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의 1.5%로 유지했다. 다만,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아지면 1% 초중반 성장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봤다.
KDI는 10일 이 같은 내용의 '경제전망 수정'을 발표했다.
해외기관·정부보다 높은 전망치…'상저하고' 흐름은 미약
지난해 5월 KDI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3%로 제시한 이후 같은 해 11월 1.8%로 0.5%포인트 낮춰잡았다. 올 2월에도 1.8% 전망을 유지했지만 더딘 반도체 수출 회복세를 반영해 5월엔 다시 1.5%로 내려잡은 바 있다.
이번 수정 전망치는 국제통화기금(IMF)와 아시아개발은행(ADB·1.3%) 등 주요 해외 기관은 물론 정부(1.4%), 한국은행(1.4%)보다도 높은 수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1.5%)와는 같다.
그러나 정부가 기대하는 '상저하고' 흐름은 강도가 약해질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KDI는 올 하반기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11월 2.1%에서 올 2월 2.4%로 높였다가 5월 2.1%로 끌어내렸고, 이날엔 2.0%로 소폭이나마 다시 낮췄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3개월 전에 1.8%에서 1.5%로 낮췄기 때문에 추가 수정 요인이 많지 않았다"며 "1.4%와 1.5%는 0.1%포인트 차이이기 때문에 거의 동일한 전망이라고 생각한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수출 부진 속 '경제버팀목' 민간소비도 주춤
KDI는 국외여행의 회복 속도가 완만한 수준에 그친 점을 반영해 민간소비가 기존 전망(3.0%)보다 낮은 2.5%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총수출은 상품수출의 증가폭이 확대되겠으나 서비스수출의 회복이 지연됨에 따라 기존 전망(1.4%)과 동일한 성장세로 전망했다.
상품수출은 상반기에 자동차를 중심으로 실적치가 기존 전망을 상회했고 하반기에는 중국경제 하방 요인과 미국경제 상방 요인이 유사한 정도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연간으로는 기존 전망(0.7%)을 상회하는 1.4%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서비스수출은 중국인 관광객 유입의 회복이 지연되면서 기존 전망을 하회할 것으로 예상했다.
경상수지는 상품수지와 본원소득수지의 상반기 실적치가 높게 나타난 점을 반영해 164억 달러 흑자에서 313억 달러 흑자로 상향 조정했다.
내년 성장률 2.3% 유지…대내외 여건 따라 회복 지연될 수도
2024년 경제성장률은 기존 전망(2.3%)과 유사한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상향 조정된 국제유가 등을 반영해 기존 전망(3.4%)보다 소폭 높은 3.5%로 전망했다. 근원물가(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상승률도 기존 전망(3.5%)과 유사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중국의 경기 부진이 심화되거나, 글로벌 물가상승세 확대로 주요국의 금리인상이 지속될 경우 우리 경제의 회복이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
정 실장은 "당초 상반기 중국의 서비스업이 먼저 회복하고 중국 경제 전반으로 파급하면서 우리 경제에도 긍정적 효과를 미칠 것으로 생각했으나 현재로선 중국 경기가 좋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중국에서 부동산 시장이 급락하거나 경기부양책의 영향이 제한되며 경기침체가 발생할 경우, 우리 경제의 성장세가 제약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대내적으로는 세입여건 악화 등으로 재정지출이 계획된 수준을 하회할 경우, 일시적으로 국내 수요가 다소 제약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아주경제=안선영 기자 asy728@ajunews.com
- Copyright ⓒ [아주경제 ajunews.com] 무단전재 배포금지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