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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맞이한 롯데 투타 최고 유망주… 롯데표 육성은 어찌될까, 희망적 요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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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한때 롯데는 전형적인 고비용 저효율의 구단이었다. 들어가는 돈은 많은데, 그만큼 성적이 잘 나지 않았다. 고액의 베테랑 선수들은 분명 잘 치고, 잘 던졌다. 하지만 그들의 뒤를 받칠 만한 어린 선수들의 성장이 더뎠다.

이 문제점을 명확하게 인식한 롯데는 2020년부터 기조를 바꾸기 시작했다. 어린 선수들에게 더 많은 신경을 썼다. ‘육성’이라는 단어가 롯데의 가장 큰 화두로 떠오르기 시작한 순간이었다. 성민규 단장의 부임 이후 신인드래프트 농사를 잘 하고, 어린 선수의 육성 스토리도 부쩍 많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손아섭(NC)과 이대호(은퇴)라는 핵심 선수들이 차례로 팀을 떠나자 이는 생존의 문제가 됐다.

1군 선수 하나를 육성하는 데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 KBO리그 수준이 발전한 지금은 예전보다 더 오랜 시간과 인내가 필요하다. 그런 롯데의 ‘육성 성패’를 바로미터처럼 보여줄 선수들이 바로 야수 쪽의 한동희(24), 투수 쪽에서는 김진욱(21)이었다. 모두 걸출한 재능을 가지고 있고, 구단의 미래로 클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 선수들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롯데도 공을 많이 들였다. ‘제2의 이대호’ 소리를 듣고 자란 한동희는 2018년 지명 후 곧바로 1군에 데뷔했다. 2018년 87경기를 시작으로 5년 차인 올해까지 586경기라는 적지 않은 출전 기회를 얻었다. 스스로 노력해서 잡은 결과이기도 하지만, 롯데의 전략적인 밀어주기도 극소수는 있었다고 봐야 한다. 성과는 있었다. 2020년과 2021년 연달아 17홈런씩을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첫 3할 타율(.307)을 점령했다.

‘꼴찌’라는 성적을 이를 악물고 인내한 결과 잡을 수 있었던 김진욱(2021년 2차 전체 1순위) 또한 데뷔 시즌인 2021년부터 꾸준히 경기에 나갔다. 1군에서 하다 경기력이 떨어지면 2군에 보내 체계적인 훈련을 하도록 했고, 2군에서 어느 정도 잡히면 1군 기회를 주는 등 역시 전략적으로 키웠다. 올 시즌 초반 좋은 활약을 선보이며 이 거대한 재능도 조금씩 빛을 발하는 듯했다.

사실 좋았을 때 모습에서 조금만 더 가면 정말 안정적인 1군 선수로 자리를 잡을 수 있었고, 거기서 더 가면 KBO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로 클 수 있었다. 롯데에서 그 고지까지 가장 가까운 20대 초반의 선수라는 점은 분명했다. 하지만 마지막 허들을 넘을 것이라고 기대한 그 순간, 두 선수 모두에게 위기가 찾아왔다. 한동희는 타격 성적이 작년만 못하고, 잘 나가던 김진욱은 뭔가의 벽에 다시 부딪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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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희는 19일 현재 시즌 47경기에서 타율 0.232, 2홈런에 머물고 있다. 출루율과 장타율의 합인 OPS는 0.601에 불과하다. 오히려 병살타만 9개를 치며 선수의 답답함이 쌓이고 있다. 통계전문사이트 ‘스탯티즈’의 집계에 따르면, 한동희의 조정득점생산력(wRC+)은 2020년 108.5, 2021년 119.0, 2022년 129.2로 계속 향상되고 있었다. 올해는 타율과 장타를 모두 거머쥘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는데 양쪽 모두 다 무너지며 wRC+가 68.4에 머물고 있다.

4월까지 10경기에 나가 단 한 점도 허용하지 않는 놀라운 피칭을 선보인 김진욱도 거짓말처럼 6월부터 기세가 무너지기 시작했다. 6월 3일 KIA전에서 0이닝 1실점, 4일 KIA전에서 0이닝 2실점, 6일 kt전에서 0이닝 2피안타를 기록했다.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한 것이다. 2군에서 조정을 거쳤으나 1군 복귀전이었던 17일 인천 SSG전에서도 0이닝 3실점으로 또 무너졌다. 6월 들어 네 경기에서 아웃카운트 하나도 잡지 못한 것이다.

이대로 흐름이 이어지면 두 선수 모두 스텝업 단계에서 주저앉게 된다. 일단 한동희와 김진욱이 육성 시스템에서 ‘졸업’을 해야 다음 선수들로 이어질 수 있는데, 두 선수의 좌절은 롯데 육성 시스템의 전체적인 좌절이 될 수도 있다. 다만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두 선수의 미래에 대해 여전히 긍정적으로 본다. 한동희는 올바른 방향성으로 나가고 있고, 김진욱도 17일 부진했으나 2S까지는 공격적인 피칭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숫자 데이터도 그렇게 나쁘지는 않다. KBO리그 9개 구단에 트래킹 데이터를 제공하는 ‘트랙맨’의 집계에 따르면, wRC+가 가장 높았던 지난해 한동희의 평균 타구 속도는 시속 143.1㎞ 수준이었다. 올해 평균 타구 속도는 142.7㎞로 지난해와 큰 차이가 없다.

지난해는 발사각이 들쭉날쭉했는데, 그래도 올해는 꾸준하게 공은 띄우고 있다. 지난해 평균 발사각은 3.7도였던 것에 비해, 올해는 10.6도까지 많이 올랐다. 그 결과 땅볼 비율이 줄어드는 양상이 보인다. 변화구를 조금 더 띄울 수 있다면 이상적인 수치를 만들어갈 수 있다. 서튼 감독의 말대로, 한동희는 올바른 방향을 향해 가고 있다. 결과를 내기까지 다소간 시간이 필요할 뿐일 수도 있다.

김진욱도 17일 경기에서 무너지기는 했지만 트랙맨 집계상 포심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147.1㎞까지 찍히는 등 공의 힘은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이는 2군행 직전 경기에인6월 kt전의 144.5㎞보다 훨씬 빨라진 것이다. 분명 2군에서 휴식 및 조정이 정상적으로 이뤄졌다는 하나의 증거가 될 수 있다. 빨리 찾아간다면, 다시 원 궤도로 올라갈 만한 기회와 시간은 많이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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