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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흔들리는 수입 곡물 시장

'공항 점거농성' 멕시코 농민들, 정부 강경대응 방침에 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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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물가격 보장" 40여시간 집단행동…항공기 57편 결항·노선변경

연합뉴스

농민 시위 여파로 혼잡한 쿨리아칸 공항
[시날로아농민연합 페이스북 동영상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하얀 옥수수를 포함한 곡물 적정가격 보장을 요구하며 공항 점거 농성에 나섰던 멕시코 농민들이 40여시간 만에 집단행동을 마무리했다

15일(현지시간) 엘우니베르살과 레포르마 등 멕시코 일간지에 따르면 시날로아주 농민 수백명은 13일 오후 2시께부터 쿨리아칸 공항 안팎에서 진행한 시위를 이날 오전 10시께 종료하고 해산키로 했다. 약 44시간 만이다.

발타사르 발데스 시날로아 농민연합회장은 "공항 이용자들의 불편을 고려해 농민들이 (공항을) 떠나기로 했다"며 "루벤 로차 시날로아 주지사와의 면담을 통해 합의점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13일 멕시코에서는 하얀 옥수수와 밀 등 가격 보장을 위해 정부의 개입을 요구하는 농민 시위가 곳곳에서 벌어졌다. 톤(t)당 곡물 가격을 하얀 옥수수 6천965페소(51만원 상당), 밀 8천페소(59만원 상당), 수수 6천500페소(48만원 상당)로 책정하라는 게 주요 요구 사항이다,

특히 시날로아에서는 성난 농심이 주요 도로에 농기계를 가져다 놓거나 쿨리아칸 공항 내부에 난입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총 57편의 항공기가 결항하거나 경로를 변경하는 등 혼란이 빚어졌다.

방위군과 경찰이 투입될 정도로 사태 해결이 녹록지 않던 와중에 로차 시날로아 주지사는 일부 대기업에 곡물 가격 하락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저와 함께 업체들에 항의하러 가자고 말하고 싶다"고 독려해, 논란을 부추기기도 했다.

완강해 보이는 듯한 농민들의 태도가 다소 누그러진 건 대통령의 강경 대응 방침이 알려지면서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저는 소규모로 농사짓는 분들을 항상 지지하지만, 우리 정부는 협박을 허용하지 않는다"며 '협상 불가'를 천명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는 시날로아 지역 시위대가 토착 농민이 아닌 대규모 생산 농가를 대변하고 있다며 "이런 도발에는 보통 보수파가 관여하고 있다"고 힐난하기도 했다.

시날로아 주 정부는 농민연합과의 대화와는 별도로 소규모 농작지에서 생산한 총 50만t의 옥수수를 이날부터 적정 가격에 매입할 방침이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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