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베이징올림픽 역도 75㎏이상급에서 장미란 선수가 세계신기록을 드는 모습. 중앙포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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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의 페어플레이 정신은 공정, 상식과 일맥상통하다고 생각합니다.”
‘역도 여제’ 장미란(40) 용인대 체육학과 교수가 29일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에 깜짝 발탁된 데 대해 “윤석열 정부의 국정철학이 스포츠와 관광 정책에서 실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밝힌 소감이다. 장 교수는 “스포츠인으로서 소임을 맡게 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어려운 상황의 체육인들의 복지를 면밀히 살피고 체육인의 위상을 세우는 데도 최선을 다하겠다”고도 했다.
그는 사격 박종길(2013년), 수영 최윤희(2019~2020년)에 이어 국가대표·체육인 출신 역대 세 번째 문체부 2차관으로 내달 3일부터 체육·관광 및 정책 홍보를 맡게 된다. 장 교수는 “2023-2024년 한국방문의 해를 계기로 2027년 해외 관광객 3000만 명 목표를 달성하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도 했다.
그는 중학교 3학년 때 큰 몸집이 역도 감독인 아버지 지인의 눈에 들면서 뒤늦게 역도를 시작했다. 4년 만인 2002년 국가대표가 됐고 2005년부터 세계선수권대회를 4연패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당시 여자 역도 최중량급(75㎏이상)에서 인상 140㎏, 용상 186㎏, 합계 326㎏, 당시 세계신기록을 들어올리며 금메달을 땄다. 당시 은메달·동메달리스트인 올라 코로브카(우크라이나·277㎏)와 마리야 그라보브츠카야(러시아, 270㎏)는 추적 도핑테스트에서 양성반응이 나왔다. 그런 ‘약물의 시대’에 장 교수는 순수 피지컬로만 2위보다 49㎏나 더 들었다. 이에 팬들이 붙여준 별명이 ‘내추럴’이다.
앞서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선 은메달, 그후 2012년 런던올림픽에선 4위에 그쳤지만 당시 동메달을 딴 흐리프시메 쿠르슈다(아르메니아)가 2016년 뒤늦게 금지약물로 메달을 박탈당하면서 결국 장 교수에게 돌아갔다. 올림픽 금·은·동메달을 모두 갖게 된 것이다.
29일 신임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에 내정된 장미란 용인대 교수. 사진 대통령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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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고려대 출신으로 2012년 선수를 은퇴한 뒤 교육자의 길을 걸었다. 성신여대에서 석사, 용인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2016년부터 용인대 체육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2017년 미국 오하이오주 켄트주립대로 유학도 다녀왔다. 또 한창 선수 시절 키 1m70㎝에 115㎏이던 체중을 60~70㎏ 정도로 뺐을 만큼 악바리 근성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또 2012년 ‘장미란재단’을 설립해 비인기종목 선수와 꿈나무를 도우며 사회봉사 활동을 활발히 해왔다. 탈북청소년과 학폭 피해 학생과 함께하는 ‘장미 운동회’도 열었다. 그는 연탄 배달과 독거노인을 위한 급식 봉사도 해왔다. 박혜정과 김수현 등 장 교수를 보고 역도를 시작한 ‘장미란 키즈’들은 ‘포스트 장미란’을 꿈꾸고 있다.
이날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가 인선 발표와 함께 “문화 쪽은 BTS가 확 잡고 있듯 체육계에 새바람을 불어 넣어주길 기대한다”고 한 만큼 부담도 크다. 체육인 출신 전임자들이 썩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박 전 차관은 개인 의혹, 최 전 차관은 당시 스포츠계 인권 사태가 불거지면서 각각 재임 1년 안팎 만에 물러났다. 다만 장 교수는 선수 은퇴 이후 학계·봉사활동뿐 아니라 2013~17년 대한체육회 선수위원회 위원, 2015~17년 문체부 스포츠혁신위 위원 등을 지내며 행정 경험도 쌓은 만큼 여느 스포츠인과는 다르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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