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현지시간) 포르투갈 신트라에서 열린 유럽중앙은행(ECB) 포럼 패널토론에 참여한 (왼쪽부터)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 앤드류 베일리 영국중앙은행 총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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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향후 두 번 연속 금리 인상도 고려하고 있다며 7월 금리 인상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특히 미 경제가 생각보다 강력해 “내년에도 연준 목표인 2%대 인플레이션 도달이 어려울 것”이라며 긴축 사이클의 장기화도 시사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와 앤드류 베일리 영국중앙은행 총재도 긴축 고삐를 쥐겠다고 밝혀 세계 각국의 금리 인상 추세가 지속될 것임을 경고했다.
28일(현지시간) 포르투갈 신트라 ECB 포럼에서 패널 토론에 참여한 파월 의장, 라가르드 총재, 베일리 총재 등 주요국 중앙은행 수장들은 미국과 유럽, 영국 경제가 강력한 회복력을 보이고 있고, 노동시장은 과열됐으며 인플레이션 상승 압박이 상당하다고 입을 모았다.
파월 의장은 “지난 분기 데이터를 보면 예상보다 경제는 성장하고 있고, 노동시장은 타이트하며 인플레이션은 생각보다 높다”며 “통화정책이 충분히 제약적이지 않았을 수 있고, 그 기간이 충분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파월 의장이 미 은행위기 사태 확산을 우려하며 ‘금리가 충분히 제약적 수준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발언했던 것에 비해 ‘매파’ 수위를 높인 것이다. 지난해 3월부터 총 5%포인트 올린 미 기준금리 5.00~5.25%가 경제 성장을 둔화시키고 물가를 끌어내리기에 부족하다며, 금리를 더 올리거나 고금리를 오래 끌고 갈수 있다는 의미다.
파월 의장은 또 시장이 징검다리식(스킵) 금리 인상을 예상하고 있는 데 대해 “그럴 수도 있고, 안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2번) 연속 인상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파월 의장은 이달 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금리 동결을 발표하며 “대부분의 FOMC 위원들은 금리를 추가로 올려야 한다고 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FOMC 위원들은 연말 최종 금리를 현 수준보다 0.5%포인트 높은 5.50~5.75%로 전망해 2번 가량 추가 인상을 예고했었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지난해 6월 9.1%로 정점을 찍은 후 지난달 4%대까지 내려왔지만 과열된 노동시장에 기인한 서비스 물가 등 근원 물가는 5.3%로 연준의 목표인 2%대를 크게 상회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이날 “2%대 목표는 올해도 내년에도 달성하기 어려워 보인다”고도 발언해 2025년 이전까지 긴축 싸이클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시사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에 따르면 파월 의장의 매파적 발언 이후 투자자들은 7월 금리 가능성을 미 동부시간 기준 29일 0시 현재 81.8%까지 올렸다. 이날 함께 자리한 라가르드 ECB 총재도 9월 정책 방향에 대해서는 확답을 자제했지만 “7월 인상 중단보다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다”고 단언했다.
각국 중앙은행 총재들이 매파적 발언을 쏟아낸 것은 고금리 충격과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미 은행위기, 중국 경제 둔화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각국 경제가 침체에 빠지지 않고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미 연준도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이후 ‘숨고르기’에 돌아갔다 안정세에 돌아간 것을 보고 금리 인상 카드를 고민하는 것이다. 이날 연준은 미 주요 은행 23곳에 최악의 경기침체를 가정한 스트레스테스트에 모두 성공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주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한 영국의 베일리 총재도 “영국은 가벼운 경기침체가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해 왔지만 경제가 살아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토론에 함께한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일본 물가상승률은 2% 미만”이라면서도 “만약 내년에 2%를 상회하면 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정책 선회 가능성을 시사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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