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대표팀, 콜롬비아와 2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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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후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 대한민국과 콜롬비아의 경기 후반전. 한국 수비수 김영권(오른쪽에서 둘째)과 콜롬비아 하파엘 산토스 보레가 코너킥 상황에서 공중 볼 다툼을 하고 있다. 김민재(맨 오른쪽)가 함께 경합을 벌였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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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전 부담 탓이었을까.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축구대표팀 신임 감독은 경기 내내 팔짱을 끼고 안절부절못했다. 손흥민이 전반 2골을 넣자 그제야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두 팔을 들어 올리며 환호했다. 그러나 이내 후반 들어서며 2골을 내주자 표정이 굳어지고 화난 얼굴로 코치진에게 커다랗게 손짓했다. 무승부로 경기가 끝나고 나서야 표정이 풀렸고 선수들 어깨를 다독이며 격려했다. 선수 시절 전설적인 공격수에 감독 경력만 20년째인 산전수전 겪은 베테랑임에도 항상 첫 순간은 긴장되는 모양이었다.
한국 축가 국가대표팀이 24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콜롬비아와 평가전에서 2대2로 비겼다. FIFA(국제축구연맹) 랭킹 17위 콜롬비아는 남미의 강호. 한국은 25위다. 전반 2골을 넣으며 기분 좋게 낙승하는 듯했으나, 후반 시작하자마자 내리 2골을 허용했다. 더 이상 양팀 모두 추가 골을 넣지 못하며 무승부로 마무리됐다.
믿는 구석은 역시 주장 손흥민이었다. 손흥민을 공격진에 자유롭게 풀어놓자 그 능력을 충분히 발휘했다. 전반 10분 콜롬비아 골키퍼가 골대 앞쪽으로 멀리 나오자 손흥민은 공을 잡고 왼발로 감아찼다. 공은 아름다운 궤적을 그리며 골대 왼쪽으로 꽂혔다. 전반 끝나기 전 추가시간 1분엔 패널티 박스에서 다섯 걸음 정도 뒤에서 직접 얻어낸 프리킥을 오른발로 감아차 왼쪽 골문으로 정확히 넣었다. 본인 A매치 통산 5번째 프리킥 골이었다. 프리킥 골만 따지면 한국 국가대표 통산 1위다. 바로 전까진 하석주 아주대 감독(4골)과 공동 1위였다. 손흥민은 경기 내내 공간을 침투하는 패스를 번뜩이며 콜롬비아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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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스만 감독이 24일 콜롬비아와의 평가전에서 코치진과 함께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울산=최문영 스포츠조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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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대표팀 선수들은 클린스만 감독이 “화끈한 공격 축구를 보여주겠다”고 장담했던 대로 적극적으로 골문을 노렸다. 벤투 전 감독 체제에서는 동료와 옆으로 공을 주고받으며 호시탐탐 빈틈을 노렸던 반면, 이날은 전진 패스를 멀리 보내고 줄기차게 슈팅을 시도했다.
수비에서도 공격적인 모습을 잃지 않았다. 상대가 공을 잡으면 한국 선수 3~4명이 주위에서 에워쌌다. 당황한 콜롬비아 선수들은 공을 멀리 걷어냈다. 손흥민 선제골도 이런 강한 압박에서 흘러나온 공이 골로 연결된 것이었다. 후반에 이강인과 오현규를 교체로 투입하며 압박 강도를 유지했지만, 추가 골은 나오지 않았다. 이탈리아 프로축구리그 나폴리에서 연일 활약을 펼치고 있는 중앙 수비수 김민재의 위세는 여전했다. 멀리서 날아오는 공을 머리로 쳐냈고, 콜롬비아 공격수들 쇄도를 몸싸움으로 무력화했다.
다만 왼쪽 이기제, 오른쪽 김문환이 맡았던 측면 수비는 아쉬웠다. 세계적인 미드필더 콜롬비아 하메스 로드리게스는 김민재를 피해 측면에 공을 뿌렸다. 한국 수비는 남미 특유 리듬감 있는 드리블에 돌파를 수차례 허용하기도 했다. 후반을 시작하자마자 허용한 두 골 전부 왼쪽 돌파를 내주고, 중앙으로 향하는 패스를 막지 못한 끝에 나왔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던 2018년부터 한국 측면 수비는 지속적으로 약점으로 꼽혀왔다. 결국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 때까지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고, 대회 내내 측면 돌파로 허용한 골이 많았다. 클린스만 감독에게 주어진 첫 번째 숙제로 꼽힌다. 우루과이와 두 번째 평가전은 오는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우루과이는 이날 도쿄에서 열린 일본과 친선경기에서 1대1로 비겼다.
/울산=이영빈 기자
[이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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