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3연패' 고개 숙인 캡틴…손흥민 "팬들에게 죄송, 마음 아프다"

(엑스포츠뉴스 이태승 기자) 3골이나 넣고도 오프사이드로 전부 취소된 손흥민이 소속팀 토트넘 홋스퍼의 역전패, 그리고 최근 3연패에 사과를 하고 말았다.

토트넘은 26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애스턴 빌라와의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 13라운드 맞대결에서 전반 22분 지오바니 로셀소의 선제골을 지키지 못하고 전후반 각각 한 골씩 내줘 1-2로 역전패했다.

토트넘은 한 달 째 승점 26(8승2무3패)에서 머무르고 있다. 그러다보니 1위였던 순위가 5위까지 내려갔다. 최근 3경기를 내리 지면서 순위가 추락하고 있다. 토트넘이 이날 경기 전까지 지키던 4위는 이날 승점 3점을 챙긴 애스턴 빌라(승점 28·9승1무3패)의 차지가 됐다.

이날 토트넘을 이끄는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풀백인 에메르송 로얄을 중앙 수비수로 세우고 그동안 경쟁에서 밀리거나 부상으로 선발 출전하지 못했던 지오바니 로셀소와 로드리고 벤탄쿠르를 중원에 세우는 등 선수 변화를 줬다. 브리앙 힐도 2선에 선발 멤버로 나섰다.

하지만 손흥민을 겨냥한 뒷공간 돌파를 간파한 애스턴 빌라의 오프사이드 트랩에 지속적으로 걸려들면서 패했다. 토트넘은 이날 무려 5번의 오프사이드 반칙을 범했다. 그 중 손흥민의 3골이 포함돼 있다.

손흥민은 전반 13분 페널티박스 안에서 완벽한 노마크 상태였는데 브레넌 존슨의 낮은 크로스 때 자세가 불안정한 상태에서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다. 하지만 공이 급격하게 뜨면서 유효슈팅이 되지 못했다. 뒤늦게 부심이 깃발을 들면서 존슨의 오프사이드가 선언돼 슈팅 자체가 기록되지 않았다.

이후 토트넘은 전반 22분 선제골을 터트리며 리드를 잡았다. 코너킥 상황에서 페널티박스 밖으로 흘러나온 공을 로셀소가 왼발 발리 슈팅으로 연결했고, 이게 상대 수비수 몸 맞고 굴절되면서 그대로 애스턴 빌라 골대 안으로 들어갔다.

토트넘은 이후에도 추가골을 넣은 기회가 3번이나 있었지만 번번히 슈팅을 한 손흥민이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허탕을 쳤고 결국 역전패했다.

손흥민은 전반 44분 하프라인부터 질주한 뒤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오른발 감아차기를 했으나 간발의 차로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았다.

이어 1-1 동점이던 후반 14분엔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브레넌 존슨의 횡패스를 왼발로 밀어넣었으나 손흥민이 눈에 확 띌 정도로 오프사이드 위치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손흥민은 후반 40분 이날 3번째로 골망을 흔들었으나 또 오프사이드에 발목을 잡혔다.

포로의 페널티박스 안 슈팅이 골대를 때리고 나왔는데, 이를 손흥민이 골대 안으로 집어 넣었다. 슈팅을 차기 전에 손흥민이 위치가 빌라 수비진보다 앞서 있으면서 부심은 망설임 없이 깃발을 들었다.

오프사이드 트랩이 손흥민의 잘못이라고만 할 순 없다. 정교하게 짜여진 애스턴 빌라의 일자 수비수가 토트넘 공격수들, 그 중에서도 핵심인 손흥민을 괴롭혔다.

토트넘 입장에선 오프사이드에 걸린 뒤 VAR 보느라 시간이 걸리면서 공격의 맥도 끊어지고 경기까지 진 셈이다.

이에 대해 손흥민도 경기를 마친 뒤 아쉬움을 드러내며 토트넘 팬들에게 사과했다. 토트넘 공식 홈페이지와 '메트로' 등 영국 언론에 따르면 손흥민은 "VAR 등 판정으로 경기가 지연돼 템포를 늦출 수밖에 없었다. 계속 (VAR을) 확인하고 확인하는 일이 계속됐다"며 "우리 잘못이기도 하다. 그런 상황을 만들지 말았어야 한다"며 자책했다.

이어 "우리가 재기할 수 있는 교훈을 얻었다"며 3연패 속에서도 희망 찾았음을 알린 뒤 "3연패를 겪어 팬들에게 죄송하다. 팬들은 믿을 수 없는 성원을 보내줬다. 감사하다"고 사과했다.

그는 오프사이드로 인한 골 취소에 대해선 "어쩔 수 없다. 준비를 좀 덜 했기에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한다. 조금 더 부지런하게 움직였다면 이런 상황에 안 걸렸을 것이다. 도움을 주지 못한 것 같아서 좀 많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3경기는 내리 역전패하며 초반 10경기 8승2무 상승세를 다 까먹은 토트넘은 더 큰 상대를 만나게 된다. 다음달 4일 오전 1시30분 영국 맨체스터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 및 트레블(3관왕)을 일궈낸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한다. 토트넘은 맨시티에 홈에선 상당히 강하지만 원정에선 최근 좋은 기억이 거의 없다.

사진=연합뉴스

이태승 기자 taseau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