봉을 잡으며 시작된 천적 관계다. 침투가 좋은 손흥민이 날 뛸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맨체스터 시티라 벌써 16번을 만나 8골 4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손흥민이 과르디올라 감독의 뇌리에 강하게 박힌 시점은 2018-19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이다. 손흥민은 1차전 홈경기에서 결승골을 넣었고, 2차전 원정에서도 멀티골로 맨체스터 시티를 당황시켰다. 손흥민이 1~2차전에 걸쳐 3골을 넣으면서 당대 최고라던 맨체스터 시티를 떨어뜨렸고, 토트넘 홋스퍼는 결승까지 진출했다.

이후에도 과르디올라 감독의 계획에 번번이 골로 어깃장을 놓았던 손흥민은 이날도 1골 1도움으로 활약했다. 득점 이후에도 1-2로 끌려가던 후반 24분 지오바니 로 셀소에게 패스해 동점골을 어시스트했다.

한편 손흥민은 첫 골을 넣은 뒤 3분 만에 프리킥 수비 도중 걷어내려고 다리를 뻗었다가 자책골을 기록했다. 골과 도움, 자책골까지 사실상 원맨쇼를 펼친 손흥민이 있어 토트넘 홋스퍼가 맨체스터 시티 원정에서 뜨거운 무승부를 만들어냈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