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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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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마네킹에 ‘락다운’ 치욕…챔프전 2차전 앞둔 변준형, 마음껏 화내야 한다 [KBL 파이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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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조용했던 변준형, 그가 화를 내야 팀이 이길 수 있다.

안양 KGC는 27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서울 SK와 2022-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2차전을 치른다. 이미 1차전에서 69-77로 완패, 72%(18/25)의 우승 확률을 내준 그들이다. 안방에서 전패하는 수모를 피하려면 2차전 승리가 절실하다.

1차전을 돌아보자. ‘라이언 킹’ 오세근(21점 16리바운드 1어시스트 1블록슛)이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그는 최부경을 압도했고 전체적으로 침체한 KGC의 공격 활로를 뚫은 유일한 선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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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조용했던 변준형, 그가 화를 내야 팀이 이길 수 있다. 사진=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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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선수들의 지원 사격은 없었다. 24점 11리바운드를 기록한 오마리 스펠맨은 수비에서 큰 문제를 보이며 플러스가 아닌 마이너스가 됐다. SK만 만나면 강했던 렌즈 아반도는 4점, 3점슛 5개를 시도해 단 1개만 성공한 문성곤의 부진도 아쉬웠다.

가장 큰 아쉬움은 변준형이 코트 위에서 지워졌다는 것이다. 그는 11점 2리바운드 4어시스트 3스틸을 기록, 겉으로는 큰 문제가 없는 스탯을 챙겼지만 경기 내내 오재현과 최성원의 그림자 수비에 막히며 정규리그와 4강에서의 퍼포먼스를 1%도 보이지 못했다. 3쿼터 행운의 3점슛마저 없었다면 두 자릿수 득점도 없었다.

변준형은 오재현과 최성원의 철저한 수비에 길을 찾지 못했다. 전반까지만 하더라도 오세근의 스크린을 적극 활용, 2대2 게임을 펼치며 활로를 찾은 듯했다. 그러나 후반 들어 본인의 공격을 가져가야 할 타이밍에도 타이트한 수비에 막혀 패스조차 간신히 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만큼 SK ‘마네킹’들의 수비가 대단했고 변준형은 극복하지 못했다.

김상식 KGC 감독 부임 이후 변준형의 플레이 스타일은 많이 달라졌다. 본인이 직접 마무리하는 것을 즐겼던 그였으나 이제는 동료들을 확실히 살려줄 수 있는 진정한 포인트가드가 됐다. 그러면서도 득점에 집중해야 할 때를 정확히 파악했다. 뛰어난 동료들을 살려주고 본인의 득점까지 챙기는 결점 없는 선수가 된 것이다. KGC의 와이어 투 와이어 1위에 변준형이 큰 지분을 가지고 있는 이유다.

그러나 전과 달리 본인이 불붙는 때가 뒤로 많이 밀렸다는 건 마이너스였다. 지난 고양 캐롯과의 4강에서도 2차전까지 소극적이었던 변준형은 3차전부터 직접 해결하는 모습을 보이며 결국 시리즈 리드와 함께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이끌었다. 동료를 살려주는 것보다 본인이 직접 해결하려고 했을 때 효율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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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준형이 KGC를 승리로 이끌기 위해선 마음껏 화를 내야 한다. 이미 지난 경기에서 당한 아픔만으로도 화를 낼 이유는 충분히 생겼다. 2차전에서도 침착함을 유지한다면 또 한 번 오재현과 최성원에게 당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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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변준형은 캐롯과의 4강 시리즈에서 마치 화가 난 듯한 모습으로 경기에 임했다. 경기가 잘 풀리지 않은 것에 대한 감정을 코트 위에 드러낸 것일까. 결과적으로 거칠어진 변준형은 캐롯의 타이트한 앞선 수비를 무너뜨리고 승리를 이끌었다.

변준형은 이에 대해 “화가 나야 경기가 잘 되는 것 같더라(웃음). 스스로 화를 많이 내려고 했다. 모든 것에 화를 내며 경기를 했는데 뭔가 잘 풀렸다. 집중력을 키우는 하나의 방법이라고도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SK와의 1차전에서 변준형은 전혀 화를 내지 않았다. 오재현과 최성원의 수비를 스스로 뚫지 않고 이성적인 판단만 내릴 뿐이었다. 경기가 잘 풀리지 않은 이유였다. 그는 화를 내야 하는 상황에서도 너무 침착했다. 때로는 침착한 플레이가 꼭 좋은 것만은 아니다.

변준형이 KGC를 승리로 이끌기 위해선 마음껏 화를 내야 한다. 이미 지난 경기에서 당한 아픔만으로도 화를 낼 이유는 충분히 생겼다. 2차전에서도 침착함을 유지한다면 또 한 번 오재현과 최성원에게 당할 수밖에 없다.

KGC는 안방에서 치르는 1, 2차전을 모두 내줄 경우 잠실에서 열리는 3, 4, 5차전이 모두 부담될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2차전 승리가 절실하다. 오세근은 최고의 퍼포먼스를 자랑했다. 그에게 더 많은 걸 바라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변준형이 해줄 차례가 됐다. 그가 왜 MVP 후보까지 올라설 수 있었는지 증명할 때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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