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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소보는 세르비아의 심장"...테니스 스타 조코비치 정치적 메시지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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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프랑스오픈 1회전을 통과한 뒤 정치적 메시지를 남긴 조코비치.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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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 메이저 대회 프랑스오픈에 출전한 수퍼스타 노박 조코비치(세계랭킹 3위·세르비아)가 첫 경기에서 승리한 뒤 정치적 메시지를 남겨 논란에 일고 있다.

조코비치는 2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스타드 롤랑가로스에서 열린 2023 프랑스오픈 남자 단식 1회전에서 플라비오 코볼리(세계 159위·이탈리아)를 3-0(6-0 6-2 7-5)으로 꺾었다. 승리를 확정한 조코비치는 관례대로 중계 카메라 렌즈에 사인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조코비치는 세르비아어로 "코소보는 세르비아의 심장"이라며 "폭력을 멈춰주세요"라고 적었다.

지난달 코소보 북부에서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알바니아계 시장이 당선된 이후 이 지역에서 벌어진 폭력 사태를 가리킨 글이었다. 이를 두고 프랑스오픈조직위원회는 조코비치가 쓴 글에 대해 현재까진 특별한 조처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팬들은 세르비아와 코소보의 긴장이 격화하는 가운데 정치적 메시지를 작성한 조코비치에게 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코소보 인구 180만 명은 92%의 알바니아계와 6%의 세르비아계로 이뤄졌다. 세르비아계 대부분은 세르비아와 인접한 코소보 북부 지역에 거주하며 실질적인 자치권을 행사하고 있다. 이곳에서 지난 4월 코소보 정부 주도로 지방선거가 실시되자 세르비아계 주민들은 투표를 거부했다. 그 결과 투표율은 불과 3.5%였다. 알바니아계가 시장직을 차지했다. 세르비아계 주민들은 이를 인정할 수 없다며 시장 출근 저지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평화유지군 병력이 세르비아계 시위대와 충돌했다. 수십 명이 다쳤다.

코소보는 2008년 세르비아로부터 독립을 선언했다. 하지만 세르비아는 분리 독립을 인정하지 않으며 코소보를 여전히 자국의 영토로 간주하고 있다. 과거에도 조코비치는 코소보를 독립 국가로 인정하는 것에 반대한 적이 있다. 조코비치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일을 한 것이다. 공인으로서 지지를 표명할 책임이 있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소보에서 태어난 사람의 아들로서 우리 국민과 세르비아 전체를 지지해야 할 필요성을 느낀다. 코소보와 세르비아 국민에게 어떤 미래가 펼쳐질지 모르지만, 이런 상황에서는 지지를 보여주고 단합된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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