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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우완 투수 이영하(26)의 학교폭력 관련 내용을 2021년 초 인터넷 커뮤니티에 최초로 폭로한 증인 B씨의 말이다. B씨는 이영하의 선린인터넷고 1년 후배로 이번 재판의 피해자 A씨와는 동급생이었다. 2021년 2월 배구선수 쌍둥이 자매 이재영(27)-이다영(27)의 학교폭력 관련 이슈가 커지면서 프로스포츠계에 '학폭 미투' 바람이 불었는데, 이때 역풍을 맞은 게 이영하였다.
결론적으로 이영하는 학폭 미투의 피해자가 됐다. 서울서부지법 형사4단독 정금영 판사는 지난달 31일 특수 폭행, 강요, 공갈 등의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기소 된 이영하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영하는 2021년부터 학교폭력 선수 프레임이 씌워지면서 지금까지 3년 가까이 야구팬들에게 뭇매를 맞았고, 지난해 9월부터는 법정 싸움을 시작하면서 9개월 동안 정식 선수 등록을 하지 못했다. 무죄 선고로 억울함을 풀긴 했으나 프로 선수로서 전성기인 나이에 잃어버린 시간을 보상받을 길은 없다.
자연히 피해자 A씨가 왜 법정 싸움까지 하면서 이영하를 학교폭력 가해자로 낙인찍었는지 이유가 궁금할 수밖에 없다. A씨는 지난해 12월 열린 2차 공판에 증인으로 참석해 "처음 이영하와 김대현에게 당한 폭력을 폭로한 건 내가 아닌 나의 1년 후배(B씨)였다. 다른 후배들이 내게 전화를 해서 '형이 쓴 게 맞냐'고 해서 처음 알았다. 그 후배가 '내가 군인 신분이라 크게 퍼트리지 못한다. 형이 제일 많이 당했으니 나 대신 해주면 안 되겠냐'고 했고, 나는 다들 아는 사실이니 당당하다고 생각해 실명을 공개하고 글을 쓰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소 사실 증명 과정에서 허점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A씨는 2015년 8월 19일 이영하가 전기파리채에 강제로 손가락을 넣는 특수폭행을 했다고 주장했지만, 이영하는 2015년 8월 17일부터 청소년대표로 소집돼 같은 공간에 있을 수 없었다. 당시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참가를 위해 일본 오사카로 출국한 객관적 기록도 남아 있어 증명이 어렵지 않았다. A씨가 2015년 8월 21일 열린 협회장기 고교야구대회 참가를 위해 이영하와 함께 부산에 내려갔다는 주장도 거짓이라는 객관적 증거도 확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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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A씨와 B씨는 왜 이길 수 없는 싸움을 시작한 것일까. 이영하는 팀 에이스이자 투수조 조장이었고, A씨와 B씨는 상대적으로 출전 기회가 적었던 선수들이다. 자연히 선수 기용 권한이 있는 감독과 코치진을 향한 불만이 있을 수밖에 없고, 그 불만이 쌓이고 쌓여 지금 터진 것 같다는 게 이영하 측 변호인인 김선웅 변호사의 추측이다. 김 변호사는 증인 신문 과정에서 코치진의 차별과 관련해 질문을 던졌고, A씨는 관련 내용을 답변하다 울분을 토하기도 했다.
이영하가 투수조 조장으로서 집합을 시킨 사실은 있었다. 이영하는 "집합은 시킨 적이 있다. 아무래도 그때 투수 조장을 맡고 있었고, 코치님과 감독님이 바라는 요구 사항이 있어서 그런 것들을 전달했다. 집합이라 하면 혼나는 분위기의 어휘가 맞긴 한데, 무조건 혼내려고 집합하는 것은 아니다. 전달 사항이 있을 때 방으로 불렀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A씨가 주장한 폭행은 없었다는 게 이영하의 설명이다.
김 변호사는 법정 싸움까지 가지 않을 수 있었는데도 피해자의 말만 맹신해 가해자 조사는 소홀히 했던 스포츠윤리센터에 아쉬운 마음을 표현했다. 스포츠윤리센터가 용산경찰서에 수사를 의뢰하고, 검찰 송치가 결정돼 불구속기소 되는 과정에서 이영하는 제대로 조사를 받지도 못했다. 공소시효가 얼마 남지 않은 사건이라 서두른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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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지도 않을 생각이다. 이영하는 "피해자라고 하는 친구가 자기만의 고충이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나도 조장으로서 그런 것들을 케어하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 있다. 그때는 후배였고, 지금은 이렇게 됐지만, 좋은 동생이었기에 그럴 생각은 없다"고 했다.
이제 제자리로 돌아오는 일만 남았다. 두산은 이영하를 미계약 보류선수로 남겨둔 채 재판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다. 두산은 이영하가 1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자마자 연봉 1억2000만원 계약을 마무리했다. 이영하는 1일부터 정식선수로 등록돼 1군과 2군 경기에 모두 나설 수 있다. 일단 2군 경기를 뛰고 1군 합류 시점을 정할 예정이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야구에만 집중해서 팀과 학생들에게 모범이 됐으면 한다. 무죄 여부를 떠나 구설수 오른 것만으로도 바람직한 일은 아니다. 불펜 등판 정도 하고 있다고 들었다. 퓨처스 등판 내용에 따라 1군 기회도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구위가 괜찮다면 올리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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