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월 8.4% 상승 대비 오름세는 소폭 둔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장 보는 시민 |
(부에노스아이레스= 연합뉴스) 김선정 통신원 = 아르헨티나 국립통계청은 5월 월간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7.8%를 기록했다고 14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는 지난 달 기록한 8.4%에서 0.6% 포인트 소폭 하락한 수치로 아르헨티나 경제부는 8%를 넘지 않은 것에 안도하는 모습이다.
일부 민간 경제연구소는 5월 월간 물가상승률이 9%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했기 때문에 7.8%는 아르헨티나 정부에겐 희소식이다.
그러나 매월 신기록을 경신하면서 고공행진 하던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소폭 둔화했음에도 작년 동월 대비해선 114.2% 상승했으며, 올해 들어 5개월간 누적 물가상승률은 42.2%에 달한다.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인 부문은 주택, 수도, 가스, 전기(11.9%), 식당·호텔(9.3%), 보건(9.0%)이었다.
전기 및 가스 요금 그리고 민간 보험료 등 각종 요금 상승이 소비자 물가 상승 추세를 견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아르헨티나 전기·가스 요금은 한 달 새 30.8% 상승했으며, 의약품(10.1%), 민간 의료보험 및 담배(9.9%)도 큰 폭의 상승률을 보였다.
정부로서는 끊임없이 상승하던 식품·음료수 부문이 평균 물가상승률보다 낮은 5.8%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분위기다.
하지만 레데스마 컨설팅사의 가브리엘 카아마뇨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몇개월간의 물가상승률 통계자료는 우리가 겪고 있는 높은 인플레이션 과정이 다시 속도를 내고 있고 매월 7%의 상승률이 새로운 하한선인 것으로 보인다"며 "이렇게 높은 인플레이션의 경우, 월별 상승률이 큰 변동성을 보이는 게 특징인데, 지난 12개월간의 등락을 거듭하며 강화된 추세를 보면 인플레이션이 둔화하기보다는 가속화한다는 것을 볼 수 있다"고 현지 매체 암비토에 설명했다.
현지 경제전문가들은 6월 월간 물가상승률에 대해 5월보다 낮은 7∼7.5%를 예상했다. 그러나 이는 정부의 물가억제정책이 성공해서가 아닌 복합적인 요인에 의한 단기적인 현상이라는데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이 6월 초에 발표한 시장기대조사보고서(REM)에 따르면, 올해 아르헨티나 물가상승률은 148.9%로 예상된다.
시장기대조사보고서는 중앙은행이 경제연구소·컨설팅 회사와 13개 금융기관 이코노미스트의 예상치를 취합한 보고서로 매달 초 발표하는데, 이는 한 달 새 22.5%나 인상한 수치이며, 12개월 후 물가상승률이 연 171.1%에 달할 것이라는 것을 뜻한다.
sunniek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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