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8 (목)

이슈 스포츠계 사건·사고 소식

불리한 성적 언급했다고 캐스터 징계...볼티모어의 황당 조치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아메리칸리그 동부 지구 1위를 질주중인 볼티모어 오리올스, 황당한 조치로 빈축을 사고 있다.

‘디 어슬레틱’ 등 현지 언론은 지난 8일(한국시간) 소식통을 인용, 오리올스 캐스터 케빈 브라운이 구단으로부터 방송 정지 징계를 받았다고 전했다. 브라운은 2주간 오리올스 중계를 맡지 않을 예정이다.

현지시간으로 지난 7월 23일 탬파베이 레이스와 원정경기를 앞두고 말한 내용이 문제가 됐다.

매일경제

볼티모어 오리올스 구단이 석연치 않은 이유로 캐스터를 징계해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AFPBBNews = News1


그는 이날 중계를 앞두고 방송에서 “오리올스는 트로피카나필드에서 최근 5경기중 3경기를 이겼다. 앞선 2020년부터 2022년 사이에는 21경기중 3경기를 이겼다”는 말을 했다.

팀이 그동안 탬파베이 원정에서 부진했음을 언급한, 지극히 정상적인 내용이었다. 디 어슬레틱은 이같은 내용이 오리올스 구단 홍보팀이 준비한 게임노트에도 언급된 내용이라고 소개했다.

그런데 오리올스 구단주는 구단 전담 캐스터가 이 점을 지적한 것을 불편하게 생각했고, 그에게 징계를 내렸다.

상식과는 거리가 먼 조치에 업계는 들썩였다. 타 구단 중계진은 일제히 중계 도중 이 내용을 언급하며 구단의 조치를 비난했다.

뉴욕 메츠 중계캐스터 개리 코헨은 8일 경기 중계 도중 이 상광을 언급하며 “오리올스 구단은 케빈 브라운이라는 이름의 젊은 캐스터를 굴욕적으로 대하며 자신들의 수준을 끌어내렸다”고 평했다.

이어 오리올스 구단이 지난 1996년 캐스터 존 밀러를 팀에 대한 부정적인 중계 멘트를 이유로 계약을 갱신하지 않은 사례를 들며 “당신들은 똑같은 짓을 반복하고 있다. 만약 그 친구를 원치 않는다면, 나머지 29개 구단이 그를 원할 것”이라 일갈했다.

보스턴 레드삭스 중계방송사인 ‘NESN’의 중계를 맡고 있는 케빈 유킬리스도 방송 도중 “웃기는 일이다. 그는 팩트를 얘기했을 뿐”이라며 오리올스 구단을 비난했다. 함께 중계를 맡은 캐스터 데이브 오브라이언도 “완벽한 농담”이라며 맞장구를 쳤다.

LA에인절스 전담 캐스터 웨인 란다조는 “가끔은 팩트는 팩트이고 우리는 이곳에 앉아서 그것이 예쁘든 아니든 이에 대해 얘기해야한다”고 일침을 놨다.

뉴욕 양키스 전담 캐스터 존 스털링은 “방송 생활만 63년째고 이 업계에서 미친 일들을 많이 봐왔지만, 이번 사건은 가장 미친 일”이라며 날을 세웠다.

시카고 화이트삭스 캐스터 제이슨 베네티는 상대 팀 뉴욕 양키스에 대해 언급하며 “저 팀은 올해 오리올스 상대로 6승 7패 기록중이다. 그말은 일곱 번을 졌다는 뜻이다. 그러나 동시에 여섯 차례 이겼다. 오리올스 구단이 내가 이런 말을 했다고 해서 내게 징계를 내리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는 말로 오리올스 구단을 우회적으로 비난했다.

이번 사건은 오리올스 구단이 내부에서 얼마나 경직돼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디 어슬레틱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 구단주 그룹이 구단 전담 캐스터들에게 방송 도중 구단 의상만 입도록 조치했다고 전했다. 징계를 받은 브라운이 라디오 중계에 투입된 것도 다른 캐스터가 이로 인해 난처한 상황이 됐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오리올스 구단은 또한 캐스터들이 더 이상 팀과 관계가 없는 이전 선수들에 대해 언급한 것에 대해서도 질책한 것으로 전해졌다.

[클리블랜드(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 MK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