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현지시간) 호주통계청(ABS)은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연 5.6%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월(6.8%) 대비 1.2%포인트 낮아진 것으로, 시장 예상치(6.1%)를 크게 하회하는 수준이다. 지난해 4월 이후 13개월 만에 최저치이기도 하다.
미셸 마쿼트 ABS 물가통계국장은 "여전히 상품·서비스 물가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으나 수개월 전과 비교해 상승 폭은 줄었다"며 "이번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4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라고 분석했다.
5월 물가 둔화는 유류비 감소가 주도했다. 이 기간 유류비는 8%가량 떨어졌다. 반면 임대료 등 주거 비용(8.4%)과 식품(7.9%), 서비스(6%) 등은 여전히 6∼8%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서민들의 고물가 부담이 여전하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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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 통신은 "물가가 식어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둔화세가 다시 정체될 가능성이 있어 당장 RBA의 금리 행보에 변수로 작용하긴 힘들 것"이라고 관측했다.
고용 시장이 여전히 탄탄한데다, 부동산 임대료가 상승하고 있어 추가적인 물가 압력도 존재한다. 회계법인 KPMG의 브랜던 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물가 지표가 시장 예상외로 더 크게 떨어진 것은 금리가 거의 정점에 도달했다는 증거"라면서도 "고용시장이 워낙 탄탄한 만큼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고 봤다.
코로나19 팬데믹 종식 이후 경기 부양을 위한 이민 정책으로 부동산 임대료가 상승하고 있는 것도 물가 둔화 전망에 부정적이다. 호주 금융투자회사 배런조이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조나단 맥메나믹은 "물가 상승을 유발하는 요인이 부동산에 집중돼 있어 목표치인 2~3%대로 복귀하는데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RBA는 8% 이상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지난해 5월부터 12차례의 인상을 통해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인 0.1%에서 4.1%까지 끌어올렸다. 지난 3~4월에는 2연속 금리를 동결했으나 물가가 유의미한 수준으로 둔화하지 않으면서 고물가 고착화의 우려가 커졌다. 이에 지난 5~6월 다시 금리 인상에 나섰다.
JP모건 호주법인의 톰 케네디 이코노미스트는 "(물가 상승의) 급박성은 줄었으나 너무 오랫동안 너무 높은 상태를 유지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아직 RBA가 할 일이 남아 있다"면서 "내달과 8월에 두 차례 더 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호주중앙은행은 내달 4일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한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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