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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돼지고기 싸지나...정부 "물가안정위해 관세 0%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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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한덕수 국무총리가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청사에서 국무회의를 하고 있다. 2023.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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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물가안정을 위해 다음달부터 수입 돼지고기와 고등어, 설탕 등 8개 농·축·수산물의 관세율을 0%로 조정하는 등 대폭 낮춘다. 정부는 이를 통해 473억원의 지원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기획재정부는 30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높은 먹거리 물가에 따른 가계부담 완화 등을 위해 8개 농·축·수산물 관세율을 6월 초부터 대폭 인하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주요 대상은 대중적 먹거리인 돼지고기와 고등어를 비롯해 식품 재료로 널리 사용되는 설탕·원당(설탕 원료), 소주의 주 원료인 조주정 등이다. 지난달 품콕별 소비자물가(지난해 4월 대비)는 돼지고기 4.2%, 고등어 13.5%, 설탕 12.9% 등 상승했고 외식물가는 7.4% 올랐다.

특히 돼지고기 소비자물가(전년동월대비)는 올해 1월 1.9%, 2월 -0.8%, 3월 2.4%, 4월 4.2% 등으로 점차 상승중이다. 돼지고기는 최근 야외활동과 외식 증가로 수요가 늘어난 반면 유럽산 수입단가 상승 등으로 공급이 줄면서 5월 삼겹살 가격은 평년 대비 약 17%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으로부터의 돼지고기 수입은 차츰 정상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단기 수급불안 완화와 소비자 가격 안정화를 위해 최대 4만5000톤까지 0%의 할당관세를 적용할 예정이다. 다만 수입량 급증에 따른 가격 하락 등 국내 양돈농가의 피해를 막기 위해 시장 수급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할당관세 적용 물량을 조절해 나갈 방침이다.

고등어는 올해 공급량 부족 등으로 가격이 평년보다 크게 상승함에 따라 두 차례에 걸쳐 기본세율 10% 대신 0%의 할당관세를 이미 적용한 바 있다. 하지만 주요 수입처인 노르웨이의 작년 어획량이 크게 감소해 수입량이 할당관세 적용 물량에 미달하면서 국내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고등어의 소비자물가(전년동월대비)는 올해 1월 12.8%, 2월 13.5%, 3월 14.0%, 4월 13.5% 등으로 크게 오르고 있다.

최근 수입업계에 따르면 노르웨이산 수입이 일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할당관세 적용 대상을 자반·필레 등에 사용되는 특대형(600g 이상)으로까지 확대한다면 단기적인 공급부족은 완화될 것으로 보여 고등어에 대한 할당관세를 다시 추진하기로 했다. 하지만 국내 고등어 조업 어가의 피해 최소화 및 조업 성수기 등을 고려해 할당관세 적용 물량은 1만톤, 기한은 8월 말까지로 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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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 설탕은 작년 말부터 오르기 시작한 국제 설탕가격을 고려해 기본 관세율 30% 대신 5%의 할당관세를 적용하고 있다. 다만 사탕수수 등의 주요 생산국인 인도·태국의 기후악화 등에 따른 생산 감소로 최근 설탕 국제가격이 더욱 오르며 국내 설탕가격 인상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를 고려해 설탕 할당관세율을 0%까지 추가 인하하고 기본관세율이 3%인 원당도 0%의 할당관세를 적용해 하반기 주요 생산국인 브라질 등 FTA 비체결국으로부터의 수입을 확대함으로써 국내 설탕가격 인상 부담을 최대한 완화할 계획이다.

조주정(소주 등 원료)은 국제가격 상승에 따른 주류가격 인상 압력을 완화하기 위해 기본관세율이 10%인 조주정에 대해 6월말까지 0%의 할당관세를 적용 중이다. 하지만 최근 설탕의 국제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사탕수수가 설탕 제조에 많이 투입되면서 사탕수수 등을 원료로 제조하는 조주정의 국제 가격이 더욱 높아진 상황이다. 이에 조주정에 대한 할당관세 0% 적용을 하반기까지 연장해 소주 가격 인상 압력을 완화함으로써 서민 생활물가 부담을 줄이고 기대물가 안정을 유도할 방침이다.

이외에도 옥수수·팜(Palm) 등에서 기름·바이오에탄올을 추출한 부산물인 주정박과 팜박은 평년에 비해 국제 가격이 높은 수준이라 사료가격 안정화를 위해 원가부담을 낮출 필요가 있다. 기본관세율 2% 대신 0%의 할당관세를 적용해 사료가격 안정과 축산농가의 생산비 부담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생강은 소비자 가격이 이미 크게 올랐고 여름에도 높은 가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낮은 세율(시장접근물량 범위내에서 20%, 그 밖에는 377.3%)이 적용되는 시장접근물량을 1500톤 증량(식용 생강)해 수급불안을 해소하고 신속한 가격안정을 유도할 계획이다.

이들 품목은 단기적인 공급량 부족 혹은 국제 가격의 인상에 따라 국내가격이 인상된 품목들이다. 이번 조치를 통해 서민들의 먹거리 물가부담이 상당 부분 완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배합사료 생산에 사용되고 있는 주정박·팜박의 공급가격 인하를 통해 축산농가와사료업계도 도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재부 관계자는 "정부는 할당관세 규정 및 시장접근물량 규칙 개정에 따른 수입물량 배정 등 필요한 조치를 차질없이 준비해 조속한 시일내에 정책효과가 나타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진우 기자 econph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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