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가 사랑받고 있는 시점에서 왜 사면 문제를 꺼냈는지 이해 안 가”
31일 이천수 유튜브채널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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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인 이천수가 이번 대한축구협회의 승부조작 100인을 사면한 것에 대해 “팬들을 떠나가게 하고 있다”는 소신발언을 했다.
31일 이천수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협회가 꼼수를 부리고 있는 것이고 이것은 이상하다”며 이같이 짚었다.
이천수는 “현역 축구선수들이 힘든 월드컵을 거쳐 국민들로 하여금 다시 축구장으로 오게끔 만들었는데 왜 이렇게 좋은 상황에서 협회가 이렇게 하는 건 바보같은 처사같다”고 협회의 결정을 질타했다.
그는 “나도 오랜만에 운동장에 갔는데 마음이 꽉 차고 희열을 느끼고 너무 좋은데 왜 이런 이슈에”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천수는 “축구가 너무나 국민들의 사랑을 받고 좋은 방향으로 가는 이 시점, 이 상황에서 사면 문제를 꺼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라며 나아가 “왜 그런 문제를 아무에게도 상의하지 않고 본인들끼리 결정해서 발표했는지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질타했다.
그는 “나는 축구인이고 축구인에게 딱 하나 필요한 것은 팬인데 현재 그런 팬들이 축구를 버리려고 한다”며 “단 1명의 축구팬도 버리게 해서는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협회의 잘못된 선택으로 축구 선배들이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운동하는 현역선수들을 더 어렵게끔 만든다”고 일갈했다.
이천수는 이같은 소신발언을 한 배경에 대해 “나도 가정이 있고 신경이 쓰이지 않을 수 없다”면서도 “우리 현역 축구선수들은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 되면 축구의 인기는 더 밑으로 떨어진다”라며 “힘들게 올라갔지만 떨어지는 것은 쉽다”라고 내다봤다. 이어 ”팬없이 어떻게 인기가 올라가나”라며 “팬들이 이해를 하지 못 하는데”라고 덧붙였다.
또한 “나도 좀 부끄럽고 임시 의사회에서 잘 선택하기를 바랄뿐”이라고 글을 맺었다.
이에 누리꾼들은 “본인의 축구계 위치 생각해봤을 때 이같은 발언은 쉬운 결정이 아닌데 지금이라도 의견 표명한게 큰 용기인 것 같다”, “사면 조치된 사람중에 선후배 동료들도 있었을 텐데 쉽지 않은 소신 발언 감사드린다”는 댓글을 달았다.
앞서 지난 28일 대한축구협회는 과거 2011년 승부조작에 연루됐던 축구인 100명을 사면하기로 결정했다. 사면 명단에는 최성국, 권집, 염동균 등이 사면 명단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는 “지난해 달성한 월드컵 본선 10회 연속 진출 성과와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을 자축하고 축구계 화합·새 출발을 위해 사면을 건의한 일선 현장의 의견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이어 “오랜 기간 자숙하며 충분히 반성했다 판단되는 축구인들에게 다시 기회를 부여하는 취지도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팬들의 민심은 들끓으며 거센 반발 의사를 보이고 있다. 축구 국가대표팀 서포터스 ‘붉은악마’는 전날 SNS를 통해 “승부조작은 한국 축구의 근간을 흔들었던 최악의 사건이다. 축구협회의 사면안에 강력하게 반대하고 전면 철회를 요구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축구협회는 이날 사면에 대해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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