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권 갇힌 한국증시, 외인 ‘바이코리아’도 주춤
한풀 꺾인 위험자산 선호심리에 강달러 컴백
9월 약세장 학습효과 속 경계심리 강화
하락세 기회 삼아 '비중확대' 전략 제시도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
고유가에 미끄러진 韓증시…고금리·강달러도 부담
6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73%(18.84포인트) 하락한 2563.34에 장을 마쳤다. 0.09% 빠지며 약보합 마감한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하락이다. 코스닥 지수 역시 0.38%(3.53포인트) 내린 917.95로 장을 마감했다. 미국 증시가 약세로 마감한 가운데 지수를 끌어올릴 만한 특별한 상승 모멘텀이 부재하며 한국 증시 전반에 하방 압력이 가해졌다.
시장에서는 8월 말 이후 살아나는 듯하던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매크로 악재에 부딪히면서 사그라지는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산유국의 감산 연장으로 유가 랠리가 지속하며 10개월 래 최고가를 경신한데다 글로벌 경제 불안으로 달러 선호 현상 등이 겹치고 있기 때문이다. 달러인덱스는 이날 한때 104.9를 기록, 지난 3월 초 105.8 이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아울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당분간 긴축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고금리가 누적한 데 따른 시장의 스트레스도 위험수위에 닿아있는 상황이다.
고유가를 필두로 한 악재가 이어지는데다 개별 종목을 제외하고 증시 전반을 끌어올릴 모멘텀이 부재하자 외국인 투자자는 이날 9월 들어 처음으로 ‘팔자’로 돌아섰다. 코스피 시장에서 694억원어치 내다 팔았다. 기관은 3057억원어치 팔며 4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갔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3거래일 동안 2560에서 2580포인트 사이에 좁은 박스권에서 등락을 거듭하는 모습이 이어지고 있다”며 “외국인이 순매도로 전환한데다 특별한 상승 모멘텀이 부재한 가운데 유가 상승세 지속을 빌미로 증시 숨고르기 국면이 연장됐다”고 말했다.
고개드는 9월 공포, 리스크-온 전략도 고려해야
한국증시가 주춤대면서 9월 약세장 공포에 대한 경계심리도 강화되고 있다. 증권가에 따르면 1990년 이후 코스피 시장의 9월 수익률 평균은 -0.8%이며 1996년 이후 코스닥 시장 수익률은 -2.7%로 부진했다. 이는 미국 증시도 유사한 흐름으로 과거 20년간 S&P500의 9월 수익률 평균은 -0.5%로 1월과 함께 가장 낮았다. 2008년 미국 리먼사태와 2011년 유럽 재정위기를 비롯해 1997년 한국의 외환위기도 9월에 발생한 점도 증시에는 나쁜 기억으로 남아 있다.
이정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9월은 통계적으로 증시가 약한 흐름을 보여왔다”며 “약세 효과가 나타나는 이유에 대해 밝혀진 바는 없으나 주가 변동성을 야기할 재료가 다른 시기에 비해 부족해 전월의 주가 모멘텀이 계속 이어지는 경향을 보인 것으로 추정한다”고 설명했다.
한편에서는 9월 위기설이 우려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고금리와 부동산 위기 등 매크로 악재가 증시를 누르고 있으나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문제”라며 “계절적인 이유로 9월 증시가 하락하는 것은 설명하기 힘들며 오히려 리스크-온(Risk-On, 위험 감수)에 초점을 맞춰 비중 확대 기회로 삼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고 말했다.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