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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투였나, 대안이 없었나…볼질에도 요지부동, 학폭 용서받자 또 다른 고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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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OSEN=잠실, 지형준 기자]6회초 무사 1루에서 두산 김유성이 강판당하고 있다. 2023.05.04 /jpnews@osen.co.kr


[OSEN=잠실, 이후광 기자] 2-3으로 근소하게 뒤진 5회 위기 상황을 꼭 김유성에게 맡겼어야 했을까. 신인에게는 너무도 가혹했던 홈 데뷔전이었다.

지난 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한화 이글스의 시즌 6번째 맞대결.

두산은 골타박상을 털고 KBO리그 데뷔전에 나선 선발 딜런 파일이 4이닝 5피안타(2피홈런) 2볼넷 5실점으로 조기에 무너졌다. 3회까지 빠른 템포를 바탕으로 1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지만 4회 노시환과 김인환에게 각각 솔로홈런과 2점홈런을 맞았고, 2-3으로 뒤진 5회에도 선두 노수광을 우전안타, 후속 정은원을 볼넷 출루시키며 무사 1, 2루 위기에 처했다.

5회를 승부처라 판단한 두산 벤치는 89개를 던진 딜런을 강판하는 결단을 내렸다. 2-3 근소한 열세에서 추가점을 주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로 풀이됐다. 그런데 무사 1, 2루서 등장한 투수는 다름 아닌 4월 28일 인천 SSG전에서 데뷔전을 가진 신인 김유성이었다. 물론 당시 1군서 통하는 구위를 뽐내며 1이닝 무실점으로 눈도장을 찍었지만 5회 위기서 1군 1경기가 전부인 신인을 올리는 건 다소 모험으로 여겨졌다.

김유성은 압박감을 극복하지 못했다. 마치 몸이 덜 풀린 투수를 보는 것 같았다. 그 정도로 제구 난조가 심각했다. 등판과 함께 폭투에 이어 노시환을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내며 무사 만루에 처했고, 4번타자 채은성을 만나 뼈아픈 좌월 만루홈런을 허용했다. 초구 볼 이후 2구째 던진 146km 몸쪽 직구가 좌측 담장 너머로 향했다. 데뷔 첫 실점이었다.

김유성은 좀처럼 안정을 찾지 못했다. 후속 김인환과 최재훈을 연달아 볼넷으로 내보냈고, 문현빈의 2루수 땅볼에 이어 오선진에게 또 볼넷을 허용하며 1사 만루에 처했다. 그럼에도 두산 벤치는 요지부동이었다. 신인이 6타자를 상대하면서 4볼넷 1홈런을 허용했는데 어떤 교체의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 흔들린 김유성은 결국 장진혁의 1타점 적시타, 노수광의 희생플라이로 추가 2실점하며 한화에 완전히 승기를 내줬다.

김유성은 6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격차가 7점으로 벌어졌지만 영점은 여전히 잡히지 않았다. 선두 노시환에게 솔로홈런을 맞은 뒤 채은성을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내며 계속해서 흔들렸다. 김유성은 2-10으로 뒤진 6회 무사 1루서 김명신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홈 데뷔전을 씁쓸하게 마쳤다.

두산은 이후 베테랑 김명신을 마운드에 올려 위기를 수습하고 7회부터 9회까지 3이닝 연속 무실점했지만 이미 상대애게 10점을 내준 뒤였다. 차라리 김유성 등판 타이밍에 제구가 안정적이고 경험이 많은 김명신을 투입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꼭 5회 위기 때가 아니더라도 김유성이 잇따른 볼넷으로 흔들릴 때 김명신 카드로 실점을 억제했다면 후반부 다른 양상이 펼쳐질 수도 있었다.

두산은 결국 한화에 3-10으로 대패하며 2연패 수렁에 빠졌다. 조금은 납득이 불가한 마운드 운영으로 시즌 13승 1무 13패가 되며 5할 승률이 위태로워졌다.

/backligh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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