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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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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 만에 번복’ 협회, 징계 축구인 사면 철회... “잘못된 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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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회, 지난 28일 징계 축구인 100명 사면 결정

논란 커지자 31일 임시 이사회 개최해 입장 철회

협회, "사회적 공감 얻지 못한 잘못된 판단"

이데일리

대한축구협회가 31일 축구회관에서 징계 축구인 사면 건에 대해 재심의를 진행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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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대한축구협회가 논란을 빚은 징계 축구인 100명에 대한 사면 결정을 철회했다.

협회는 31일 오후 4시 축구회관에서 임시 이사회를 개최했다. 지난 2차 이사회에서 결정했던 징계 사면권 재심의를 위해서였다. 이날 임시 이사회에는 재적 이사 29명 중 27명이 참석했다.

앞서 협회는 28일 2차 이사회 후 징계 중인 축구인 100명 사면을 발표했다. 2011년 프로축구 승부 조작에 연루됐던 48명을 포함해 각종 비위 행위를 저지른 전현직 선수, 지도자, 심판, 단체 임원 등이었다.

협회는 “지난해 달성한 월드컵 10회 연속 진출과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을 자축하고, 축구계의 화합과 새 출발을 위해 사면을 건의한 일선 현장의 의견을 반영했다”며 “오랜 기간 자숙하며 충분히 반성했다고 판단되는 축구인들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부여하는 취지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면이 승부조작에 대한 협회의 기본 입장이 달라진 것으로 오해하지 않도록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국내 모든 경기에서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예방과 감독을 철저히 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우루과이전 시작 한 시간여를 앞두고 벌어진 기습 사면은 많은 논란을 낳았다. 월드컵의 성과가 비위 행위자의 사면으로 이어지는지 이해하기 어려웠다. 또 승부 조작이라는 타이틀만 내세웠을 뿐 사면 대상자 명단을 공개하지도 않았다.

언론, 팬들의 반발이 거세자 협회도 물러섰다. 임시 이사회를 열어 징계 사면 건 재심의에 들어갔다. 이날 이사회는 사전에 공지된 대로 개회 후 초반 3분만 공개됐다.

협회 정몽규 회장은 “송구스럽게도 사흘 만에 다시 뵙게 됐다”며 “어제 급히 연락드려 무척 죄송스럽고 바쁜 시간 내주셔서 대단히 감사하다”고 입을 뗐다. 이어 “지난 28일 이사회가 결의한 축구인 징계 사면에 대해 많은 우려와 비판이 있었다”며 “나름대로 준비했다고 했지만 여러 가지로 부족한 점이 많았던 거 같다”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그날 의사회에게 의결됐던 징계 사면에 대해서 다시 한번 심도 있게 논의하고 이사 여러분의 고견을 듣기 위해 다시 열리게 됐다”며 “마음이 많이 무거우시겠지만 우리 축구 발전을 위한 진통으로 여기고 좋은 결정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말했다.

결국 협회는 약 50분간 비공개로 진행된 이사회에서 사흘 전 결정했던 징계 사면 건을 철회했다. 협회 이사회는 “승부조작과 같은 중대 범죄 행위에 대한 징계를 다룰 때는 더 깊이 고민하고 각계의 의견을 충분히 들어야 했는데, 생각이 짧았으며 경각심도 부족했다”며 “잘못된 결정으로 축구인, 팬들에게 큰 혼란을 주고 심려를 끼쳐 대단히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오랜 기간 징계로 그에 상응한 죗값을 어느 정도 치렀다고 생각해 사면을 의결했지만, 이는 사회적 공감을 얻지 못하는 잘못된 판단이었다”고 말했다.

이사회는 “앞으로도 승부조작이나 폭력, 불법 금품수수 등 위법 행위는 절대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를 위해 예방 장치를 강화하고 교육에도 더 힘쓰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사면 결정 이후 협회를 향한 따가운 비판과 질책을 겸손하게 수용하고 분발의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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